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베네수엘라 펑펑 울린 그 남자 만났습니다 [여기,잇슈]

2026.07.07 오전 11:01
라이브 방송에서 사라진 베네수엘라 사람들
수도까지 덮친 강진 때문에 연락두절
"여러분이 무사하길 바래요" 카페 사장의 영상 편지
20만 조회수 기록한 그날의 뒷이야기
What do you think of the, who will win the World Cup?
(월드컵, 누가 이길 것 같냐고?)
These days I was so busy, I couldn't watch any World Cup.
(요즘 너무 바빠서 월드컵을 전혀 못 봤어)

제주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염지홍 씨.

문을 열기 전 라이브 방송을 켜고 음식을 준비하며 전 세계 누리꾼들과 소소한 대화를 주고받는다.

염지홍 / 제주 카페 사장
"(6월 24일) 아침에 라이브를 켰는데, 베네수엘라 인접 국가를 포함해서 아르헨티나부터 진짜 많이 남미 분들, 그다음에 동남아시아 분들이 진짜 많이 한국 문화에 관심이 많아서 그런지, 이 케이크에 관심이 많아서 그런지, 보시는 분들이 많거든요. 그래서 그냥 퍼뜩 생각이 든 게 와, 베네수엘라 분들이 오늘은 잘 이름이 안 뜨는 것 같이 보이고."

6월 24일 그날, 베네수엘라 북부에 지진이 발생했다.

규모 7.2에 이어 7.5 강진이 수도까지 덮쳤다.

7월 6일 기준 사망자는 3천3백여 명, 부상자 만 6천4백여 명, 이재민 만 7천3백여 명이다.

3만 1천 명 이상이 행방불명됐다.

염지홍 / 제주 카페 사장
"만약에 제 시청자 중에 한 명이 카라카스(베네수엘라 수도)에 살고 사고가 났으면 모르겠지만 어떨까, 약간 그런 생각을 한번 했어요. 그래서 이거 뭐라고 하지 그래도 짧은 스페인어지만 계속 이야기를 스페인어로 인사 나누고 왔는데 그러면은 영어로 얘기하기에는 또 영어를 잘 못하는 남미 사람들도, 중남미 사람들도 분명히 있을 테니까요. 그래도 그 한글로 잘 읽어서 얘기하면 좀 전달이 되지 않을까."

6월 25일 당시 영상

"베네수엘라 친구들, 안녕하세요

매일 "베네수엘라에서 인사 보내요"라고 해주셨죠

오늘은 보이지 않아 너무 걱정돼요

여러분과 가족이 무사하길 바래요

괜찮으면 인사 남겨줘요. 기다릴게요

오늘은 제가 보낼게요. "제주에서 인사를""

생사의 지옥에서 가까스로 살아남은 베네수엘라 사람들은 지구 반바퀴, 만 5천 km 떨어진 제주로 인사를 남겼다.

4천 명이 댓글로, 4만 명이 하트로, 20만 명이 영상을 본 것으로 생존 신고를 했다.

평균 조회수가 2천에서 4천을 오가던 계정이었다.

염지홍 / 제주 카페 사장
"'당신이 내 마음에 반창고를 붙여준 것 같다' 뭐 이런 표현. 그게 큐얼에 쿠리타스인가? 저도 처음 배웠는데 그런 표현을 쓰시면서 '내 마음에 반창고가 붙어졌다'라고 표현을 한 거 보고 아, 그래도 뭔가 잘 올렸구나, 그래도 잘 연습하길 잘했네.
어떤 분은 한국에 사는 베네수엘라 분이신데 '우리나라를 위해서 응원해 주셔서 감사합니다'라고 이제 한글로 댓글 남겨주신 거 보고.."

사장은 베네수엘라 사람들을 위해 소정의 금액을 기부했다.

넉넉지 않은 형편이지만 정기적으로 기부하거나 비주기적으로 돈과 마음을 전하는 곳들도 있다.

카페에는 사장이 기부해온 보육원의 감사 편지가 걸려 있다.

염지홍 / 제주 카페 사장
"제가 돈이 많고 풍족하진 않지만 그래도 뭔가를 만들다 보면 늘 남는 게 생기고, 음식 장사다 보니까. 그러면 분명히 그게 누군가한테는 또 도움이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떠오르고.
누구나 살다 보면은 재난에, 사고에, 그다음에 질병에, 여러 가지 일상을 유지하기 힘든 일이 늘 생길 수 있잖아요. 그런 거를 보험이나 기타 여러 가지 제도로 또 해결할 수도 있겠지만, 사실 살다 보면은 그런 시스템만으로도 해결되지 못하는 일들이 분명히 존재하고. 다행히 우리나라는 어떻게 보면 선진국 반열에 올라서서 도움이, 그나마 예전보다 덜 필요한 나라가 됐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또 우리나라 안에도 도움이 필요로 하는 사람들이 아직도 너무 많고.
별거 아닌 것 같지만 어쨌든 그게 뭐 티끌모아 태산, 십시일반처럼 많이 모이면 그것도 분명히 보이지 않더라도, 당장 이 돈이 어딘가로 가는지 당장 막 확인할 수 없더라도 분명히 다 도움이 될 거라고 믿거든요. 내가 남한테 도움을 받았을 때도 행복하겠지만 내가 무언가를 줄 수 있으면 사실 그게 더 큰 행복이지 않을까요?"

다시 베네수엘라로 보내는 편지

염지홍 / 제주 카페 사장
"오늘도 뉴스 봤는데 사망자가 계속 늘어나고 있고. 사실은 거의 그 상황이 진정되기가 매우 어려워 보여서 사실 좀 걱정이 됩니다. 이런 강진은 인간이 어떻게 보면 감당해내기 너무 어려운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제가 늘 하는 얘기가 '잇 웰, 슬립 웰(eat well, sleep well)' 이런 얘기를 하거든요. '잇 웰, 슬립 웰' 하라고. 식수도 분명히 부족할 테고요. 그래서 잘 먹고 잘 자고 잘 주무시고 가능하면 가능한 그렇게 지내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러다가 언젠가 제가 기회가 된다면 저한테 꼭 베네수엘라 오라고 하시는 분들이 있었거든요. 그래서 언제 갈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언젠가 베네수엘라에 가서 틱톡을 켜면 그때는 진짜 다 같이 만나서 콜라 한잔 같이 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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