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수의사회가 고양이에게 원인이 밝혀지지 않은 신경 근육병증이 발생했다고 밝힌 가운데 동물보호단체 라이프와 묘연이 그 원인으로 고양이 사료를 지목했다.
지난 11일, 대한수의사회는 전국에서 고양이 신경 근육병증이 발생하고 있다며 원충성 질병이 가장 유력하게 의심된다고 밝혔다. 또한 사료, 모래, 용품 등을다각도로 놓고 분석하고 있으나 아직 원인이 명확하지 않다며 "고양이의 식욕이 갑자기 떨어지거나 잘 일어나지 못하는 경우, 혹은 검붉은 소변을 보는 등의 이상 증상을 보이는 경우에는 즉시 동물병원을 내원해 정밀 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권고했다.
그로부터 나흘 뒤, 동물보호단체 라이프와 사단법인 묘연은 급성 신경병증과 콩팥 질환 증상을 보인 80마리와 그 보호자 49명을 전수조사한 결과 특정 제조원의 사료를 급여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전했다.
라이프 측은 질병이 전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한 점, 사망한 고양이의 품종이 모두 달랐던 점, 예방을 마친 실내 생활 반려묘들이 폐사한 점 등을 근거로
원충성 질병이 아닐 가능성이 크다는 입장이다. 조사에 따르면 15일을 기준으로 피해 고양이 80마리 중 31마리가 사망했고, 47마리가 입원·통원 치료를 받고 있으며, 2마리가 회복 중이다.
이후에도 사례 신고가 추가로 접수돼 90건 이상에 이르렀다고 한다. 피해 고양이들의 경우 한 집에서 생활하던 고양이 3마리가 순차적으로 사망한 경우도 있었으며 12마리 중 4마리가 숨지고 8마리가 입원 중인 사례도 있었다.
라이프 심인섭 회장은 YTN과의 통화에서 "사료의 문제가 클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49가구 대부분이 특정 제조원에서 2024년 1~4월 생산한 고양이 사료를 급여하고 있었던 것으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어 "피해 상황은 라이프 공식 인스타그램을 통해 업데이트될 예정"이라고 전했다.
분석 결과 사료 제조사별 문제 사례 건수는 M사, E사, H사가 47건, O사가 2건, R사가 1건으로 나타났으며 이 중 제조원 M, E, H사는 상호명만 다르고 제조 공장 주소지가 같았다.
대한수의사회는 아직 사료를 포함해 다각도로 원인을 분석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다만 수의사회 허주형 회장은 "사료 내 첨가될 수 있는 항생제 중 살리노마이신이라는 성분이 골격근 괴사와 융해를 일으킬 수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한국사료협회에 사료 분석 신청을 해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고 전했다.
또한 허 회장은 고양이를 키우는 보호자들에게 "현재 전국 동물 병원과 상황을 공유하고 있다. 고양이를 키우는 보호자들은 동물병원에 가서 어떤 사료를 먹는 게 좋은지 상담하는 것을 권한다"고 전했다.
디지털뉴스팀 정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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