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20년 전 임용 당시 교육청의 실수로 호봉이 높게 산정됐다면 월급을 더 지급한 책임은 누구에게 있을까요?
법원은 국가의 책임을 인정해 5년 치만 환수하라는 판결을 내렸는데, 정부는 전액 환수 지침을 바꾸지 않고 있습니다.
염혜원 기자입니다.
[기자]
20년 차 교사인 A 씨는 최근 육아휴직에서 복직한 뒤 교육청에서 공문을 받았습니다.
임용 당시 행정 착오로 1호봉이 높게 산정돼 있었다며 그동안 더 받은 월급을 환급하라는 겁니다.
천만 원에 달하는 돈을 다른 학교로 전근 가기 전까지 내놓아야 할 처지가 됐습니다.
[호봉 산정 오류 피해 교사 : 저한테는 귀책사유가 없다는 답변을 받았지만, 과지급된 월급에 대해서 환수를 하겠다는 건 저보고 책임을 지라는 말과 같은 것 같습니다.]
하지만 현행법상 소멸시효를 고려하면 국가가 환수할 수 있는 돈은 최대 5년 치입니다.
지난해 대법원은 국가의 금전채권 시효는 급여가 과지급됐던 날로부터 5년이라고 판시했습니다.
교육청은 호봉 산정이 잘못된 걸 안 날로부터 시효가 진행되는 거라고 주장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몇 달 뒤 대구고등법원도 같은 판단을 내렸고, 국민권익위원회도 상당한 이유가 인정된다며 환수 기간을 5년으로 제한할 것을 권고했습니다.
하지만 교육 당국은 인사혁신처의 지침이 전액 환수라며 기존 방침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정부는 판례를 근거로 일률적으로 처리할 순 없다는 입장입니다.
그럴 경우, 반대로 호봉이 낮게 산정돼 월급을 덜 받은 사람도 5년 치만 보전받게 된다는 겁니다.
결국, 법원 판단을 적용받으려면 호봉 착오가 있었던 교사들은 모두 개별 소송을 진행해야 하는 셈입니다.
[홍정윤 / 경기교사노조 대외협력실장 : 너무나 명백한 오류뿐만 아니라 지침 자체가 불분명해서 발생한 오류 또한 행정기관의 책임입니다. 따라서 이 역시 행정기관의 과실로 보고 소멸시효 5년을 적용해야….]
국가의 실수를 인정하면서도 책임은 개인이 질 수밖에 없다는 정부의 이중적인 태도에 혼란이 커지고 있습니다.
YTN 염혜원입니다.
영상기자 : 왕시온
디자인 : 김유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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