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새벽 시간 불도 나지 않은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남녀 여러 명이 소화기를 마구 뿌렸습니다.
차량 수십 대가 하얀 분말을 뒤집어쓰는 피해를 입었는데, 가해자들을 잡고 보니 10대 촉법소년들이었습니다.
윤웅성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모두가 잠든 새벽 시간, 아파트 지하주차장에 남녀 여러 명이 나타납니다.
빨간색 소화기를 들고 있던 일행 중 한 명이 갑자기 소화액을 뿌리기 시작합니다.
순식간에 하얀 분말이 지하주차장을 가득 채우고, 신이 난 듯 서로 촬영까지 합니다.
이렇게 아파트 지하주차장 기둥에 마련된 소화기를 마구 분사하면서 일대는 아수라장으로 변했습니다.
소화기 난동 이후 며칠이 지난 뒤에도 일부 차량에는 분말 가루가 그대로 남아 있습니다.
지금까지 관리사무소에 접수된 피해 차량만 30여 대에 이릅니다.
신고를 받고 수사에 나선 경찰이 바로 가해자 4명을 잡았는데, 모두 10대 촉법소년들로 확인됐습니다.
[피해 입주민 : 조사해서 훈육이라도 단단히 시켜야 되겠죠. 꼭 벌을 주라는 것보다는….]
문제는 이 같은 행동이 일종의 놀이처럼 번지고 있다는 겁니다.
최근 2주 동안 같은 아파트와 옆 단지에서도 또 다른 10대들이 소화기를 뿌리며 난동을 부려 비슷한 피해 2건이 잇따랐습니다.
[피해 입주민 : 지구대에도 신고를 하라고 해서 신고했죠. 솔직한 마음은 다시는 못 그러게 하려고요. 피해 보상 이런 건 관심 없고….]
이들의 철없는 장난 때문에 아파트 미화원 십여 명은 30분 넘게 바닥과 벽면 청소를 해야 했습니다.
경찰은 이들을 재물손괴죄 위반 혐의로 입건하고, 수사를 마무리하는 대로 소년부 법원으로 송치할 계획입니다.
촉법소년이라 형사 처벌은 피할 수 있지만 세차비 등으로 많게는 한 대당 수십만 원에 달하는 비용을 고스란히 보호자가 부담하게 됐습니다.
YTN 윤웅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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