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김건희 특검팀이 오늘 오전, 180일 동안의 수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특검 측은 김 씨가 역사책에서나 볼 법한 매관매직을 일삼았다고 지적했습니다.
특검 소식, 취재기자 연결해 자세히 짚어보겠습니다.
이준엽, 안동준 기자 나와주세요.
[기자]
서울 광화문 김건희 특검 사무실입니다.
김건희 특검이 남긴 성과와 숙제, 하나씩 짚어 보도록 하겠습니다.
자, 보도자료만 55쪽에 달하더라고요.
오늘 발표 내용부터 정리해볼까요.
[기자]
민중기 특검부터, 6명 특검보까지 발표 자리에 총출동했는데요.
말씀하신 보도자료 55쪽에 '김건희'만 179번이 들어갔습니다.
발표 내내 김 씨를 직격하는 대목이 여럿 등장했는데요.
민 특검은 수사한 바에 따르면 김건희 씨가 대통령 배우자 신분을 이용해, 각종 인사와 공천에 쉽게 개입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로 인해서 대한민국 공적 시스템이 크게 무너졌음을 확인했다고도 덧붙였습니다.
이어 나선 김형근 특검보는 더 강한 어조로, 서로 전혀 공통분모 없는 다양한 사람이 대통령이 아닌 김 씨를 찾아가 자신이 원하는 바를 청탁하고 금품을 줬다고 꼬집었습니다.
또, 청탁한 그대로 실현됐다며, 대통령 배우자가 역사책에서나 볼 법한 현대판 매관매직을 일삼고, 국민 눈길이 미치지 않는 장막 뒤에서 불법적으로 국정에 개입했다고 평가했습니다.
오정희 특검보는 김 씨가 윤 전 대통령의 정치 입문 단계부터 주도적인 역할을 했고, 대통령 당선 후에도 공천에 적극 개입하는 등 '정치공동체'로 활동해놨다고 언급했고요.
박상진 특검보는 통일교 사건이 통일교 지도자의 정교일치 욕망, 대통령 배우자와 정권 실세의 도덕적 해이와 준법정신 결여, 정권에 기생하는 브로커들의 이권 추구가 결합해 빚어낸 일이라고 비판하기도 했습니다.
수사 통계도 제공됐습니다.
여태까지 특검이 사건 수 기준으로 76명을 기소했습니다.
구속영장 29건을 청구해 20건이 발부돼, 기각률은 31%를 기록했습니다.
[기자]
김건희 씨 측도 오늘 발표에 대해 입장을 냈더라고요.
수사는 말로서 종결되는 게 아니라, 종국적으로는 법정에서 증거로 완성된다, 변호인단은 향후 재판 과정에서 사실이 과장되거나 정치적 프레임으로 왜곡되지 않도록 끝까지 점검하겠다고 했는데, 오늘 발표 내용에 대해서는 법정에서 다투겠다는 취지로 읽힙니다.
[기자]
특검 측이 입법 미비를 지적한 점도 인상 깊었는데, 한 번 짚어주시겠어요.
[기자]
김형근 특검보는 우선 김 씨의 금품 수수에 대해서 기존 법률의 한계로 합당한 처벌에 부족함이 있었다며 안타깝다고 말했습니다.
"기존법률이 대통령 배우자의 헌법질서 파괴행위를 예측하지 못했다"고 평가했는데요.
청탁금지법상 공직자 등에 '대통령 당선인'이 포함되지 않아 윤석열 전 대통령의 당선인 시절 이뤄진 일에 대해서는 의율이 어려웠다는 겁니다.
대통령 영부인에 대해서도 공직자에 준해서 엄중히 처벌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오정희 특검보도 윤 전 대통령이 당선인 신분으로 김영선 전 의원의 공천에 개입한 사실이 확인되는데도 기소하지 못했다고 설명했습니다.
공직선거법상 대통령 당선인이 공무원으로 규정되지 않아서인데요, 이와 관련해서도 입법 논의가 필요한지 검토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기자]
이제 마무리하는 특검의 성적표를 한 번 볼까요.
특검의 출발점이자 종착지는 김 씨잖아요.
특검 수사로 김 씨의 막대한 금품 수수 혐의가 드러났죠.
[기자]
제가 한 번, 김 씨가 받은 게 특검이 산정한 액수로 얼마나 되는지 계산해봤는데요.
비싼 순서대로 하면, 명태균 씨에게 받은 여론조사가 모두 2억7,440만 원이었습니다.
그리고 김상민 전 검사가 준 이우환 화백의 '점으로부터' 연작 그림, 김 씨는 위작이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이게 1억4천만 원이라고 특검은 보고 있습니다.
