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전공의들이 근무지를 떠난 지 나흘째로 접어들면서 치료 일정이 불투명해지자 환자들 불안도 갈수록 커지고 있습니다.
예정됐던 입원치료가 취소돼 이틀 연속 대구와 서울을 오가며 외래 항암 치료를 받는 경우까지 생기고 있습니다.
하루하루 애타는 암 환자들의 이야기, 신귀혜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대구에 사는 정 모 씨는 난소암으로 투병 중인 아내의 항암치료를 위해 이틀째 서울에 올라왔습니다.
보통 2박 3일 입원치료를 받는데 갑자기 변경돼 외래진료처럼 하루 만에 주사를 맞고 돌아가야 합니다.
전공의들이 병원을 이탈하면서 입원 상태로 치료를 진행하기 어려워진 겁니다.
심지어 병원에서 사전 안내도 하지 않아 첫날은 치료도 못 받고 그냥 돌아가야 했습니다.
[정 모 씨 / 난소암 환자 보호자 : 생각지도 못한 일정 변경으로 인해서 우리 하는 생계에도 지장이 생기고….]
대구에서 서울까지 왕복 500km,
한 번 오갈 때 6시간 넘게 운전하는 수고로움은 참을 수 있지만 아내의 건강이 걱정입니다.
더구나 다음 치료 일정은 또 언제 어떻게 달라질지 몰라 마음이 무겁습니다.
[정 모 씨 / 난소암 환자 보호자 : (치료 끝나고) 바로 대구로 복귀해야 하는데. 거기까지는 괜찮은데 항암 부작용으로 인해서 고열이나 설사 이런 게 집에 가서 나타나면 방법이 없어요.]
경기도 안양에 사는 송 모 씨도 답답하긴 마찬가집니다.
급성백혈병에 걸린 남편이 세포 이식 수술 전 반드시 받아야 하는 항암 치료 일정이 느닷없이 불투명해졌기 때문입니다.
[송 모 씨 / 백혈병 환자 보호자 : 교수님이 '일정이나 이런 것들이 밀릴 수 있으니 미리부터 대기를 걸어놓자 병실을' 이런 상황인 거고…. 이식센터에는 언제 되느냐고 물어봤는데 파업이 계속되고 하니 그걸 확실하게 말을 못 하겠다….]
하루라도 빨리 수술받고 싶지만 의료계 집단행동이 길어지면 남편의 치료 일정도 꼬일 수밖에 없습니다.
환자단체들은 환자들의 생명을 인질로 잡아서는 안 된다며 전공의들의 현장 복귀를 촉구하고 있습니다.
[김성주 / 한국암환자권익협의회 대표 : 종착점이 없는 인질극을 벌이면서, 그 안에 인질 잡혀 있는 환자랑 보호자는 언제 끝날지도 모르는 그 안에 갇히면서 생업조차도 포기해야 하는 상황이 와 버렸어요.]
의료 현장에 공백이 길어지는 가운데 환자와 보호자들은 언제쯤 정상적으로 치료받을 수 있을지 근심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YTN 신귀혜입니다.
촬영기자 : 이수연
※ '당신의 제보가 뉴스가 됩니다'
[카카오톡] YTN 검색해 채널 추가
[전화] 02-398-8585
[메일] social@ytn.co.kr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