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건X파일] "내 새꾸 찾아주세요!" 우리 개 데려간 개장수, '물건' 절도죄?

2026.04.28 오후 12:06
■ 방송 : FM 94.5 (06:40~06:55, 13:40~13:55, 19:40~19:55)
■ 방송일 : 2026년 04월 28일 (화)
■ 진행 : 이원화 변호사
■ 대담 : 권지안 변호사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를 바랍니다.

◆ 이원화 : 만약 내 가족 같은 반려동물이 누군가에 의해 그렇게 사라졌다면, 법적으로 나는 어디까지 책임을 물을 수 있을까, 물어야만 할까..! 그래서 사건엑스파일, 오늘 방송에서는, 바로 그 지점을 중심으로 이 사건, 자세히 들여다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사건엑스파일, 이원화 입니다. 로엘 법무법인, 권지안 변호사와 함께 합니다. 변호사님, 어서오세요.

◇ 권지안 : 네, 안녕하십니까? 로엘 법무법인의 권지안 변호사입니다.

◆ 이원화 : 정말 속상하단 말로도 부족한 사건인데요. 실제 어떤 일이 있었던 건지 지금까지 확인된 사실관계부터 차근히 정리해볼까요.

◇ 권지안 : 네, 지난 4월 7일 오전 대전의 한 단독주택에서 벌어진 사건입니다. 집주인 A씨 가족이 외출하고 돌아오니, 마당에 묶여 있던 네 살 진돗개 '봉봉이'가 사라져 있었습니다. CCTV를 확인해 보니 낯선 60대 남성이 트럭을 타고 와서, 아무 허락도 없이 집 안으로 들어가 포획용 올무를 이용해 봉봉이를 강제로 끌고 나가는 장면이 고스란히 찍혀 있었습니다. 봉봉이가 극도로 겁에 질려 대소변을 흘리면서 끌려가는 장면이었습니다. 수소문 끝에 이 남성의 정체가 개장수인 60대 남성으로 밝혀졌는데요. 알고 보니 인근 다른 집 개를 데려가기로 의뢰를 받았는데, 내비게이션을 잘못 따라 엉뚱한 집인 봉봉이네 집으로 들어온 거였습니다. 원래 의뢰받은 집의 개는 그대로 있는 것으로 경찰이 확인했습니다. 봉봉이의 행방은 현재까지 불투명한 상태로, 개장수는 "농막에 묶어 뒀는데 탈출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피해자 측에게는 처음에 "개가 이미 죽었다"고 말했다가 경찰 조사에서 진술을 번복했습니다. 현재 경찰은 주거침입, 절도, 동물보호법 위반 혐의로 A씨를 입건해 조사 중입니다.

◆ 이원화 : 봉봉이가 얼마나 겁에 질렸는지, 끌려가면서 대소변을 흘리기도 했다, 이런 이야기까지 나와서, 정말 더 마음이 아팠던 것 같은데. 이 개장수란 사람에게, 어떤 혐의, 적용해볼 수 있겠습니까.

◇ 권지안 : 크게 세 가지 혐의가 동시에 적용됩니다. 첫째는 주거침입죄입니다. 주택의 마당도 주거 공간으로 인정되기 때문에, 아무 허락 없이 담 안으로 들어간 행위 자체로 주거침입죄가 성립합니다. 여기에 올무라는 도구를 미리 준비해서 들어온 점이 인정되면 '위험한 물건을 휴대하여 침입한' 특수주거침입으로 가중 처벌될 여지도 있습니다. 둘째는 절도죄입니다. 반려견은 법적으로 소유주의 재물에 해당하기 때문에 동의 없이 끌고 나간 것은 절도를 구성합니다. 셋째는 동물보호법 위반입니다. 올무를 사용해 동물을 포획하는 행위 자체가 동물보호법상 학대 행위에 해당할 수 있고, 만약 봉봉이가 사망한 것으로 밝혀진다면 '잔인한 방법으로 동물을 죽음에 이르게 한 행위'로 처벌 수위가 더 높아집니다.

◆ 이원화 : 가족 같은 존재임에도, “절도” 혐의가 적용된 건 반려견의 법적 지위 때문인 거죠?

