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집주인이 깡통전세를 남기고 갑자기 숨졌는데 유족들이 상속을 포기한다면, 세입자들은 보증금을 돌려받기가 막막합니다.
주택도시보증공사, HUG(허그)의 전세보증금 반환보증에 가입했더라도 사전에 집주인에게 계약 해지를 통보하지 않았다면 대위변제 등 지원을 받지 못하는데요.
세입자들은 제도의 사각지대를 해소해 달라고 호소하고 있습니다.
김혜린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서울 강동구에 있는 오피스텔입니다.
지난 2021년, A 씨는 이곳에 전세금 3억 3천5백만 원을 들여 신혼집을 마련했습니다.
[A 씨 / 피해 세입자 : 전 재산이죠. 신혼집을 꾸리기 위해서 결혼하고 나서 모든 돈을 다 끌어서 지금 전셋집을 들어왔었고…. 계약을 결정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 중의 하나는 보증보험이 되니까.]
그런데 전세계약이 끝나갈 때쯤, A 씨는 집주인이 숨졌다는 소식을 접했습니다.
알고 보니 집주인은 오피스텔을 30채 넘게 갖고 있었는데, 대부분이 전세금과 집값이 비슷한 이른바 '깡통주택'이었습니다.
보증금을 떼일 위기에 A 씨를 포함해 같은 건물 세입자 4명은 집주인의 가족을 상대로 보증금 반환 소송을 해 '전세금을 돌려받으라'는 판결을 받아냈지만, 가족은 상속을 포기한 상태였습니다.
여기에 주택도시보증공사, HUG(허그)도 보증금 대위변제를 거부했습니다.
세입자가 집주인에게 계약 해지 의사를 전달했는데도 보증금을 돌려주지 않은 경우 보증사고라고 볼 수 있는데, 여기 해당하지 않아 계약이 자동 갱신됐다는 이유였습니다.
하지만 집주인은 숨졌고, 그 가족은 상속을 포기한 상황, 소유주가 사라진 집의 세입자들은 계약 해지 의사를 전달할 사람조차 없었습니다.
[A 씨 / 피해 세입자 : HUG(허그)라는 공공기관에 불신이 커질 수밖에 없죠. 이거는 저희가 생각했을 때는 명백한 보증사고인데, 보증사고가 아니고 묵시적 갱신이라고 주장을 해버리니까.]
HUG(허그)는 이렇게 집주인이 숨졌을 때 전세계약 종료 절차를 진행할 수 있도록 '상속재산관리인' 선임 지원 제도를 운영하고 있지만, 이런 도움 역시 받을 수 없었습니다.
이 또한 세입자가 사전에 집주인에게 계약 종료 의사를 전달한 경우에 한하기 때문입니다.
결국, A 씨를 비롯한 세입자들은 직접 변호사를 선임하고, 법원에 상속재산관리인 선임을 청구해야 했습니다.
[이 세 준 / 법률 대리인 : 우리가 HUG(허그)의 보증보험을 들었음에도 이런 절차들을 다 진행하는 게 타당한 것인지, 오로지 HUG(허그)의 편의를 위해서 만든 제도는 아닌지….]
세입자들은 이제 상속재산관리인을 상대로 보증금 반환 소송을 제기하고, 승소한 뒤엔 집을 경매 신청하는 등 다시 또 지난한 과정을 거쳐야 합니다.
갑자기 숨진 집주인이 남긴 깡통전세, 전세보증금 반환보증이 있어도 구제받지 못하는 세입자들은 제도 개선을 촉구하면서 HUG(허그)를 상대로 보증보험 이행을 요구하는 소송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YTN 김혜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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