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뉴스라이더] 10대 '마라탕후루' 열풍...자극적 '맵단 맛' 건강 괜찮나?

2023.09.19 오전 09:25
■ 진행 : 안보라 앵커
■ 화상중계 : 허양임 분당차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인용 시 [YTN 뉴스라이더] 명시해주시기 바랍니다.

[앵커]
저도 먹어봤습니다. 맵고 달고 짠 음식.우주의 기운을 느꼈지만참 자극적입니다. 자극적인 게 건강에 좋을 리 없습니다. 그런데 최근 10대들 사이에서마라탕후루,그러니까 맵고 짠 마라탕 먹고달콤한 탕후루로 입가심하는 게유행이라고 합니다. 마라탕후루라는 용어까지 나올 정도니까요. 청소년들의 건강을 위협할 수도 있다는데전문가에게 직접 들어보겠습니다. 허양임 분당차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연결돼있습니다. 교수님 나와 계시죠?

[허양임]
안녕하세요. 분당차병원 허양임입니다.

[앵커]
저도 탕후루를 어제 먹어봤습니다. 거리마다 탕후루 참 많이 보이는데 교수님은 혹시 드셔보셨어요?

[허양임]
아니요, 저는 아직 안 먹어봤고요. 유행하는 거 알고 있고 저희 아이도 맛있다고 사달라고 그래서 제가 못 먹게 하느라고 애를 쓰고 있습니다.

[앵커]
교수님이 아이를 먹이는 것도 조심스러울 정도로 사실 성장기 아이들에게는 좋지 않은 영향인 게 사실인 것 같아요. 탕후루 말입니다. SNS 보니까 직접 만들어 먹는 영상들이 굉장히 많더라고요. 재료를 보면 과일 당연히 들어가고 거기다가 설탕에 물엿까지 녹여서 바르더라고요. 딱 봐도 너무 답니다.
이만한 당분을 한꺼번에 다 섭취하게 되면 혹시 몸에는 어떤 영향이 있을까요?

[허양임]
조사 결과를 보면 탕후루 하나에 들어 있는 당이 25g 정도 되는데. 사실 하루 권장섭취량이 50g 정도가 돼요. 그래서 탕후루 1개만 먹어도 절반 이상을 먹는 거고 가급적 성장기에는 단순당 섭취를 줄이는 것이 굉장히 중요한데. 만드는 재료를 보면 물엿이나 설탕 자체를 과일에 입혀서 과일에 들어 있는 자연당인 과당뿐만 아니라 단순당인 설탕 섭취가 너무 높아서 정말 문제가 되고요. 이렇게 갑자기 당을 많이 섭취할 경우에는 우리 혈당을 떨어뜨리기 위해서 인슐린이 과도하게 분비되는데. 이렇게 계속 인슐린이 과도하게 분비되다 보면 인슐린 저항성이 생겨서 당뇨의 위험도 올라가고 당연히 열량 섭취도 같이 올라가기 때문에 비만의 위험이 높아지겠습니다.

[앵커]
당뇨와 비만의 위험이 있다는 경고를 해 주셨고요. 그런데 단 거 많이 먹으면 몸에 안 좋은 건 너무나 당연한 얘기인 것 같기도 하고. 탕후루 한두 개 정도는 괜찮지 않느냐라고 말씀하시는 분들도 있으시더라고요. 이게 얼마나 먹어야 위험한 건지. 당 섭취에 대한 기준이 어떻게 되는지 좀 더 자세한 설명 부탁드리겠습니다.

[허양임]
우리가 하루 권장섭취량을 2000칼로리 정도라고 생각을 하면 10% 이하만 단순당으로 섭취를 하도록 권고를 하고 있고요. 그렇게 계산을 하면 하루에 50g 정도입니다. 하지만 당이라는 게 우리가 생각하기에는 설탕이나 인공으로 첨가할 때 들어가는 첨가당만 당을 섭취한다고 생각하지만 우리가 먹는 밥이나 생선이나 고기 같은 음식을 만드는 재료에서도 첨가당이 들어가기 때문에 일부러 설탕이 묻어 있는 음식을 먹게 되는 건 당연히 당의 섭취량이 기준량보다 초과하게 되는 거죠. 그래서 자연에 있는 당 섭취만으로도 사실 필요한 양을 섭취하기 때문에 가급적 줄여서 먹어야 되고. 거기에 들어가는 음식들이 단맛 나는 음료나 설탕을 묻힌 음식은 되도록 먹지 않아야 권장량을 맞출 수 있습니다.