여기에 서희건설 이봉관 회장의 나토 3종 귀금속과 통일교 측의 그라프 목걸이 등을 모두 더해보니 가액이요, 모두 6억4,908만 원어치였습니다.
조금 전 특검 발표 때는 금품만 따로 산정하면서, 김건희 씨는 피의자로 포함이 안 된 로저비비에 가방은 포함했더라고요.
이렇게 산정해보면 금품만 3억7,725만 원 상당이 됩니다.
이뿐만 아니라, 특검은 수사를 통해 기존 무혐의 처분했던 검경 수사를 뒤집기도 했죠.
[기자]
대표적인 것이 김 씨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수사입니다.
2019년부터 검찰이 수사한 기간만 4년 6개월이었는데, 결론은 김 씨 무혐의였습니다.
반면 같은 사건을 두고 특검은 출범 58일 만에 김 씨를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겼습니다.
특검은 '장기간에 걸친 사회적 논란에 종지부를 찍었다'고 자평하더라고요.
검찰은 영상이 버젓이 찍혀 논란이 됐던 최재영 목사의 디올 가방 수수 의혹도 지난해 10월 무혐의 처분했습니다.
청탁이 없었다는 건데, 특검은 직무 관련성 법리를 면밀히 검토해 정반대로 판단했습니다.
[기자]
하지만 성과만 낸 건 아니었죠.
'3특검' 가운데 논란도 가장 많이 휘말렸잖아요.
[기자]
네, 여러 구설에 오르면서 정례 브리핑이 이뤄지는 현장을 가보면 마치 청문회장 같은 분위기가 될 때도 적잖았습니다.
먼저, 공흥지구 특혜 의혹으로 조사받은 양평군 공무원이 세상을 등지면서 회유·강압 수사 논란이 일었습니다.
조사에 문제가 없었다고 했다가, 잡음이 커지자 고개를 숙이며 빈축을 샀습니다.
특검은 자체 감찰 결과 강압적 언행이 있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면서도, 해당 수사관들은 파견 해제했습니다.
여기에 민 특검 본인이 과거 동창 회사에 비상장 주식 투자를 했다가 상장 폐지 전에 팔아치운 사실이 알려지기도 했고요.
논란의 정점은 '통일교 편파 수사 의혹'입니다.
통일교에서 더불어민주당 측에 돈을 건넸다는 의혹은 수사하지 않았다는 건데, 논란으로 인해 정치권에선 '통일교 특검'이 추진되고 있습니다.
또,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는 아예 특검을 직무유기 혐의로 수사하며 압수수색까지 벌였습니다.
[기자]
오늘 특검 최종 발표 자리에서도 논란에 대한 언급이 있었습니다.
양평 공흥지구 수사를 맡은 문홍주 특검보는 어떻든 간에 유족들에 죄송하다면서 다시 한 번 고개를 숙였습니다.
또, 통일교 수사를 맡은 박상진 특검보는 특검에서 확보한 진술이 여야 정치인 5명에 대한 것이었다며 더불어민주당 관련해서만 수사를 개시하지 않았다는 건 사실이 아니라고 강조했습니다.
이어 정치권에서 거론되는 특검 등에 대해선 특별히 소회를 말할 것이 없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특검이 남긴 숙제들도 한 번 짚어주시죠.
[기자]
네, 민 특검은 '시간상 제약'과 '능력부족'을 거론했는데, 발표 내내 시간 부족으로 인한 아쉬움이 언급됐습니다.
특히 특검이 재판에 넘긴 수많은 김건희 씨의 금품수수 의혹과 관련해, '뇌물죄' 적용 여부는 결론이 나지 않았습니다.
또,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의 텔레그램 내역으로 드러난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의 수사무마 의혹도 마무리하지 못했는데요.
특검 측은 압수물 분석 과정에서 단서가 될 만한 '유의미한 내용'을 확인했지만, 수사 기간이 만료돼 마무리하지 못했단 취지로 설명했습니다.
수사 막바지에 이르자 이원석 전 검찰총장 등 주요 피의자나 참고인들은 모두 이런저런 이유를 대고 소환통보에 불응했는데요.
특검은 이 전 총장에게는 서면으로 답하겠단 의사를 확인해 질문지를 보내둔 상황입니다.
특검은 의욕적으로 수사해온 종묘 사적 유용이나 대통령실 비서관 자녀 학교폭력 무마 의혹 등도 종결하지 못했습니다.
이런 의혹들은 모두 경찰청 국가수사본부가 넘겨받게 됐습니다.
[기자]
저희가 준비한 소식은 여기까지입니다.
지금까지 서울 광화문 김건희 특검 사무실에서 전해드렸습니다.
영상기자 : 김자영
영상편집 : 변지영
디자인 : 지경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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