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어린이집 보육교사가 감기약을 먹지 않는다며 3살짜리 아이의 얼굴을 때리는 등 수차례 학대한 혐의로 경찰에 입건됐습니다.
아이는 뇌종양을 갖고 태어나 세심한 관리가 필요했는데, 보육교사는 직무 스트레스를 받는다며 아이를 학대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윤웅성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어린이집 식사 시간, 보육교사가 남자아이에게 감기약을 먹입니다.
아이가 고개를 돌리면서 흘리자, 물티슈를 뽑아들더니 그대로 얼굴을 강타합니다.
밀치고, 또 밀치고, 얼굴을 닦아주는 척하며 잇따라 얼굴을 강하게 치는데 그때마다 아이는 뒤로 자빠집니다.
아이를 끌어다 눕히고 약을 먹인 뒤에는 눈물을 닦고 있는 아이 얼굴을 또다시 밀칩니다.
아이는 뒤로 밀려 벽에 부딪힙니다.
아이 얼굴에 남은 시뻘건 손자국을 이상하게 여긴 부모는 어린이집 CCTV를 보고 억장이 무너졌습니다.
[A 씨 / 피해 아동 아버지 : 말이 안 나오죠. 이게 말도 안되는 일이니까요. 아이가 날아갈 정도로 맞으니까 너무 억울한 거죠. 말도 못하는 아이가 표현도 아직 배워가는 과정인데….]
더구나 아이는 양성 뇌종양이 있는 상황.
부모는 건강에 악영향을 줄 수 있는 만큼 머리에 충격이 가지 않게 조심해달라고 어린이집에 부탁까지 한 상태였습니다.
[A 씨 / 피해 아동 아버지 : 생활하는 데는 문제 없으니까 세게 충격을 가하거나 어디 부딪히지 않게만 좀 봐주십시오. (그런데도) 때린 것에 대해서 너무 화가 나더라고요.]
4개월 치 CCTV를 분석한 경찰은 이 보육교사가 또 다른 여자아이도 학대한 정황을 포착했습니다.
올 초부터 두 달여 동안 두 아이를 때리거나 꼬집고, 음식을 강제로 먹이는 등 26차례에 걸쳐 학대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그런데 보육교사는 자신이 상처를 남기고도 부모들이 보는 알림장에는 아이가 뛰다가 넘어진 것처럼 적은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B 씨 / 피해 아동 어머니 : 반 아이 중에 저희 아이가 유일한 여자아이여서 더 마음이 갔다고 하더라고요. 근데 더 마음이 가서 이렇게 때릴 수가 있는 건가….]
보육교사는 직무 스트레스 때문에 그랬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경찰은 지난달 보육교사를 아동학대 혐의로 검찰에 넘기고,
어린이집 원장에 대해서는 관리·감독 소홀 등이 드러나지 않아 무혐의 처분을 내렸습니다.
부모들은 조만간 검찰에 보육교사에 대한 엄벌탄원서를 제출할 계획입니다.
YTN 윤웅성입니다.
촬영기자;류석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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