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열린라디오YTN] 12.3 비상계엄 당시 우리 언론은 어떤 모습을 보였나?

2025.12.15 오후 10:15
[열린라디오 YTN]

■ 방송 : YTN라디오 FM 94.5 (20:20~21:00)
■ 방송일 : 2025년 12월 6일 (토요일)
■ 진행 : 최휘 아나운서
■ 대담 : 김언경 뭉클 미디어 인권연구소장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내용 인용 시 YTN라디오 인터뷰 내용임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 최휘 : 한 주간 뉴스를 꼭꼭 씹어보는 시간, 미디어 비평입니다. 오늘은 김언경 뭉클 미디어 인권연구소장과 전화연결 되어있습니다. 안녕하세요.

◇ 김언경 뭉클 미디어 인권연구소장 (이하 김언경) : 안녕하세요.

◆ 최휘 아나운서 (이하 최휘) : 12.3비상계엄이 1년이 지났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비상계엄과 언론에 대한 이야기를 좀 해보신다고요. 먼저 12.3 비상계엄 당시에는 언론이 어떤 역할을 했는지 볼까요?

◇ 김언경 : 기자협회보의 를 보면 ‘목숨걸고 취재했던 그 날 밤 기자들 이야기’를 정리했습니다. 당시 ‘모든 언론과 출판은 계엄사의 통제를 받는다’는 포고령이 발표되었기에 취재하다 체포될 수 있지만 여러 언론인들이 국회, 국방부, 대통령실, 정부세종청사등이 현장으로 달력가 이 상황을 취재해서 보도했습니다. 기자협회보 기사는 “12월 3일 밤, 기자들은 각자의 자리에서 역사의 현장을 기록했다. 체포될 수 있다는 공포 속에서도 카메라를 들고 펜을 잡았다. 그렇게 기록된 그날 밤은 대한민국이 어떻게 민주주의를 지켜냈는지 보여주는 생생한 증언이 됐다고 했습니다. 1년이 지난 지금 기자들은 다시금 되새긴다. 현장의 중요성을, 기록의 중요성을. 민주주의는 그냥 주어지는 것이 아니기에, 기자들은 앞으로도 매순간 현장을 기록하고 지켜낼 것이다.”라고 했습니다.

◆ 최휘 : 소장님도 언론인들이 12.3 비상계엄 당시 매우 긍정적으로 활동했다고 보시나요?

◇ 김언경 : 저도 당일 많은 언론인들이 이를 취재하고 기록했다는 사실은 분명 의미가 있다고 봅니다. 미디어오늘 을 보면 계엄 당일 대통령실을 지킨 기자들의 상황을 상세히 전했는데요. 이 기사에서 기자들의 의견을 종합하면 대통령실에서 이날 자정부터 비상계엄 해제까지 약 4시간 30분 정도 기자들에 대한 출입통제, 사실상의 '감금' 사태가 있었는데 지시 라인과 책임소재를 밝힐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의 언론사 단전·단수 지시는 특검 수사 대상에 올랐지만 국방부와 대통령실 출입기자에 대한 통제는 관련 조사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또한 계엄 선포한 녹화 방송에 대한 의문도 남아있다. 한 기자가 "사실상 녹화 방송인 것이 밝혀졌고 대통령실 출입매체인 KTV를 통해 각 방송사들이 라이브인 것처럼 송출한 것인데 언론인이라면 여기에 의문을 가져야 하지 않겠나"라면서 "녹화인 것을 감추고 그대로 받아서 보도하는 게 맞는지, 아무 문제 의식 없이 넘어가는 것이 맞는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는 것입니다. 시간이 흘렀지만, 언론인으로서 이런 사항에 대해서 문제제기하고 집요하게 진상규명을 하려는 태도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또한 이 말씀을 꼭 드리고 싶은데요. 12.3 계엄이 성공하지 못한 여러 이유 중 중요한 것은 미디어의 변화때문이라고도 생각합니다. 기성 언론인뿐 아니라 누구라도 핸드폰으로 현장을 중계할 수 있고, SNS로 자신의 뜻을 피력할 수 있는 상황에서 용감한 시민들이 현장을 감시했던 것을 우리는 기억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최휘 : 전체적으로 12.3 비상계엄 당일 언론인의 행태에 대해서는 긍정적 평가를 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그중에서도 특별히 칭찬하는 부분은 없을까요?

