펜싱 국가대표 출신 남현희 씨가 전(前) 연인이자 사기 혐의 등으로 구속된 전청조 씨와의 대질신문을 앞두고 돌연 9개의 입장문을 공개했다. 자신 역시 전청조 씨 사기 행각의 피해자이며, 공범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남현희 씨는 지난 7일 밤부터 오늘(8일) 새벽까지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총 9건의 글을 올리고 전청조 씨 관련 논란에 대해 반박했다. 자신과 모친의 차량, 여동생 생활비, 전청조 씨의 성별 논란, 재벌 3세 사칭 의혹과 관련해 입장을 밝혔다.
먼저 전청조 씨의 성별 사기에 속았다고 주장했다. 남현희 씨는 1로 시작하는 전청조 씨의 주민등록증 사진을 증거로 제시하며 "저에게 1로 시작하는 주민등록번호를 보여줬고, 애정공세를 더 적극적으로 하며 다가왔다"며 "본인 인생을 남자로 산다고 하는 것에 제가 이래라 저래라 할 수 없기에 전청조의 삶을 존중해주어야겠다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성전환 수술을 한 전청조와 연인으로 미래를 같이 살아갈 수 있을지 고민의 연속이었다"라면서도 "나에게 잘하고, 아카데미 선생님들에게 잘하고, 우리 가족에게 잘하고, 아카데미 아이들에게 정말 잘했다. 고마웠다. 많은 도움을 주었기에 미안했다. 때문에 생각의 변화가 생겼고 용기가 났던 것 같다"며 마음을 열게 된 계기를 밝혔다.
가슴 제거 수술은 자신이 권한 것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남현희 씨는 "8월 전청조 가슴 수술은 본인이 아무도 모르게 예약 잡고 가서 진행한 것"이라며 "모두가 갈비뼈 수술로 알고 있었다. 갈비뼈 뼛조각이 돌아다녀 수술을 받고 핀을 꽂아야 한다는 말을 했다. 며칠 뒤 수술한 것을 저에게 보여줘 순간 크게 당황할 수 밖에 없었다"라고 설명했다.
본인의 외제 차량이 전 씨의 범죄 활동에 교통수단으로 사용된 사실을 뒤늦게 알았다고 밝혔다. 남현희 씨는 "전청조를 알게 되기 전 차량 두 대가 있었고, 리스료가 부담되어 1대를 처분하려 했다. 그러나 전청조가 매월 리스료를 낼 테니 타겠다고 했다. 3월부터 타며 리스료는 1회만 주었다"면서 자신 역시 금전적으로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했다.
전청조 씨가 여동생의 생활비를 줬다고 주장하는 것에 대해서는 "(전청조가) 청담동 건물에 카페를 운영할 계획이니 같이 하자고 제안했고, 카페 시작 전까지 생활비를 주겠다고 했다. 그런데 카페 오픈을 미루기 시작했고, 제 동생 가족은 다른 일을 시작하려 하다가 전청조와의 약속 때문에 9개월 간 기다렸다"며 돈을 받은 것은 맞지만 불편함을 느꼈다고 주장했다.
마지막으로 남현희 씨는 "전청조가 (저를) 공범으로 몰기 위해 본인 짐을 저희 집으로 보냈다. 26년 동안 노력한 시간이 한 번에 무너지니 마음이 아프다. 2주째 밥도 못 먹고 잠도 못 자고 너무 힘들게 시간을 보내고 있다"라고 토로했다. 그는 "그냥 내가 죽어야 끝나는 건가요? 내가 죽으면 사람들이 내 억울함을 알아줄까요?"라고 반문하며 격양된 어조로 입장문을 마쳤다.
남현희 씨의 이런 주장은 모두 전청조 씨가 앞서 언론 인터뷰에서 밝힌 내용과 대치되는 것이다. 전청조 씨는 남현희 씨가 자신을 처음부터 여자로 알고 있었다며, 그가 가슴 제거 수술을 권했다고 주장했다. 자신이 재벌이 아닌 것을 남현희 씨가 올해 2월부터 알게됐음에도 만났다고도 주장했다.
한편 남현희 씨는 지난달 23일 15살 연하의 예비신랑 전청조 씨와 재혼한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이후 전 씨가 남성이 아닌 여성이고, 과거 사기 혐의로 복역했던 전과가 있다는 보도가 나와 파장이 일었다. 여러 의혹에 강경 대응하겠다던 남현희 씨는 재혼 발표 사흘 만에 결별을 알렸다.
남현희 씨는 지난달 31일 전청조 씨를 사기와 사기미수, 허위사실 적시 명예훼손, 주거침입, 협박 등 혐의로 고소했다. 송파경찰서는 지난 3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혐의로 전청조 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남현희 씨는 줄곧 자신도 전청조 씨 사기행각의 피해자라며 공범 의혹을 부인해왔다.
이후 전청조 씨의 사기 피해규모는 26억 원, 피해자는 총 20명으로 확인됐다. 이중 한 명은 남 씨를 함께 고소했다. 이에 경찰은 지난 6일 남현희 씨를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10시간 가까이 소환 조사했다. 경찰은 오늘(8일) 남 씨와 전 씨에 대한 대질 조사를 진행해, 엇갈리는 양측 진술을 따져볼 예정이다.
[사진출처 = 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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