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도의회 의원들이 소방 출동 태세를 점검하겠다며 논에 불을 일부러 지르고 소방에 신고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논란이다.
소방공무원 노동조합은 '갑질 행위'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경북도의회와 소방공무원노동조합 등에 따르면 지난 18일 오후 3시 40분쯤 상주시 화산동의 논두렁에 불이 났다는 신고가 119상황실에 접수됐다.
화재 신고를 한 남성은 경북도의회 건설소방위원회 소속 직원이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소방 당국은 대형 펌프 차 등 2대 등을 현장에 출동시켰고, 그중 1대가 8분 만에 도착했다. 현장에는 비교적 좁은 면적에 지푸라기 등 잡풀이 타고 있었다.
도의원들이 지펴놓은 대형 모닥불 크기의 불더미였고 진화까지는 약 10∼20초 가량이 걸렸다.
도의원들은 소방대원들에게 "신속하게 출동해서 진압을 잘했다"라고 칭찬을 한 뒤 "서장님한테 말씀해 주세요"라고 말하며 차량에 다시 탑승하고 현장을 떠났다.
가을철 산불 예방 기간에 벌어진 도의원들의 어처구니없는 행태에 노조는 경북도의회에 강하게 항의했다.
김주철 '소방 공무원 노조 경북 위원장'은 "도의원들의 갑질이고 권한 남용"이라며 "정기 훈련, 불시 출동 훈련까지 따로 있는데 무슨 짓이냐"고 비판했다.
경북도의회 건설소방위원회는 "이날 상주소방서에서 행정사무 감사를 마치고 구미소방서로 이동하던 중 이러한 점검을 기획했다"며 "행정사무 감사 기간 도민의 안전을 도모하고 생명을 보호하기 위해서 현장을 확인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디지털뉴스팀 박선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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