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기억을 잇고 일상을 더하다...치매 노인들의 미술관 나들이

2026.09.26 오전 10:57
치매 환자·보호자의 일상찾기 프로그램 '일상예찬'
유명 설치미술가 서도호 작가 전시회 관람
관람 이후 각자의 공간 떠올리며 교구 활동 진행
[앵커]
평소 문화생활을 하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일상생활을 이어가기도 쉽지 않은 치매 환자와 가족들이 미술관 나들이에 나섰습니다.

원치 않지만 조금씩 기억을 잃어가는 가운데 자신의 소중했던 기억들을 떠올려보는 따뜻한 시간이었습니다.

김주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치매 환자들이 가족과 함께 집 모양 전시물을 찬찬히 살펴봅니다.

마음에 드는 작품 앞에서는 사진도 찍어 보고, 궁금한 것을 물어보기도 합니다.

치료와 간병으로 지친 치매 환자와 보호자가 잠시나마 일상을 찾을 수 있도록 돕는 '일상예찬' 프로그램입니다.

대한치매학회와 국립현대미술관이 해마다 진행해왔는데, 올해는 공간과 기억이라는 주제에 집중해온 유명 설치미술가 서도호 씨의 전시를 찾아왔습니다.

[김유미 / 국립현대미술관 학예연구사 : 서도호 전시에서 가장 중요한 핵심 주제는 집입니다. 누구나 가지고 있는 집에 대한 경험과 기억을 환자와 보호자가 함께 그 경험과 기억을 공유할 수 있도록 표현하고 나눌 수 있도록 기획됐습니다.]

관람이 끝난 뒤에는 자신이 살고 있는 공간을 떠올려보며 직접 교구 활동도 해봅니다.

아이고 그새 또 다 잊어먹었다.

잃어버린 기억을 찾을 수는 없지만 지금 남아있는 가족, 내 집, 내 공간의 기억을 되새기면서 따뜻함을 느껴봅니다.

가족들 입장에서는 무겁기만 한 의무감을 잠시 내려놓고 예전처럼 즐거운 일상을 즐길 수 있었습니다.

[정화순 / 치매 환자, 89세 : 집들 하고, 열쇠손잡이 하고 제일 멋있더라고.]

[김종숙 / 정화순 씨 딸 : 오늘도 이렇게 나와보니 너무 깜짝 놀란 거죠. (너무 좋아서요?) 네. (어머니하고) 영화관을 못 간 거 같아요 제가. 그래서 영화관을 한 번 같이 가야 할 것 같아요.]

프로그램은 치매 환자의 치료라는 측면에서도 의미를 지닙니다.

미술 관람을 통해 안정감을 주는 것은 물론 과거 기억을 떠올리는 활동들이 인지 기능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는 분석입니다.

[박기형 / 대한치매학회 이사장, 가천대 길병원 교수 : 회상 요법 또 미술치료, 직접 만들어보면서 할 수 있는 작업 치료를 통해서 환자의 인지 기능 향상에 굉장히 큰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기억을 잃어가는 것에 힘들어하던 환자와 가족들.

짧지만 기억의 조각들을 잇고 일상을 찾을 수 있던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YTN 김주영입니다.

영상기자 : 권석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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