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이 차종에서 자꾸 불나는 거 같은데"...'리콜' 끌어낸 소방관의 판단

2024.01.30 오후 02:30
경기도소방재난본부
차량 화재를 조사하던 소방관이 특정 차량 부품이 화재를 유발한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차량 제조사의 자발적 시정조치를 이끌어냈다.

30일 경기도소방재난본부는 용인소방서 화재조사분석과 양원석(44) 소방장은 2021년 의왕소방서 근무 당시 자신이 사는 아파트 주차장에서 르노코리아의 SM3 차량 엔진룸에서 발생한 화재를 목격했다.

이후 용인소방서로 옮긴 양 소방장은 지난해 상반기까지 용인 지역에 같은 차량의 엔진룸에서 화재가 발생한 사례 2건을 추가로 접하고, 의구심을 품게 됐다.

양 소방장은 2014년 12월부터 지난해 6월까지 경기지역에서 발생한 SM3 화재 사건을 전수 조사했다.

그 결과 2005~2010년식 해당 차량 브레이크 잠김 방지(ABS) 모듈에 연결된 접지에서 배선 불량이 발생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양 소방장은 한국교통안전공단에 이 같은 사실을 알리고 해당 차량의 결함 보상 검토를 요청했다.

국토교통부 검토에도 해당 차량의 접지 배선 불량으로 수분이 모듈 내부로 유입돼 화재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는 판단이 나왔다.

이에 따라 지난 18일, 해당 연도에 제작된 SM3 8만 3,574대 전체에 대한 리콜 조치가 이뤄졌다.

한국교통안전공단은 용인소방서에 공문을 보내 "자동차 화재 예방을 위한 적극적 협조에 감사하며, 향후 결함이 의심되는 사례가 발생하는 경우 재발 방지를 위해 정보 공유와 공동 조사에 협력해달라"고 전했다.

양 소방장은 "의심을 품고 진행한 조사를 통해 정부에서 결함 확인은 물론 대규모 리콜까지 결정해 화재조사관으로서 보람을 느꼈다"며 "앞으로도 정확한 분석을 통해 화재 예방에 조금이나마 기여했으면 하는 마음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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