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징글징글해 죽겠네"…죽은 교직원 휴대폰 속 녹음파일 '충격'

2024.12.20 오전 08:37
MBC 보도화면
전북의 한 학교에서 근무하던 40대 교직원이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된 가운데, 고인의 휴대폰에서 직장 동료와 갈등을 겪는 정황이 담긴 녹음 파일이 수십개 발견됐다.

지난 18일 MBC '뉴스데스크' 보도에 따르면, 전북 한 초등학교 행정실 직원 A씨(43)가 지난 11일 자택에서 스스로 생을 마감하며 유서를 남겼다.

A씨는 유서에 "정상적으로 일하며 일상생활을 영위할 수 없음을 깨달았다"고 적었다.

A씨의 휴대전화에서 발견된 녹음 파일에는 직장 동료가 "죽겠네요. 진짜. 내가 아주 징글징글하네", "나랑 근무하면 죽겠잖아요. 선생님도 빨리 가세요", "나랑 근무하니까 죽겠죠"라고 말하는 음성이 담겼다.

다른 녹음 파일에도 같은 사람이 "선생님, 저한테 미안하지도 않으세요? 정말 지긋지긋하네. 선생님 정말 괜찮으신 거예요? 선생님은 제가 이렇게 하는 게 괜찮으세요?"라고 말했다.

유족은 A씨가 교내 행정실장의 지속적인 폭언에 시달려왔다고도 주장하고 있다. 고인의 친언니는 이날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잠겨 있는 휴대전화를 열고 장례식장에서 녹음된 음성 파일을 누르자 날카로운 목소리의 폭언과 다그치고 책상을 쾅쾅 치며 독촉하는 소리 등 2시간 분량의 녹음에는 말이 끊이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어 "녹음 하나만 듣고 있어도 제가 정신이 나갈 만큼 엄청난 폭언이 이어지고 있었다. 이런 녹음이 연초부터 마지막 근무일까지 이어졌다"며 "교장 선생님이 장례를 하는 3일 내내 오셔서 저에게 동생이 이런지 전혀 몰랐다. 동생이 일을 어려워해서 어쩌고저쩌고. 정말 듣고 있기 힘들었다"고 토로했다.

전북교육청은 직장 내 괴롭힘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감사에 착수한 상태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 ☎109 또는 자살예방 SNS 상담 ‘마들랜’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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