◇ 김언경 : 12·3 불법 비상계엄 당시 긴박했던 국회 현장을 카메라에 담은 국회 출입 영상기자들이 2025년 힌츠페터 국제보도상 뉴스 부문 수상자로 선정되었습니다. 1980년 5월 계엄군의 시민 학살 참상을 영상으로 기록해 세계에 알린 위르겐 힌츠페터 영상기자의 정신을 계승하기 위해 만들었지요. 공동 주최자인 5·18기념재단과 한국영상기자협회는 5일 뉴스상 부문에 '한밤의 계엄령-2시간 38분의 기록'을 선정했다고 밝혔어요. 수상자인 국회출입 영상기자 48인은 KBS·MBC·SBS·YTN·MBN·OBS·JTBC·연합뉴스TV·KBC·G1·아리랑TV 등 국내 방송사와 일본 방송사인 NHK·TV아사히·후지TV 소속입니다. 심사위원회(위원장 마리오 슈미트)는 뉴스 부문 심사평에서 "'계엄'을 내세운 쿠데타 상황에서 용기를 내어, 민주주의의 위기를 현장에서 기록하고, 세상에 알린 한국영상기자들의 기자정신을 높이 평가했다"고 밝혔습니다. 심사위원회에 따르면 비상계엄을 선포되자마자 국회 출입 영상기자들은 즉시 국회로 향했고요. 당연히 경찰 봉쇄를 피해 국회 담을 넘고, 동료가 붙잡히는 상황도 겪었습니다. 이들은 국회 내에 도착한 후 영상기자실 열쇠를 찾아 카메라와 장비를 챙겼고, 단체 채팅방을 통해 상황과 진입 경로를 공유했습니다. 특히 국회영상기자단은 민주주의가 위협받는 초유의 상황에 공동 취재를 결정했고요. 취재 영상은 모든 풀단의 송출망을 개방해 동시에 송출했고, 기자들은 본관 안팎으로 흩어졌다고 합니다. 밤 11시, 계엄사령부가 포고령을 통해 강압적 언론 통제를 예고했지만 영상기자들은 계엄군을 막아선 시민과 보좌진, 동료들과 현장을 지켰습니다. 12월4일 자정을 넘어 계엄군의 본관 진입 시도가 본격화되자, 기자들은 현장을 놓치지 않았다고 합니다. 국회방송 중계가 불가능한 상황에서, 본회의장에는 단 한 명의 영상기자가 남아 긴박한 상황을 전 세계에 생중계했지요. 새벽 1시3분, 석 의원 전원 찬성으로 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이 가결되었고 이 소식은 실시간으로 세상에 전해졌으며 계엄군은 철수했습니다. 심사위원회는 "기자들은 군 헬리콥터와 무장한 계엄군을 마주하며 극도의 공포를 느꼈지만, 사명감으로 카메라를 놓지 않았다. 계엄군의 방해와 위협에도 불구하고 상세한 기록을 남겼으며, 이는 추후 계엄 사태를 분석하는 중요한 자료가 되었다"고 평가했습니다.

◆ 최휘 : 12.3 비상계엄이 1년이 되자 최근 관련 보도들도 많은데요. 최근의 보도에 대해서는 어떻게 평가하세요?

◇ 김언경 : 제가 요즘 내란 관련 보도를 보면 내란은 매우 심각한 위헌행위이고 인권침해 행위이기 때문에 반드시 이에 대한 역사적 법적 진상규명은 끝까지 이루어지는 것이 정의입니다. 그러나 요즘 보도들을 보면 이제 지쳤다, 분열보다는 화합을 하자 이러면서 대충 지나가는 그런 주장들이 많은겁니다. 그래서 뉴스빅데이터를 제공하는 빅카인즈에서 2025년 9월 4일부터 12월 4일 그러니까 3달간의 보도를 통해서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이 기간의 빅카인즈에 내란, 비상계엄, 계엄이 들어간 보도는 총 34,304건이었습니다. 전체의 2.3%가 내란 관련 보도였습니다. 그런데요. 이중에서 피로감이라는 표현이 들어간 표현은 얼마나 있나 봤어요. 총 242건이고요. 내란몰이라는 표현이 657건입니다. 분열이라는 표현이 포함된 보도가 979건, 이 세가지 표현이 들어간 보도가 1,803건이었습니다. 실제로 내란 1주년을 맞아 내놓은 언론사 사설들을 보면 국민통합을 강조하는 내용들이 많았습니다. 제가 본 보도 중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중앙일보의 인데요. 이 기사에서는 ‘계엄 숙군’이라는 표현을 쓰면서 이것이 1년 째 현재 진행형이라고 했습니다. 보도에서는 익명을 요구한 군 관계자의 발언이라면서 “처음 새 정부 출범 때만 해도 적극 가담자가 아니면 문제가 없을 것이란 기대도 있었는데, 최근 인사 기조를 보고 국방부나 합참의 직위자들은 장성이나 영관급을 막론하고 자포자기하는 분위기라고 들었다”며 “계엄과 이로 인한 징계 등을 보며 특히 군의 허리인 영관급 장교나 부사관들이 군을 떠나려 하고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이런 목소리가 있을 수는 없죠. 그러나 계엄 1년이 되는 상황에서 군과 관련해 지적해야 하는 보도는 이런 것이 아니라 앞으로 군이 대통령의 부당한 명령에 대해서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를 다뤄야하는 것 아닐까 이런 아쉬움이 컸습니다.

◆ 최휘 :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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