사회

"걸음걸이가 이상한데?"…뇌출혈 전조증상 눈치챈 경찰관의 '눈썰미'

2023.08.11 오후 04:30
경찰청
뛰어난 눈썰미로 뇌출혈 전조증상을 눈치채 소중한 생명을 구한 경찰관의 사연이 전해졌다.

9일 경찰청 공식 유튜브에는 '걸음걸이가 이상한 어르신, 이거 혹시!?'라는 제목의 영상이 올라왔다.

지난 5월 28일 60대 남성 A씨는 경기도 파주의 한 도로에서 역주행 교통사고를 낸 뒤 탄현파출소로 인계돼 추가 조사를 받고 있었다. 현장에서 진행한 음주 측정 결과 음주 운전은 아니었다.

경찰은 A씨 말투가 어눌하고, 차 안에서 약이 다수 발견된 점 등을 고려해 마약 투약 정황을 의심했다. 그러나 발견된 약은 혈압약이었으며, 마약 검사 역시 미검출 반응을 보였다. 이에 경찰은 남성을 우선 귀가 조치하기로 했다.

그런데 A씨의 뒷모습을 지켜보던 베테랑 형사 출신 이봉준 경위는 그의 걸음걸이가 이상하다는 점을 알아챘다. 이 경위가 "한번 걸어보라"고 하자, A씨는 옆 책상을 잡은 채로 똑바로 걷지 못하며 절뚝였다. 이 경위는 곧장 119에 신고했고, 출동한 구급 대원들에게 A씨의 증상을 설명했다.

이 경위는 "형사 시절 국과수 부검을 갔을 때 뇌출혈 증상이 있으면 뇌에 피가 고이기 때문에 눈이 앞으로 튀어나오는 현상이 나타난다는 얘기를 들었다"며 "어르신 눈이 조금 나와 있는 게 느껴졌고 똑바로 걸어보라고 하니까 몸이 한쪽으로 쏠리는 현상이 나타났다. 그래서 119에 신고했다"고 설명했다.

병원으로 후송된 A씨는 뇌출혈 판정을 받았으며, 당시 말초 혈관에 피가 고여 위급한 상황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다행히 조기에 발견해 입원 치료 후 지금은 건강을 되찾은 상태다. 이 경위는 "의사가 경찰관이 사람을 살렸다고 했다"며 "(어르신과 가족분들에게) 감사하다는 말씀도 들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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