◇ 권지안 : 맞습니다. 아무리 가족 같은 존재라도 현행 민법상 동물은 '물건', 더 구체적으로는 동산으로 분류됩니다. 따라서 법적으로는 소유자의 재물을 빼앗은 것으로 보아 절도죄가 적용되는 겁니다. 감정적으로는 당연히 납득하기 어렵죠. 사실 이 문제는 국제적으로도 계속 논의 중입니다. 우리나라도 최근인 4월 13일에 정성호 법무부장관이 직접 페이스북에 ‘동물은 물건이 아니다’라며 민법개정 추진에 대한 게시글을 올리기도 하며 동물권 보장을 위한 법적 움직임이 활발하게 일어나고 있습니다.

◆ 이원화 : 가장 궁금한 건, 봉봉이의 생사거든요. 현재 어떤 상황이죠?

◇ 권지안 : 안타깝게도 현재까지 봉봉이의 행방이 확인되지 않고 있습니다. 개장수는 "자신의 농막 말뚝에 묶어뒀는데 탈출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만 처음에는 "개가 이미 죽었다"고 말을 했기 때문에 어떤 진술이 사실인지는 알 수가 없는 상황이고요. 동물 구조단체인 '유엄빠'도 엄벌을 촉구하는 고발장을 별도로 제출한 상태입니다. 경찰은 압수수색 등 강제수사를 통해 봉봉이의 행방을 추적할 방침입니다.

◆ 이원화 : 처음엔 죽었다고 했다가, 경찰 조사에서는 묶어 놨는데 도망갔다, 진술을 바꿨다는 거잖아요. 이 대목에선, 혹시 법적으로 불리할 것 같으니, 말을 바꾼 것 아닌가, 이런 의심도 들거든요. 변호사님 보시기엔 어떻습니까.

◇ 권지안 : 맞습니다. 처음에는 죽었다라고 말을 했지만 나중에 도망갔다라고 바꾼 것은 봉봉이가 죽었는지 여부에 따라서 본인이 처벌될 수위가 달라지는 것을 의식하고 자신의 진술을 바꾼 것으로 보입니다.

◆ 이원화 : 그러면 봉봉이가 실제 살아있는지, 아닌지 여부에 따라 혐의 적용이나 처벌 수위, 같은 게 실제 달라질 수 있나요? 달라진다면 어떤 차이가 있는 거죠?

◇ 권지안 : 앞서 말씀드린 혐의와 더불어서 만약에 봉봉이가 사망을 했다라는 것이 확인이 되면은 동물을 잔인한 방법으로 죽음에 이르게 한 행위로 평가되기 때문에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 원 이하의 벌금으로 처벌 수위가 한 단계 올라가게 됩니다.

◆ 이원화 : 그런데 가해자 쪽에서 이런 말도 했어요.“원래 다른 집 개를 데려가기로 했는데 주소를 착각했다”이런 “착각이었다”는 주장이, 감정적으로 이해는 안 되지만, 혹시 법적으로 의미 있는 참작사유가 될 수도 있습니까?

◇ 권지안 : 법적으로 따져보자고 한다면 일단 절도죄나 형사적으로 처벌을 받을 때는 고의가 있어야 됩니다. 즉 남의 물건을 가져간다라는 고의가 있어야 된다는 것인데요. 이 가해자가 진짜로 착각해서 자신이 의뢰받은 개라고 생각을 하고 봉봉이를 데려갔다고 했을 때 봉봉이라는 인식 자체가 없었다는 주장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어느 집 개를 데리고 오든지 간에 자신의 개가 아니고 타인 소유의 물건을 가지고 오는 것이기 때문에 개장수의 주장만으로는 본인의 절도죄가 성립되지 않는다 이렇게 평가받을 수는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 이원화 : 더군다나 그 당시 집주인이 집에 없는 상황이었잖아요. 그 상황에서 착각해서 데려온다는 변명을 한다는 게 사실은 전혀 납득하기 어려운 그런 변명이라고 저는 생각을 합니다. 근데 애초에 남의 집 개를 돈 주고 넘겨받기로 한 그 거래 자체가 법적으로 괜찮나요? 특히 이번 사건 같은 경우에는 몸이 안 좋아서 약으로 뭐 이런 얘기도 나온 것 같은데, 개식용이 금지된 상황에서 개장수는 물론이고, 그 개를 팔기로 한 사람, 그리고 그 개를 실제 사려고 한 사람 모두 법적으로 문제 삼을 여지는 없는 건지 어떻습니까?

