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라디오 YTN]
■ 방송 : YTN 라디오 FM 94.5 (20:20~21:00)
■ 방송일 : 2024년 01월 06일 (토요일)
■ 진행 : 최휘 아나운서
■ 대담 : 김언경 뭉클미디어 소장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최휘 아나운서(이하 최휘)> 한 주간 뉴스를 꼭꼭 씹어보는 시간, 미디어 비평입니다. 오늘은 김언경 뭉클 미디어 인권연구소장과 전화연결 되어있습니다. 안녕하세요.
◆ 김언경 소장(이하 김언경)> 안녕하세요.
◇ 최휘> 지난해 12월 27일 배우 이선균 씨가 사망했습니다. 이선균 씨의 죽음을 둘러싼 논란이 여러 가지가 있지만, 그중에서도 언론보도에 대한 지적도 있었습니다. 오늘은 이선균 씨 관련 언론보도에 관해 짚어주시죠.
◆ 김언경> 배우 이선균 씨는 지난 해 10월 19일부터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입건되어서 경찰에서 수사를 받아왔습니다. 강남의 유흥업소 실장 김모씨의 자택에서 대마초·케타민 등의 마약을 투약한 혐의였습니다. 애초 이 사안은 인천경찰청이 영화배우 L씨 등을 조사하고 있다고 밝히면서 시작된 사건이었습니다. 내사 단계였던 10월 19일, 경기신문은 단독기사로 “2001년 MBC 시트콤으로 데뷔한 후 수많은 드라마와 영화에서 주연급으로 활동하며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는 ‘톱스타 L씨’가 마약 혐의로 내사중이라고 보도했습니다. 미디어오늘에서는 당시 이 보도에 대해서 여러 기자들이 보도 시기와 내용이 문제라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이후 10월 23일부터는 이선균 씨의 실명과 “함께 투약했다”는 김씨의 진술이 있었다는 경찰발 정보가 보도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이선균 씨의 실명으로 보도되기 이전에도 이상하리만치 이선균 씨 관련 어뷰징 기사들이 늘어나기 시작했습니다. 예를 들면 10월 20일 오전에는 이라는 제목으로 팬클럽 사이트에 이선균씨 사진이 올라왔다는 내용의 ‘낚시성’ 기사가 올라왔고, 기사를 통해 한 무속인의 예측 영상이 화제가 된다고 보도했습니다. 이런 어뷰징 기사들로 느닷없이 이선균 씨가 주목을 받게 되고, “특유의 저음의 목소리”“유명 배우” 등의 힌트가 나오면서 사실상 이선균 씨는 특정되다시피 한 것이죠.
◇ 최휘> 이선균 씨의 실명과 마약 혐의가 함께 보도되기 이전부터 그에 대한 어뷰징 기사들이 많았던 것은 기억이 나네요. 그의 실명과 함께 마약 혐의가 보도된 시기의 언론 보도는 어떤 문제가 있었나요?
◆ 김언경> 애초 경찰 내사 단계에서의 제보는 강남 유흥업소에서 마약이 유통되고 있다는 첩보를 받았는데 이 유흥업소 종업원이 이선균과 연락한 정황이 있다는 정도였습니다. 이선균 씨는 도리어 이 유흥업소 종업원에게 공갈과 협박을 받아왔다고 반박하는 입장이었습니다. 경찰은 10월28일과 11월4일, 12월23일 등 3차례에 걸쳐 이씨를 공개 소환해 조사했습니다. 1차 조사 당시 경찰은 간이검사를 했지만 모두 음성이었습니다. 경찰은 2차 조사에서 다시 집중 추궁했지만, 이씨는 ‘(무엇인가를) 투약했지만, 마약인 줄 몰랐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집니다. 이후 경찰은 이씨의 체모에 대한 국과수 2차 정밀 감정을 의뢰했지만 역시 ‘판독 불가’와 ‘음성’ 결과가 나왔습니다. 물증 확보에 실패한 경찰은 12월 23일 이선균 씨를 3차 소환해서 24일 새벽까지 19시간에 걸쳐 혐의를 추궁했습니다. 이렇게 세 번 경찰에 소환될 때마다 그는 포토라인에 세워져 언론의 집중 조명을 받았습니다.
◇ 최휘> 말씀하신 시기 언론 보도량이 꽤 많았죠? 이때의 언론보도는 어떤 문제가 있었나요?
