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아동 성폭행범 조두순.
부부싸움을 한 뒤 밤늦게 집 밖을 다닌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밤 9시 넘으면 문밖으로는 얼씬도 하지 마라."
이게 법원의 명령이었습니다.
법이 얼마나 우스우면,
사방팔방이 감시의 눈길이라는데 얼마나 같잖으면,
무단으로 외출했겠습니까?
그러면서 뻔뻔하게도 법정에서 하는 말이,
"나는 벌금 낼 돈이 없다."
스스로 벌금형 받을 거라고 예상하고, 벌금 낼 돈이 없다면서 선처해 달라, 판사한테 형량 협상을 시도한 겁니다.
벌금형이 웬 말입니까?
떡 줄 사람은 생각도 안 하는데 김칫국부터 마신 거죠.
판사는 "벌금은 실효성이 없다", "조두순이 진지하게 반성하고 있지도 않다"고 꾸짖으며 징역 3개월을 선고했습니다.
얼마나 반성 없는 태도였냐면요,
재판장이 주문하는 중간중간 말을 가로채며
"판사님이 예쁘게 말씀하시는데 안 들린다"
"초소에 간 거다, 초소에 간 게 잘못이냐!"
항의했다고 합니다.
윤웅성 기자입니다.
[기자]
출입문 양쪽으로 경찰 십여 명이 일렬로 서 있습니다.
아동 성폭행범 조두순이 재판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갈 때 자칫 벌어질 수 있는 돌발 상황에 대비하기 위해서입니다.
하지만 조두순이 법정 구속되면서 밖으로 모습을 드러내는 일은 생기지 않았습니다.
조두순은 지난해 말 '밤 9시 이후 야간 외출 금지'를 어기고 40여 분 동안 집 밖을 돌아다닌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1심 법원은 조두순이 전자장치를 부착해 야간 외출 제한을 위반하면 안 된다는 걸 잘 알면서도 이를 어겼다고 판단했습니다.
[A 씨 / 동네주민 : 거의 아이들은 안 내보내요. 여기서는. 애초에 (감옥에서) 내보내질 말았어야 하는데, 동네 분위기만 흐려지고 그런 게 좀 있었던 것 같아요.]
특히, 조두순 거주지 코앞에서 경찰이 24시간 지키고 있는데도 40분가량 행적을 놓치고 있다가,
조두순이 스스로 초소를 찾아간 뒤에야 무단 외출이 발각됐다는 사실에 불만을 토로했습니다.
[B 씨 / 동네주민 : 보셔서 아시겠지만, 앞뒤로 초소가 다 있잖아요. 그런데 그 양반이 그렇게 손쉽게 나와서 돌아다닌다는 거는 주민들로서는 이해가 안 가는 거죠.]
[앵커]
캄캄한 시골 길을 달리는 차, 남의 차를 훔쳐 타고 도주한 사람을 쫓는 상황입니다.
경찰과 40km가 넘는 추격전을 벌였습니다.
순찰차 블랙박스에 담긴 추격전, 영상과 함께 전해드리겠습니다.
SUV 한 대가 인적이 드문 시골 길을 빠르게 달리고 있습니다.
뒤따르는 경찰이 사이렌과 비상등을 켜고 멈추라고 지시하지만, 오히려 속도를 더 높입니다.
흙먼지를 피어오르네요.
길이 하나밖에 없는데, 맞은편에서 차라도 오면 어찌할지 아찔합니다.
어둠 속에서 사람이라도 나타난다면 자칫 큰 사고가 날 수도 있는 상황.
경찰관은 결단을 내립니다.
주택가 담벼락 앞에서 잠시 속도를 줄인 운전자!
이 틈을 놓치지 않고 차를 들이받아 멈춰 세웁니다.
차를 버리고 도망치던 40대 남성 A 씨.
삼단봉까지 꺼내 든 경찰에 체포됐습니다.
경북 포항에서 차를 훔친 남성은 약 80km 떨어진 청송에서 발견됐습니다.
이때 경찰과의 추격전이 시작된 거죠.
추격은 안동까지 40km나 이어졌습니다.
왜 이런 짓을 했는지 제대로 진술하지 않았대요.
술을 마셨다는데, 혈중알코올농도는 음주운전 기준보다 낮았습니다.
경찰은 남성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자세한 범행 동기를 조사하고 있습니다.
반인반수도 아니고, 한 지붕 두 가족도 아니고, 그렇다고 솔로몬의 선택을 하라고 할 수도 없는 아파트 단지가 있습니다.
같은 아파트 단지에 사는 건 맞는데요,
반은 서울 노원구민, 반은 경기도 의정부시민 이라고 합니다.
