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단독 "새벽부터 일했는데"...배달비 수억 원 떼먹고 잠적

2026.10.26 오전 05:24
기사들, A 대표가 운영하는 배달 협력업체에서 일해
일주일마다 정산하던 배달료…최근 입금되지 않아
"사업확장 위해 돈 빌렸는데 상환하느라 정산 차질"
[앵커]
배달기사 2백여 명이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땀 흘려 일해 번 돈을 받지 못할 처지에 놓였습니다.

배달기사 관리업체 대표가 줘야 할 돈을 가로채고 잠적해버린 건데, 피해액만 수억 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됩니다.

손효정 기자의 단독보도입니다.

[기자]
배달기사 김명훈 씨는 서울 은평구에서 A 대표가 운영하는 쿠팡이츠 배달 협력업체 소속으로 일해왔습니다.

이 업체를 통해 주문을 배정받고, 금요일마다 일주일 치 배달료를 정산받아왔습니다.

그런데 지난 12일 당연히 들어왔어야 할 돈이 입금되지 않았습니다.

한글날 연휴로 금요일에서 월요일로 정산이 미뤄졌지만, 약속된 날에도 급여를 받지 못한 겁니다.

기사들 문의가 빗발치자, A 대표는 단체 대화방에 긴 공지문을 올리고 사업 확장을 위해 빌린 돈의 상환이 늦어져 차질이 생겼다고 해명했습니다.

[김명훈 / 임금 미지급 피해 배달기사 : (A 대표가 오토바이) 리스나 대여비 같은 것을 못 받고 너무 밀려서 그게 몇천만 원 정도 돼서 지급을 못 하는데 저희가 일한 급여의 공금을 그 대출 갚는 데 썼다….]

대출받아서라도 밀린 급여를 반드시 주겠다며 며칠만 기다려달라고 기사들을 달랬습니다.

불안한 마음을 누르고 계속 일했지만, A 대표는 돌연 연락처를 바꾸고 잠적했습니다.

[김명훈 / 임금 미지급 피해 배달기사 : 핑계를 대고 정산이 늦어진다고 시간을 끌다가 쿠팡에서 받은 돈까지 모두 다 들고 잠적을 해버린 거죠.]

A 대표가 운영하는 협력사 3곳에 소속된 배달기사는 250명가량으로 추정됩니다.

기사 한 명당 수백만 원씩, 전체 피해 규모는 수억 원대에 이를 것으로 보입니다.

다른 배달기사는 이혼한 뒤 고3 딸의 생활비를 대기 위해 밤낮없이 일한 대가 5백만 원을 떼였습니다.

[B 씨 / 임금 미지급 피해 배달기사 : 새벽부터 나와서 저녁 늦게까지 // 15시간씩 남들보다 진짜 쉬지도 않고 일한 건데 점심 한 끼 먹으면서 일하는 거예요.]

A 대표가 사업자등록을 한 주소는 월세 2만 원짜리 '공유오피스'였습니다.

YTN이 찾아가 봤더니 수령하지 않은 우편물만 쌓여있었고, 자택에서도 흔적을 찾을 수 없었습니다.

[인근 주민 : (A 대표가) 안 보인 지 4~5일 정도 되고 (피해 기사들이) 찾아왔더라고. 많이 떼어먹고 가버린 것 같던데 수수료를.]

경찰은 임금을 횡령한 혐의 등으로 배달기사들이 A 대표를 고소한 사건을 접수해 피해자 조사를 진행하며 수사에 착수했습니다.

YTN 손효정입니다.

영상기자 : 정진현
영상편집 : 이현오
디자인 : 정서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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