◆ 김언경> 한국언론진흥재단이 운영하는 뉴스빅데이터 사이트인 빅카인즈 10월 19일부터 12월 25일까지 이선균이라는 키워드로 검색해보면 2857건이 나옵니다. 같은 시기 네이버에서는 1만400여건의 보도가 나옵니다. 이들 보도의 공통점은 경찰 수사가 이어지면서 어떤 증거도 나오지 않는데도 계속 마약 투약을 의심하는 내용으로 채워져있다는 것이고요. 그의 사생활과 관련된 정보가 이어졌다는 것입니다. 특히 11월 24일 KBS가 A씨와의 통화한 내용을 공개했다는 것입니다. 이 대화는 사실상 매우 사적인 통화내용이고, 유흥업소 실장과 이런 대화를 했다는 점이 그대로 공개된다는 것은 연예인에게 치명적인 것임에도 이를 개의치않고 그대로 보도했단 점에서 심각한 문제였습니다. KBS는 “경찰은 이 씨의 마약 투약 의심 시점과 횟수까지 특정했던 것으로 확인”된 것 이선균 씨가 마약 투약을 한 것처럼 마약한 것처럼 보도했는데요. 보도를 가만히 들여다보면 이 녹취에 마약 얘기가 나오기는 하지만 이선균 씨의 발언은 거의 없고 상대방이 하는 말을 못 알아듣는 뉘앙스로 보입니다. 또한 이선균 측은 이 녹취는 맥락을 자르고 편집된 것이라며 반발하기도 했습니다. 이선균씨가 사망하기 전날인 12월 26일에 JTBC가 보도한 에서는 경찰이 "유흥업소 실장으로부터 '이씨가 빨대를 이용해 코로 흡입하는 걸 봤다'는 진술을 확보한 걸로 확인됐다"고 보도했습니다. 이 내용 또한 유흥업소 실장의 발언만을 근거로 한 발언임에도 JTBC가 보도한 것이죠.
◇ 최휘> 이처럼 기성언론들이 내놓은 보도들도 많았지만, 유튜브 콘텐츠들도 문제가 되었던 것으로 아는데요.
◆ 김언경> 맞습니다. 이정환 슬로우뉴스 대표는 이선균 씨 관련 언론보도를 두고 이렇게 말했습니다. “마약 투약 혐의는 본질이 아니다. 설령 범죄 혐의가 사실로 드러나더라도 그에 상응하는 처벌을 받으면 될 일이고 법정에 서기도 전에 경찰과 언론이 한 개인을 이렇게 난도질할 권리는 없다. 피의자가 유명인이라 해도 달라질 게 없다.” 이런 지적에 공감합니다. 이선균 씨는 마약 혐의에 대해 시종일관 부인했고, 자신이 협박받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리고 실제로 간이 시약 검사에 이어 국립과학사연구원의 1, 2차 정밀검사까지 이어졌으나 이선균 씨는 모두 음성이었습니다. 결국 증거라고는 실장 김씨의 진술밖에 없었던 셈입니다. 더구나 이선균 씨는 첫 보도 하루만에 공갈협박 받고 있다고 밝히고 김씨를 공갈협박으로 고소했습니다. 그러나 경찰은 김씨의 일방적 진술에 의존해서 계속 검사만 반복하며 언론에 김씨 진술을 흘리는 이른바 ‘수사기관발 피의사실 공표 보도’를 반복했습니다. 또한 이선균 씨를 반복해서 포토라인에 세웠고, 언론은 이를 중계하며 마약 투약 단정성 보도를 쏟아냈지요. 그러는 사이 이선균 씨는 광고와 작품들이 잇따라 중단되고 제작사에 피해를 끼치게 되었죠. 특히 그의 사생활이 난도질당하는 수준으로 폭로되면서 그의 마약 투약 여부와 상관없이 그는 이미 인격살인을 당한 셈입니다. 저는 우리 언론이 누군가의 사생활을 이처럼 무자비하게 폭로하여 그를 죽음에 가까운 공포로 몰아간 것에 대해서 심각하게 반성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 배경에는 당연히 이들에게 정보를 제공한 수사당국이 있지요. 그러나 무엇보다 가장 큰 이유는 언론이 상업적으로 재미를 보는 이슈에 정신을 못차리기 때문이라고 봅니다. 이선균과 마약이라는 키워드로 기사를 쓰면 조회수가 확보되는 상황에서 언론은 그 욕심을 버릴 수가 없었던 것입니다. 또한 그렇다면, 그 클릭을 한 우리 국민 모두도 모두 반성해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이 사안을 미리 지적하지 못했던 점에 대해서 깊이 반성합니다.
◇ 최휘> 네, 12월 27일 이선균 씨가 사망했습니다. 이후 우리 언론보도는 어땠는지 평가해주시죠.
