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약국도 나프타 대란 직격타 "물약통 주문 막혀, 소아과 인근 심각"

2026.04.02 오후 04:18
AI로 제작한 이미지
중동사태 여파로 나프타 등 석유화학 원자재 공급이 흔들리면서 일상에서 흔히 쓰는 약통 등 필수 의료 소모품도 직격탄을 맞았다.

서울 마포구 공덕동의 한 약국은 요청 시 2개까지 제공하던 플라스틱 약통 지급을 최근 하나로 줄였다. 약국 직원은 "약통 주문하기가 아주 어려워졌다"며 "소아과 인근 병원들은 더욱 심각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서울 서대문구 홍은동에서 약국을 운영하는 이모(58) 씨도 "주변에 소아과가 많아 하루에 보통 약통 100∼200개가 나가는데 3월 말부터 거래처 주문이 막혀 막막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조만간 약통 지급이 어렵다는 공지문을 붙일 계획이며, 유상으로 추가 약통 구매가 가능했지만 당분간 판매도 하지 않기로 했다는 설명이다.

이 씨는 "환자분들께 차분히 설명을 드리지만 간혹 '얼마나 한다고 안 주느냐'라는 말을 듣기도 한다"며 여러모로 대응이 어려운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이러한 변화를 소비자들도 체감하고 있는 실정이다. 서울 마포구에 사는 양모(42) 씨는 이날 오전 딸의 소아과 진료를 마치고 약국에 갔다면서 "약사님께 부탁드려 겨우 플라스틱 약통 하나를 받았다"며 "전쟁 여파가 여기까지 미칠지 몰랐다"고 했다.

병의원과 약국에 납품하는 한 플라스틱 제조업체 관계자는 "나프타분해시설(NCC) 가동률이 절반 수준으로 떨어진 상황에서 이를 배급해주듯 업체들에 나눠주다 보니 원료가 턱 없이 부족한 실정"이라며 "사정이 매우 심각하다"고 토로했다. 이 밖에 약 포장지부터 라텍스 장갑, 주사기 등도 일제히 영향을 받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한 의료소모품 전문 온라인 쇼핑몰은 전날 안내문을 띄워 "최근 국제 정세로 인한 원부자재 가격 상승과 중동 사태로 인한 유가 폭등으로 일부 제품의 가격을 인상한다"고 공지했다. 김포의 한 플라스틱 업체는 당분간 약통 판매를 중단한다고 안내했다.

대학병원 역시 수액 백, 변 봉투, 의료용 가운 등 의료용품 전반에서 공급 불안을 체감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는 이날 업종별 석화제품 수급 상황을 점검하는 회의를 열어 보건 의료, 생활필수품 등에 필요한 중요 품목 생산에 차질이 없도록 면밀히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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