[앵커]
그런데 콜라에도 제로콜라가 있고 일반콜라가 있잖아요. 그래서 탕후루도 인공감미료를 쓴 제로탕후루가 등장했더라고요. 이거는 혹시 먹어도 괜찮을까요?

[허양임]
인공감미료라는 건 설탕, 당의 섭취를 줄이기 위해서 입에서는 달고 실제 당분 섭취는 줄이는 용도로 개발이 되어 있는 건데. 인공감미료 자체도 사용된 지가 오래되지 않았고 장기적인 건강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입증된 바가 없습니다. 그리고 또 하나 문제는 인공감미료로 만든 음식이 당류 섭취는 줄 수 있지만 단맛에 대한, 우리가 계속 단맛을 찾게 되는 것에 대한 자극이 될 수 있어서 가급적이면 입에서 달게 느껴지는 음식은 피하는 게 좋기 때문에 인공감미료를 사용한 탕후루도 피하는 게 좋다고 이야기드리고 싶습니다.

[앵커]
단맛을 자극시켜서 계속 찾게 된다고 짚어주셔서요. 마라탕후루라는 신조어가 나온 배경이 마라탕, 맵고 자극적인 걸 먹고 그다음에 달콤한 탕후루로 입가심을 하고 여기에다가 하나 더 3종 세트가 붙었는데 마지막이 시원하게 스무디로 마무리를 짓는 거래요. 말씀 들어보면 자극적인 음식은 중독성이 있고 매운 거 저도 자주 즐겨합니다마는 한 번 먹으면 자꾸 먹고 싶고 또 생각나고 이런 중독성이 있는 이유가 있을까요?

[허양임]
매운 음식이나 단맛 음식, 혈당을 빨리 올리는 자극적인 음식을 드시면 뇌에서 도파민이라는 기분이 좋아지게 하는 호르몬이 분비되기 때문에 레벨이 떨어지고 나면 또 먹고 다시 기분 좋은 느낌을 느끼고 싶고. 그래서 음식에 대한 중독이 생기는 거고요. 탄수화물 중독, 당 중독 이런 말이 나오는 것도 그런 음식을 먹었을 때 즉각적인 기분 좋은 느낌이 나기 때문이에요. 얼핏 슬라이드 지나갔지만 우리가 아까 탕후루만으로도 권장섭취량의 절반을 먹게 되고 스무디 같은 경우 종류마다 차이가 있지만 권장섭취량인 50g을 초과하는 스무디도 있습니다.

그래서 마라탕을 먹고 탕후루를 먹고 스무디까지 먹게 되면 정말 하루에 필요한 열량을 초과하게 되고. 또 하나, 음식 중에서 나트륨. 우리나라 음식 자체가 나트륨 섭취가 높아서 짜게 먹지 않도록 교육하는 것도 어린 시절 식습관에서 굉장히 중요한데. 마라탕 한 그릇에 들어 있는 나트륨 양이 2g입니다. 소금 기준으로 5g이, 나트륨 2g 미만이 권장섭취량인데 한 그릇만 먹어도 권장섭취량을 초과하게 되겠고. 사실 이건 성인 기준이라서 소아청소년 시기에는 조금 더 적게 먹어야 되기 때문에 이렇게 3종 세트를 먹게 되면 건강에 굉장히 유해하다고 할 수 있겠고. 달고 짠 음식에 중독되면서 성인이 돼서도 그런 음식만 찾게 되는 습관으로 이어질 수 있어서 문제가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앵커]
조금 전 말씀하시면서 그래픽이 같이 나갔는데 연령별로 가장 많이 배달한 주문메뉴를 봤더니 1위가 마라탕이더라고요. 그런데 마라탕은 맵고 짜지 않습니까? 나트륨이 짚어주신 것처럼 정말 많이 들어가는데 혹시 아예 먹지 말라고 하기에는 이미 아이들을 말릴 수 없는 수준인 것 같기는 하거든요. 그렇다면 현실적으로 어느 정도만 먹어라, 적정량을 권고하면 좋을 것 같은데. 어느 기준을 제시하면 좋을까요?

