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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섭 곧 '조기 귀국'...공수처 '조기 조사'도 가능할까? [앵커리포트]

앵커리포트 2024.03.20 오후 04:08
해병대 채 상병 사망 사건 수사 외압 의혹의 핵심 인물, 이종섭 주호주 대사가 오는 25일 시작되는 방산 협력 공관장 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곧 귀국할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애초 다음 달 국내에서 열리는 재외공관장 회의에 맞춰 입국할 것으로 전망됐는데, 조기 귀국하는 쪽으로 선회한 겁니다.

이 대사 측 변호인은 어제 수사를 맡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 조사 기일 지정 촉구서를 내기도 했습니다.

언제든 공수처에 나가 조사받겠다며, 하루빨리 조사 날짜를 잡아 달라는 겁니다.

이종섭 대사는 이미 공수처에 한 번 나간 적이 있죠.

출국금지 사실이 보도된 지 하루 만인 지난 7일 전격적으로 자진 출석해, 4시간 동안 조사를 받은 뒤, 사흘 만에 호주로 출국했습니다.

그러나 압수물 분석이 다 끝나지 않았고 실무진 소환도 구체화하지 않은 상황에서 의혹의 정점을 제일 먼저 조사한 거라서, 실무 책임자에서 시작해 '윗선'으로 올라가는 통상적인 수사 방식을 거스른 셈입니다.

공수처 관계자도 조사가 충분하지 않았다며, 의혹을 규명하려면 이 대사를 반드시 다시 불러 조사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비슷한 장면, 어디서 본 기억이 나지 않으시나요?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돈 봉투 의혹에 연루된 송영길 전 대표도 지난해 수사 과정에서 검찰에 자진 출석한 적이 있습니다.

검찰이 소환을 통보하기 전에 검찰청사에 나와 출입 신청을 시도했지만 담당 부장검사도 전화를 받지 않아 발길을 돌려야 했습니다.

지난해 5월에 한 번, 6월에 또 한 번, 이렇게 두 차례 자진 출석했지만 검찰이 번번이 거부해 면담이나 조사는 불발됐습니다.

검찰은 검찰대로 이유가 있었는데요,

실체적 진실을 규명하려면 때에 맞는 수사가 필요하다면서, 일방적으로 나와 조사해 달라는 건 통상적이지 않다고 꼬집었습니다.

여당도 당시 힘을 실었죠.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송 전 대표의 자진 출석은 수사 방해이자 특권 의식의 발로라며, '꼼수 출석 쇼'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습니다.

[윤재옥 / 국민의힘 원내대표(지난해 5월) : 검찰 수사를 방해하고 여론을 호도하려는 고도의 정치적 계산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민주당 돈 봉투 게이트는 얄팍한 출두 쇼로 덮을 수 없는 국민적 공분이 있다는 사실을 자각해야 할 것입니다.]

여당은 그러나 이번 이종섭 대사 사안에서는 공수처가 즉각 소환을 통보해야 한다며 태세를 전환했습니다.

대통령실은 더 나아가 공수처가 고발 이후 여섯 달 동안 소환요청을 한 번도 하지 않았다며 공수처의 수사 속도를 비판했는데요.

다만, 이 대사를 조사한 게 지난 7일, 보름 남짓 사이에 수사에 큰 진척이 있었을 가능성이 작은 데다, 공수처는 현재 수장도 없는 상태죠.

때문에, 이 대사가 입국해도 공수처에서 제대로 조사받을 수 있을지, 지난해 송영길 전 대표처럼 공수처의 문만 두드리다 돌아가는 건 아닌지 의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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