◆ 김언경> 고인이 사망한 이후에도 우리 언론의 보도행태는 문제였습니다. 더 황당한 것은 언론이 이씨가 사망한 뒤에는 경찰의 망신주기와 몰아가기 수사를 비판하는 보도들을 쏟아냈다는 것이다. 이씨 수사 과정에서 그의 가족이나 동료 연예인 신변 등 선정적 보도를 쏟아냈던 톱스타뉴스도 이씨 유서를 직접인용하는 보도, 유서 공개에 대한 비난이 쇄도한다는 보도, 경찰의 몰아가기식 수사에 대한 비판 보도를 냈다고 합니다. 자살보도 권고기준으로 봤을 때에도 문제입니다. 한국기자협회가 만든 에는 "언론은 자살 장소 및 자살 방법, 자살까지의 자세한 경위를 묘사해서는 안 된다"고 명시하고, "흥미를 유발하거나 속보 및 특종 경쟁의 수단으로 자살 사건을 다루어서는 안 된다"고 적시돼 있습니다.속보로 올라오기 시작한 그의 죽음을 전하는 보도들은 대부분 자살 방법이 포함되어 있었고 제목에 그 내용이 들어있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또한 이선균 씨 장례식을 전하는 보도행태 또한 문제입니다. 이선균 씨 장례식에는 많은 연예인들이 참석해서 조의를 표했습니다. 이는 지극히 당연한 일이지요. 그러나 언론은 장례 과정을 시종일관 주목해 연예인의 눈물을 부각해 보도했습니다. 솔직히 말씀드리면 저는 이번 이선균 씨 장례 과정을 담은 언론보도를 보면서 고 최진실 씨 장례 당시가 연상될 정도였습니다. 연예인들이 애도를 표하는 모습을 찍기 위해서 그야말로 인산인해를 이룬 촬영진들과 유튜버 등의 모습은 우리사회 전체를 되돌아보게 했습니다. 언론은 이미 충분히 잘못을 했고, 언론이 반성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으면서도 또 다시 기사를 써내고, 그 와중에도 다시 한번 동료 연예인들이 슬픔을 억누르는 모습 하나하나를 담아 다시 돈벌이에 나서고 있기 때문입니다. 원칙 없이 피의사실을 언론에 흘리는 경찰, 그리고 이 정보를 받아서 누군가의 인격을 살인한 언론, 그들이 써댄 언론보도를 폭로한 우리들 모두 반성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최휘> 네,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지금까지 김언경 뭉클미디어인권연구소장이었습니다.
◇ 최휘 아나운서(이하 최휘)> 한 주간 뉴스를 꼭꼭 씹어보는 시간, 미디어 비평입니다. 오늘은 김언경 뭉클 미디어 인권연구소장과 전화연결 되어있습니다. 안녕하세요.
◆ 김언경 소장(이하 김언경)> 안녕하세요.
◇ 최휘> 지난해 12월 27일 배우 이선균 씨가 사망했습니다. 이선균 씨의 죽음을 둘러싼 논란이 여러 가지가 있지만, 그중에서도 언론보도에 대한 지적도 있었습니다. 오늘은 이선균 씨 관련 언론보도에 관해 짚어주시죠.
◆ 김언경> 배우 이선균 씨는 지난 해 10월 19일부터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입건되어서 경찰에서 수사를 받아왔습니다. 강남의 유흥업소 실장 김모씨의 자택에서 대마초·케타민 등의 마약을 투약한 혐의였습니다. 애초 이 사안은 인천경찰청이 영화배우 L씨 등을 조사하고 있다고 밝히면서 시작된 사건이었습니다. 내사 단계였던 10월 19일, 경기신문은 단독기사로 “2001년 MBC 시트콤으로 데뷔한 후 수많은 드라마와 영화에서 주연급으로 활동하며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는 ‘톱스타 L씨’가 마약 혐의로 내사중이라고 보도했습니다. 미디어오늘에서는 당시 이 보도에 대해서 여러 기자들이 보도 시기와 내용이 문제라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이후 10월 23일부터는 이선균 씨의 실명과 “함께 투약했다”는 김씨의 진술이 있었다는 경찰발 정보가 보도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이선균 씨의 실명으로 보도되기 이전에도 이상하리만치 이선균 씨 관련 어뷰징 기사들이 늘어나기 시작했습니다. 예를 들면 10월 20일 오전에는 이라는 제목으로 팬클럽 사이트에 이선균씨 사진이 올라왔다는 내용의 ‘낚시성’ 기사가 올라왔고, 기사를 통해 한 무속인의 예측 영상이 화제가 된다고 보도했습니다. 이런 어뷰징 기사들로 느닷없이 이선균 씨가 주목을 받게 되고, “특유의 저음의 목소리”“유명 배우” 등의 힌트가 나오면서 사실상 이선균 씨는 특정되다시피 한 것이죠.