◇ 권지안 : 네, 맞습니다. 개 식용 목적의 도살과 유통을 금지하는 '개의 식용 목적의 사육·도살 및 유통 등 종식에 관한 특별법'이 시행됐습니다. 이번 사건에서 봉봉이를 사려 했던 구매자도 "몸이 안 좋아서 약으로 쓰려고 했다"고 했는데, 이게 바로 문제가 되는 부분입니다. 개를 식용이나 약용 목적으로 거래하는 행위 자체가 이 법에 위반될 소지가 있습니다. 개장수도 그 목적을 알고 거래를 중개했다면 마찬가지로 처벌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또 동물보호법상 동물을 잔인하게 죽이는 행위는 그 목적과 무관하게 처벌 대상입니다.

◆ 이원화 : 그런데 기사를 찾아보면, 버젓이 남의 집 마당에 묶여 있는 개를 훔쳐가는 일들이, 생각보다 적지 않더라고요. 그리고 특히 재범인 경우들이 많던데 처벌이 약해서 이런 일이 반복되는 걸까요?

◇ 권지안 : 안타깝게도 그런 측면이 있습니다. 실제 사례들을 보면 개를 훔치다 입건된 전과만 7차례인 60대 개장수가 또다시 절도를 저질러 구속된 사례도 있었습니다. 이렇게 재범이 반복되는 이유 중 하나는 현행법상 반려견은 여전히 '재물'로 분류되기 때문에, 금액이 낮은 경우 절도죄 기본 형량이 그리 높지 않다는 점입니다. 이런 부분을 저희가 고려를 해서 법이 개정되거나, 동물권을 좀 더 생각을 한다면 해서 처벌 수위가 높아진다면 억지력이 좀 달라질 수는 있겠죠.

◆ 이원화 : 그런데 반려동물 사건이란 게, 꼭 누군가 훔쳐가는 경우만 있는 건 아닙니다. 반려견을 잃어버렸는데 누군가 선의로 구조해 보호하다가, 결국 주인을 찾지 못해 입양을 보냈는데, 나중에서야 주인이 나타났다, 이런 경우... 구조해서 보호하다 입양까지 보낸 사람에게 법적 책임이 생길 수도 있습니까? 선의로 한 행동인데도 문제가 될 수 있나요?

◇ 권지안 : 네, 이게 의외로 복잡하고, 철저하게 절차를 좀 지켜야 하는 부분들이 있어서 이번 기회를 통해서 말씀드려야 될 것 같은데요. 핵심은 지자체에 신고를 하셔야 된다는 것입니다. 그런 신고하는 절차를 밟으셔야만 나중에 문제가 되지 않고요. 동물보호법에 따르면 유기동물을 발견했을 때는 지자체나 주민센터에 신고하고, 지자체가 7일 이상 공고를 낸 뒤 10일이 지나도 주인이 나타나지 않으면 지자체가 소유권을 취득하게 됩니다. 이 절차를 정상적으로 거쳐서 입양이 이뤄졌다면, 나중에 원래 주인이 나타나도 소유권을 주장할 수 없습니다. 문제는 이 절차를 거치지 않고 임의로 입양을 보낸 경우입니다. 그런 경우에는 새 주인에게 과연 소유권을 인정할 수 있느냐에 대해서는 조금 법조계에서도 분분하게 의견이 갈리고 있는 상황입니다.

◆ 이원화 : 지자체에다 신고를 해서 유기동물 센터에 보내지는 경우에는 일정 기간이 지나도록 주인이 나타나지 않았을 때 안락사를 시키는 그런 매뉴얼이 있어요. 그래서 그런 것들을 피하기 위해서 스스로 보호를 하고 있다가, 입양 보내고 이런 일들이 발생하는 경우가 있는 것 같습니다. 제가 듣고 정말 황당했던 케이스는, 레이디 가가 아시죠. 레이디 가가가 브렌치불독 3마리를 키웠는데, 그 중 2마리를 누가 훔쳐간 거예요. 그래서 찾아주면 사례금 50만달러를 주겠다, 한 거죠. 50만달러면 우리나라 돈으로, 7억이 넘는 어마어마한 금액인 건데 일단 사례금이나 현상금 자체는 10만원이든 10억이 됐든 주는 사람 마음입니까? 제한이 없나요?

◇ 권지안 : 금액 자체에는 법적 상한선이 없습니다. 현상금은 민법상 '현상광고'에 해당하는데, 광고한 행위를 완료한 사람에게 약속한 보수를 지급해야 하는 민법상 계약 관계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얼마를 현상금으로 걸지는 광고자 자유이기 때문에요. 지급 의사와 능력만 있다면 문제는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 이원화 : 사건엑스파일, 오늘 저희가 준비한 내용은 여기까집니다. 여러분은 모두! 변호 받아, 마땅한 사람들입니다. 사건! 엑스파일 여러분,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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