[허양임]
아까 하루 권장 섭취량 2000밀리그램이 들어 있다고 말씀드렸어요. 만약에 마라탕을 먹게 되면 대부분의 나트륨은 국물에 많이 들어 있기 때문에 우리나라 찌개와 마찬가지로 마라탕을 먹게 되더라도 가급적 국물은 적게 먹도록, 덜 먹도록 얘기하는 게 대안인 것 같고. 되도록 횟수도 줄이는 게 좋겠죠. 그리고 맵다는 느낌은 우리가 혀에서 아프다는 느낌이 맵다고 느껴지는 거거든요. 굉장히 자극적이고 이런 음식에 노출이 자꾸 되다 보면 맵고 달고 짜고 이렇지 않으면 음식이 맛이 없는 거예요. 특히나 건강에 좋다고 말씀드리는 야채나 좋은 단백질 식품, 이런 거에 대해서 아이들의 선호는 떨어지기 때문에 가급적이면 자극적인 음식은 줄여서 건강한 식단에 대한 입맛을 만들어주는 게 굉장히 중요하겠습니다.

[앵커]
최소한 줄이되 먹으려면 국물보다는 채소 같은 건더기를 건져 먹으라는 조언을 해주셨어요. 앞서 이렇게 맵고 달고 짠음식을 먹다 보면 비만이나 당뇨 위험에 더 크게 노출된다고 하는데 실제로 중고등학생의 비만율 현황을 보니까 소아청소년의 비만율이 점점 늘고 있더라고요. 성인기까지 계속 이 질병들이 이어질 거라고 보시는 거죠?

[허양임]
실제로 우리나라의 비만 현황에서 전반적인 비만 유병률이 늘어나는 것도 문제지만 특히나 소아청소년 그리고 청년기 비만율이 늘고 있는 것이 굉장히 문제입니다. 데이터 보시는 것처럼 10년 사이에 2배 이상 급증을 했고 소아청소년의 고도비만 같은 경우 더 빨리 늘고 있어서 문제인데요. 고도비만이 어린 시기에 되는 이유는 결국 비만해지는 환경이 생기면서 아이들이 비만해진다고 볼 수 있습니다.

특히나 단 음식, 우리가 열량은 높고 그다음에 영양소는 적은 음식들이 유행을 하고 그런 음식을 많이 먹게 되는 환경 자체가 소아청소년 비만을 유발한다고 할 수 있겠고요. 소아청소년 비만의 문제는 단순히 체지방, 지방의 양만 늘어나는 게 아니라 지방세포의 개수가 늘어나면서 성인기 비만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문제가 있습니다. 특히나 고도비만 아이들의 경우에는 성인기에 비만할 확률이 84%까지 된다고 보고되고 있기 때문에 어렸을 때 비만을 예방하고 비만을 유발할 수 있는 음식에 대한 선호도를 낮추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겠습니다.

[앵커]
또 우려되는 부분이 요즘 학교나 학원가 보면 프랜차이즈 카페가 굉장히 많이 생겼거든요. 그러니까 날이 더울 때 학생들이, 제 생각에 아이스크림을 손에 쥐고 있을 줄 알았는데 아이스아메리카노, 그러니까 고카페인 대용량 음료를 손에 들고 있는 경우가 많더라고요. 학생들인데 카페인을 이렇게 많이 섭취해도 되나 하는 걱정이 드는데 교수님은 어떻게 보십니까?