◇ 최휘> 이선균 씨의 실명과 마약 혐의가 함께 보도되기 이전부터 그에 대한 어뷰징 기사들이 많았던 것은 기억이 나네요. 그의 실명과 함께 마약 혐의가 보도된 시기의 언론 보도는 어떤 문제가 있었나요?
◆ 김언경> 애초 경찰 내사 단계에서의 제보는 강남 유흥업소에서 마약이 유통되고 있다는 첩보를 받았는데 이 유흥업소 종업원이 이선균과 연락한 정황이 있다는 정도였습니다. 이선균 씨는 도리어 이 유흥업소 종업원에게 공갈과 협박을 받아왔다고 반박하는 입장이었습니다. 경찰은 10월28일과 11월4일, 12월23일 등 3차례에 걸쳐 이씨를 공개 소환해 조사했습니다. 1차 조사 당시 경찰은 간이검사를 했지만 모두 음성이었습니다. 경찰은 2차 조사에서 다시 집중 추궁했지만, 이씨는 ‘(무엇인가를) 투약했지만, 마약인 줄 몰랐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집니다. 이후 경찰은 이씨의 체모에 대한 국과수 2차 정밀 감정을 의뢰했지만 역시 ‘판독 불가’와 ‘음성’ 결과가 나왔습니다. 물증 확보에 실패한 경찰은 12월 23일 이선균 씨를 3차 소환해서 24일 새벽까지 19시간에 걸쳐 혐의를 추궁했습니다. 이렇게 세 번 경찰에 소환될 때마다 그는 포토라인에 세워져 언론의 집중 조명을 받았습니다.
◇ 최휘> 말씀하신 시기 언론 보도량이 꽤 많았죠? 이때의 언론보도는 어떤 문제가 있었나요?
◆ 김언경> 한국언론진흥재단이 운영하는 뉴스빅데이터 사이트인 빅카인즈 10월 19일부터 12월 25일까지 이선균이라는 키워드로 검색해보면 2857건이 나옵니다. 같은 시기 네이버에서는 1만400여건의 보도가 나옵니다. 이들 보도의 공통점은 경찰 수사가 이어지면서 어떤 증거도 나오지 않는데도 계속 마약 투약을 의심하는 내용으로 채워져있다는 것이고요. 그의 사생활과 관련된 정보가 이어졌다는 것입니다. 특히 11월 24일 KBS가 A씨와의 통화한 내용을 공개했다는 것입니다. 이 대화는 사실상 매우 사적인 통화내용이고, 유흥업소 실장과 이런 대화를 했다는 점이 그대로 공개된다는 것은 연예인에게 치명적인 것임에도 이를 개의치않고 그대로 보도했단 점에서 심각한 문제였습니다. KBS는 “경찰은 이 씨의 마약 투약 의심 시점과 횟수까지 특정했던 것으로 확인”된 것 이선균 씨가 마약 투약을 한 것처럼 마약한 것처럼 보도했는데요. 보도를 가만히 들여다보면 이 녹취에 마약 얘기가 나오기는 하지만 이선균 씨의 발언은 거의 없고 상대방이 하는 말을 못 알아듣는 뉘앙스로 보입니다. 또한 이선균 측은 이 녹취는 맥락을 자르고 편집된 것이라며 반발하기도 했습니다. 이선균씨가 사망하기 전날인 12월 26일에 JTBC가 보도한 에서는 경찰이 "유흥업소 실장으로부터 '이씨가 빨대를 이용해 코로 흡입하는 걸 봤다'는 진술을 확보한 걸로 확인됐다"고 보도했습니다. 이 내용 또한 유흥업소 실장의 발언만을 근거로 한 발언임에도 JTBC가 보도한 것이죠.
◇ 최휘> 이처럼 기성언론들이 내놓은 보도들도 많았지만, 유튜브 콘텐츠들도 문제가 되었던 것으로 아는데요.
