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창피 주고 무시해서..." 세 모녀 살인미수 10대에 징역 10년형

2026.08.20 오후 04:09
ⓒ연합뉴스
지난 2월 강원 원주시 한 아파트에서 세 모녀를 살해하려 한 10대에게 징역 10년형이 내려졌다.

20일 춘천지법 원주지원 형사1부(김지현 부장판사)는 살인미수, 특수주거침입, 청소년성보호법상 성 착취물 제작 등 혐의로 기소된 A(16)군의 선고공판에서 징역 장기 10년에 단기 7년을 선고했다.

이와 함께 A군에게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40시간 이수와 아동·청소년 기관 등에 7년간 취업 제한, 5년간 보호관찰 명령을 내렸다. 검찰이 청구한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 명령은 기각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사전에 살인청부업자 고용 방법을 검색하고 범행도구를 물색하는 한편 피해자를 속이고 공동현관문 비밀번호와 아버지의 부재 시간을 알아낸 뒤 35분간 잠복하는 등 치밀하고 계획적으로 범행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검찰 조사 과정에서 '1명을 죽이나 3명을 죽이나 똑같고, 빨리 죽이고 발각되지만 않으면 된다고 생각한다'고 진술하는 등 생명의 가치에 대한 인식이나 진지한 반성 태도가 보이지 않는다"고 질타했다.

재판부는 "다만 만 15세 소년으로 아직 자기 잘못과 성행을 개선할 여지가 있는 점과 대검찰청의 임상심리평가 결과 지능지수가 경계선으로 평가되는 점, 아무런 소년보호처분이나 형사처벌 전력이 없는 점 등을 유리한 사정으로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로 설명했다.

A군은 지난 2월 5일 오전 9시 12분쯤 원주시 단구동 한 아파트에서 40대 B씨와 10대인 큰딸 C양과 작은딸 D양에게 미리 준비한 흉기를 휘둘러 살해하려 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에 B씨는 목 부위를 크게 다쳤고 C양과 D양은 오른쪽 팔과 어깨 등에 상처를 입었다.

범행 직후 이웃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아파트 인근 화단에 숨어 있던 A군을 현행범으로 체포했다.

A군은 미리 알고 있던 아파트 공동현관문 비밀번호를 누르고 건물 안으로 들어간 뒤 피해자들의 집 앞에서 기다렸다가 B씨가 집 밖으로 나오자 내부로 침입한 것으로 파악됐다.

조사 결과 A군은 피해자가 자신의 사생활에 간섭했다는 이유로 피해자들을 살해하기로 마음먹고 범행했다.

그는 또 지난해 11월과 올해 1월 피해자와 영상통화를 하며 벌칙 등을 구실로 피해자에게 성적인 행위를 요구하고, 몰래 영상통화를 녹화해 성 착취물을 제작하기까지 했다.

조사 결과 A군은 피해자가 자신의 사생활에 간섭했다는 이유로 피해자들을 살해하기로 마음먹고 범행했다. 디지털포렌식을 진행한 A군의 휴대전화에서는 '살인 청부'를 검색하거나 범행도구로 쓸 흉기를 사려 한 기록 등 계획범죄 정황이 드러났다.

검찰은 A군의 범행이 사형 또는 무기형에 처해야 할 중대한 범행이라고 판단해 특정강력범죄의 처벌에 관한 특례법상 소년범에게 처할 수 있는 유기징역의 법정 최고형인 징역 20년을 구형했지만, 재판부는 장기와 단기로 나눠 형기의 상·하한을 둔 부정기형이 적정하다고 판단했다.

특정강력범죄를 범한 소년에게 부정기형을 선고할 때는 최대 장기 15년에 단기 7년을 선고할 수 있으나 재판부는 징역 장기 10년에 단기 7년을 내렸다.

한편 사건 이후 피해자 가족은 "미성년자가 저지른 강력범죄에 대한 처벌 수위를 강화해 달라"는 국회 국민동의 청원을 냈다. 이들은 "가해자가 미성년자라는 이유만으로 형벌이 대폭 감경된다면 이는 피해자와 그 가족에게 또 다른 폭력이 될 뿐"이라며 "촉법소년과 미성년자의 강력범죄에 대해 분명한 기준과 실효성 있는 처벌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해당 청원은 동의자 수 5만명을 넘어 법제사법위원회에 넘겨진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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