[허양임]
당연히 되지 않습니다. 18세 미만 소아청소년는 100밀리그램에 15밀리그램 이상 들어 있는 카페인 음료는 섭취하지 않도록 권고하고 있어요. 데이터 보시면 아시겠지만 어린이, 청소년은 만약에 50kg 정도다 그러면 하루에 125밀리그램을 먹도록 권장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이스아메리카 같은 경우 한 잔에는 200밀리그램을 카페인이 들어 있기 때문에 한 잔만 마셔도 권장량을 넘길 수 있다고 보시면 될 것 같고요. 카페인 음료의 문제는 먹었을 때는 당장 카페인으로 인해서 우리가 집중력도 올라가고 잠도 깨고 하는 것 때문에 드시지만 만약에 카페인 농도가 떨어지게 되면 더 많은 카페인을 필요로 하고 오히려 집중 저하를 일으킬 수 있어서 문제가 되겠고요.

또 카페인 같은 경우는 칼슘의 배출을 증가시키기 때문에 성장해야 되는 아이들이 섭취했을 경우에는 성장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또 하나 카페인 음료뿐만 아니라 아이들이 단맛 나는 음료 자체, 그러니까 탕후루나 스무디 이런 것뿐만 아니라 카페인이 음료에 시럽 같은 걸 추가해서 섭취하는 경우도 굉장히 문제가 되고 있고요. 소아청소년 연구결과, 청소년에 대한 실태 조사한 걸 보면 하루에 주 3회 이상 카페인 음료를 섭취하거나 이 단맛 나는 음료를 섭취하는 경우가 20% 이상이고 주 1, 2회 이상도 26%까지 됩니다. 절반 이상의 아이들이 섭취하면 안 되는 음료를 주에 1~2회에서 3회까지 섭취한다고 보시면 될 것 같고. 이 부분에 대해서 학교에서도 또 집에서도 교육이 굉장히 필요한 시점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앵커]
학교와 집에서 교육이 필요하다 하셨는데 사실 사춘기 학생들 사이에서는 또래의 행동을 모방하는 습성이 있잖아요. 얘가 먹으니까 나도 먹으면 좋겠고 SNS 보면 내 또래가 먹으니까 나도 이거 한번 먹어볼까라는 모방심리가 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학교나 집에서 아이들에게 올바른 식습관을 위해서 어떻게 교육하면 좋을지, 끝으로 조언 한말씀 부탁드리겠습니다.

[허양임]
건강한 음식에 대한 교육은 굉장히 중요하고 집에서부터 실천을 하셔야 된다고 생각하고요. 식단에서 아이들이 선호하지 않는 야채나 건강한 잡곡밥, 생선이나 균형 잡힌 식사를 할 수 있도록 교육이 필요하고. 입에서 맛있는 음식이 건강에는 좋지 않고 어떤 문제가 일어나는지에 대해서 끊임없이 관심을 가지고 교육을 할 필요가 있습니다. 또한 이전 진료현장에서도 있는 일인데요. 성인이 돼서도 건강한 음식에 대한 입맛보다는 달고 짜고 당장 입에서 맛있는 음식에 대한 선호도가 있는 분들이 결국 성인이 돼서 질환이 생겨서 저한테 찾아오시거든요.

어른이 돼서 입맛을 바꾸고 건강한 식단을 하게 되는 건 더 어렵습니다. 그래서 식습관이 형성되는 소아청소년 시절에 집에서부터 부모님이 건강한 음식을 먹는 모습을 보여주고 음식에 대한 교육을 끊임없이 하셔야 될 것 같고요. 학교 주변에서 이런 음식을 파는 환경에 대한 규제도 필요한데. 사실 서양 선진국 같은 경우에는 음료류를 학교 안에서 절대 판매하지 못하게 하는 자판기를 없애는 것부터 학교에서 시작하고 있고 학교 내에서는 계속 관리를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학교 주변 환경이 갖춰지지 않고 돈을 벌어야 되는 분들한테는 아이들이 좋아하는 음식을 판매하는 것이 경제적 이득이 되기 때문에 많이 생기고 있지만 정부에서 정책적인 관리와 규제도 필요한 시점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앵커]
개인의 책임에만 맡겨놓지 말고 전반적으로 다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는 조언을 해 주셨습니다. 성장기이기 때문에 고카페인, 과당, 과나트륨 너무 위험합니다. 다 늙어서 고생하니까 청소년기부터 영양가 골고루 챙겨드세요. 지금까지 허양임 분당차병원 가정의학과 교수였습니다. 잘 들었습니다.

[허양임]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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