◆ 김언경> 맞습니다. 이정환 슬로우뉴스 대표는 이선균 씨 관련 언론보도를 두고 이렇게 말했습니다. “마약 투약 혐의는 본질이 아니다. 설령 범죄 혐의가 사실로 드러나더라도 그에 상응하는 처벌을 받으면 될 일이고 법정에 서기도 전에 경찰과 언론이 한 개인을 이렇게 난도질할 권리는 없다. 피의자가 유명인이라 해도 달라질 게 없다.” 이런 지적에 공감합니다. 이선균 씨는 마약 혐의에 대해 시종일관 부인했고, 자신이 협박받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리고 실제로 간이 시약 검사에 이어 국립과학사연구원의 1, 2차 정밀검사까지 이어졌으나 이선균 씨는 모두 음성이었습니다. 결국 증거라고는 실장 김씨의 진술밖에 없었던 셈입니다. 더구나 이선균 씨는 첫 보도 하루만에 공갈협박 받고 있다고 밝히고 김씨를 공갈협박으로 고소했습니다. 그러나 경찰은 김씨의 일방적 진술에 의존해서 계속 검사만 반복하며 언론에 김씨 진술을 흘리는 이른바 ‘수사기관발 피의사실 공표 보도’를 반복했습니다. 또한 이선균 씨를 반복해서 포토라인에 세웠고, 언론은 이를 중계하며 마약 투약 단정성 보도를 쏟아냈지요. 그러는 사이 이선균 씨는 광고와 작품들이 잇따라 중단되고 제작사에 피해를 끼치게 되었죠. 특히 그의 사생활이 난도질당하는 수준으로 폭로되면서 그의 마약 투약 여부와 상관없이 그는 이미 인격살인을 당한 셈입니다. 저는 우리 언론이 누군가의 사생활을 이처럼 무자비하게 폭로하여 그를 죽음에 가까운 공포로 몰아간 것에 대해서 심각하게 반성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 배경에는 당연히 이들에게 정보를 제공한 수사당국이 있지요. 그러나 무엇보다 가장 큰 이유는 언론이 상업적으로 재미를 보는 이슈에 정신을 못차리기 때문이라고 봅니다. 이선균과 마약이라는 키워드로 기사를 쓰면 조회수가 확보되는 상황에서 언론은 그 욕심을 버릴 수가 없었던 것입니다. 또한 그렇다면, 그 클릭을 한 우리 국민 모두도 모두 반성해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이 사안을 미리 지적하지 못했던 점에 대해서 깊이 반성합니다.
◇ 최휘> 네, 12월 27일 이선균 씨가 사망했습니다. 이후 우리 언론보도는 어땠는지 평가해주시죠.
◆ 김언경> 고인이 사망한 이후에도 우리 언론의 보도행태는 문제였습니다. 더 황당한 것은 언론이 이씨가 사망한 뒤에는 경찰의 망신주기와 몰아가기 수사를 비판하는 보도들을 쏟아냈다는 것이다. 이씨 수사 과정에서 그의 가족이나 동료 연예인 신변 등 선정적 보도를 쏟아냈던 톱스타뉴스도 이씨 유서를 직접인용하는 보도, 유서 공개에 대한 비난이 쇄도한다는 보도, 경찰의 몰아가기식 수사에 대한 비판 보도를 냈다고 합니다. 자살보도 권고기준으로 봤을 때에도 문제입니다. 한국기자협회가 만든 에는 "언론은 자살 장소 및 자살 방법, 자살까지의 자세한 경위를 묘사해서는 안 된다"고 명시하고, "흥미를 유발하거나 속보 및 특종 경쟁의 수단으로 자살 사건을 다루어서는 안 된다"고 적시돼 있습니다.속보로 올라오기 시작한 그의 죽음을 전하는 보도들은 대부분 자살 방법이 포함되어 있었고 제목에 그 내용이 들어있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또한 이선균 씨 장례식을 전하는 보도행태 또한 문제입니다. 이선균 씨 장례식에는 많은 연예인들이 참석해서 조의를 표했습니다. 이는 지극히 당연한 일이지요. 그러나 언론은 장례 과정을 시종일관 주목해 연예인의 눈물을 부각해 보도했습니다. 솔직히 말씀드리면 저는 이번 이선균 씨 장례 과정을 담은 언론보도를 보면서 고 최진실 씨 장례 당시가 연상될 정도였습니다. 연예인들이 애도를 표하는 모습을 찍기 위해서 그야말로 인산인해를 이룬 촬영진들과 유튜버 등의 모습은 우리사회 전체를 되돌아보게 했습니다. 언론은 이미 충분히 잘못을 했고, 언론이 반성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으면서도 또 다시 기사를 써내고, 그 와중에도 다시 한번 동료 연예인들이 슬픔을 억누르는 모습 하나하나를 담아 다시 돈벌이에 나서고 있기 때문입니다. 원칙 없이 피의사실을 언론에 흘리는 경찰, 그리고 이 정보를 받아서 누군가의 인격을 살인한 언론, 그들이 써댄 언론보도를 폭로한 우리들 모두 반성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최휘> 네,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지금까지 김언경 뭉클미디어인권연구소장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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