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물 차오른 바다서 30분간 사투한 해경...실종 직전 영상 공개

2025.09.15 오전 09:03
인천해양경찰서 제공
갯벌에 고립된 중국인을 구하려다 숨진 해양경찰관 이재석(34) 경사의 실종 직전 모습이 공개됐다.

14일 공개된 해경의 순찰 드론 영상에는 지난 11일 새벽 이 경사가 인천시 옹진군 영흥도 갯벌에 고립된 중국 국적 70대 A씨를 만나고 실종될 때까지의 모습이 담겼다.

이 경사는 당일 오전 2시 54분쯤 만난 A씨가 발을 다친 상태인 걸 확인하고 업으려 했지만 실패했다. 이에 자신이 입고 있던 구명조끼를 벗어서 A씨에게 건네주고, 주머니에 장갑을 꺼내 다친 A씨의 발에 끼워준 뒤 손을 잡고 육지를 향해 걸어 나갔다.

그러나 이 경사는 3시 2분쯤 허리까지 오던 물이 턱밑까지 차오르기 시작하자 강한 물살에 A씨의 손을 놓치고 멀어졌다.

이 경사의 마지막은 A씨를 만나고 33분 뒤인 3시 27분쯤 바다에서 생존을 위해 사투를 벌이고 있는 모습이었다. 이 경사는 양손으로 손전등과 재난안전통신망 단말기를 쥔 채 물속에서 겨우 발을 움직이면서 떠 있었다.

인천해양경찰서 상황실은 오전 3시 30분쯤에야 실종 보고를 받고 중부해경청에 항공기 투입을 요청한 뒤 함정과 구조대 등을 현장에 보냈다.

이 경사는 A씨를 만나기 전인 오전 2시 43분 "물이 차올라서 (추가 인원 투입이) 조금 필요할 거 같긴 하다"고 영흥파출소 당직 팀장에게 알렸으나 별다른 조치는 없었다. 이어 2시 56분 "요구조자는 발이 베어 거동이 안 된다고 해서 구명조끼를 벗어드려서 이탈시키도록 하겠고 물은 허리 정도까지 차고 있다"고 전했으나 이때도 추가 인원은 현장에 투입되지 않았다.

결국 바다에서 실종된 이 경사는 오전 9시 41분쯤 옹진군 영흥면 꽃섬 인근 해상에서 심정지 상태로 발견됐고,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숨졌다.

해양경찰청 훈령인 '파출소 및 출장소 운영 규칙'에 따르면 순찰차는 불가피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2명 이상 탑승을 원칙으로 하지만, 당시 현장에선 규칙이 지켜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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