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제천의 한 고등학교에서 학생이 버린 담배꽁초로 추정되는 화재가 발생한 가운데, 학교 측이 교내 흡연을 사실상 방치해 왔다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이 커지고 있다.
27일 SBS와 연합뉴스 등에 따르면 지난 23일 오후 12시 50분쯤 제천의 한 특성화고등학교 급식소 인근 건물 외부에 놓여 있던 50ℓ 쓰레기봉투에서 불이 났다. 불은 점심 식사를 마치고 나오던 학생과 교사가 소화기로 곧바로 진화했으며,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당국이 현장에 도착했을 당시에는 이미 진화가 완료된 상태였다.
학교 측은 학생이 담배를 피운뒤 불씨가 남아 있는 담배꽁초를 쓰레기봉투에 버리면서 불이 난 것으로 보고 있다. 이 화재로 쓰레기봉투 일부와 인근 시설물이 그을리는 피해가 발생했지만, 건물 내부나 주변 산으로 번지지는 않았다.
문제는 불이 난 장소가 학생들 사이에서 평소 흡연 장소처럼 이용돼 왔다는 점이다. 국민건강증진법에 따르면 모든 초·중·고교 교내는 금연구역이지만, 재학생들과 학부모들은 해당 공간에서 학생들의 흡연이 공공연하게 이뤄져 왔다고 주장했다.
특히 일부 학생들은 학교 교장이 지난해 전교생이 모인 자리에서 "그쪽에서만 피우라", "담배를 피우되 꽁초와 쓰레기만 잘 처리하라"는 취지로 말해 사실상 특정 장소에서의 흡연을 용인한 것처럼 받아들였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해당 학교 교장은 "흡연을 묵인하거나 조장했다는 해석은 지나친 비약"이라며 관련 의혹을 부인했다. 다만 교장 본인 역시 해당 장소에서 담배를 피운 적이 있다고 인정했다.
ⓒ SBS 보도 화면 캡처
화재 이후 학교 대응을 두고도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일부 학생들은 화재 당시 현장을 촬영하자 교장이 촬영을 한 학생을 윽박질렀다고 주장했다. 또 언론 제보에 관여한 학부모에게 "좋은 일도 아닌데 학교가 홍보되고 있다", "현명한 판단을 요청드린다"며 제보를 취소해 달라는 취지의 문자메시지를 보내기도 했다.
한 학부모는 "이전부터 흡연 문제와 화재 위험을 학교와 교육 당국에 알렸지만 개선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논란이 확산되자 충북교육청은 해당 학교에 대한 현장 조사에 착수하겠다고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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