행정구역상 개천이 경계가 됐기 때문인데, 불편한 게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학교 배정도 다르고요, 전학도 어렵고요, 택시를 타도 할증 요금을 내라고 한다거나, 음식 배달도 어렵습니다.
같은 아파트지만, 행정구역 하나 달라서요.
좋아요, 좋아요.
다 양보한다 해도요.
누군가 갑자기 쓰러지면, 구급차는 어느 행정구역 안에 있는 병원으로 가야 합니까?
불나면 어느 관할에서 출동해야 되는 걸까요?
주민 불편 알면서도 행정구역을 바꾸지 못하는 이유.
여기에 있다고 합니다.
안동준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서울 노원구와 경기 의정부시 경계에 있는 아파트 단지입니다.
행정구역상 개천을 경계로 1·2단지는 경기 의정부시, 3·4단지는 서울 노원구에 속합니다.
경기도민인 1·2단지 주민들은 병원이나 마트 등 편의시설은 물론
지하철과 같은 교통시설이 더 가까운 노원구에 생활권을 형성하고 있습니다.
[이 모 씨 / 아파트 주민 : 버스를 타고 10분 정도를 나가서 (서울에 있는) 수락산역 쪽이나 도봉산역 쪽은 가야…. 의정부 쪽으로 나갈 일은 아예 없다고….]
재작년 가을, 80대 유 모 씨가 노인정에서 심근경색으로 쓰러졌을 당시 구급차는 30분이 걸려서야 도착했습니다.
1.7km 거리에 노원소방서가 있지만, 4.5km 떨어진 의정부소방서에서 출동했기 때문입니다.
지난해에야 노원과 의정부소방서가 공동대응하는 것으로 바뀌었지만, 주민들은 1분 1초가 아깝다고 입을 모읍니다.
[유 모 씨 / 아파트 주민 : 소방서끼리 서로 연락을 해서 우리 관할 아니니까 의정부소방서에 연락해서 의정부에서 하면 때가 벌써 늦잖아요.]
더구나 서울 노원구에 있는 도봉 운전면허시험장이 최근 2단지 바로 옆으로 이전을 추진하면서 주민들 불만은 더 커지고 있습니다.
앞서 의정부시와 노원구가 면허시험장 이전과 함께 1, 2단지 행정구역을 노원구로 이전하는 MOU를 체결했다가 의정부시장이 바뀌며 백지화됐는데,
결국, 행정구역 이전은 쏙 빠지고 면허시험장만 옮기는 꼴이 됐기 때문입니다.
[김 모 씨 / 아파트 주민 : 공기 같은 것도 되게 안 좋아질 것이고 교통량도 많아지고 그래서 그런 것 때문에 위험하기도 하고….]
이에 대해 의정부시는 인구 유출과 세수 문제가 걸려있다 보니, 행정구역 조정은 사실상 어렵다고 답했습니다.
[앵커]
'테라·루나' 사태의 핵심 인물인 권도형 씨가 이번 주말쯤 우리나라로 송환될 것으로 보입니다.
수사와 재판 모두 우리나라에서 받게 된 겁니다.
몬테네그로 재판부의 사법 절차가 마무리되면서 최종 결정, 한국행이 됐습니다.
권도형 씨의 법률 대리인인 항소 법원의 결정에 만족한다고 밝혔습니다.
미국으로 가면 최대 형량이 100년 이상도 가능했지만, 한국에서는 고작해야 40년이 최대였던 상황.
'만족한다'는 이 표현을 '테라·루나' 폭락 사태 피해자들이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류재복 기자입니다.
[기자]
몬테네그로 항소 법원은 권도형 씨의 한국 송환을 결정한 고등 법원의 판단을 확정했습니다.
앞서 고등 법원은 지난 7일 한국 정부의 범죄인 인도 요청이 미국보다 빨랐다는 이유로 권 씨를 우리나라에 인도할 것을 결정했습니다.
테라폼랩스 공동 창업자인 권도형 씨는 지난 2022년 4월 가상화폐 '테라·루나' 폭락 사태가 터지기 직전 잠적했습니다.
여러 나라를 떠돌던 권 씨는 지난해 3월 몬테네그로 공항에서 가짜 여권을 이용해 UAE로 가려다 체포됐습니다.
몬테네그로 법무부는 곧 우리 정부에 권 씨 송환을 공식 통보하고, 구체적인 신병 인도 일정과 절차를 협의할 예정입니다.
블룸버그 통신은 경제 사범 처벌이 강력한 미국을 피해 한국 송환을 원했던 권도형 씨의 승리라고 평가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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