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남은 게 없다"...차디찬 체육관 바닥서 겨울 날 판

2026.10.28 오후 07:55
"남은 게 없어" 뜬눈으로 밤새워…일부 주민 '눈물'
집 잃은 주민 120여 명, 임시 대피소 4곳에 분산
라면·생수 등 구호물품 제공…이재민 심리 상담도
[앵커]
구룡마을에 난 큰불로 삶의 터전을 잃은 주민들은 임시 대피소에서 뜬눈으로 밤을 지새웠습니다.

주민들은 갑자기 추워진 날씨에 언제까지 대피소 신세를 져야 할지 몰라 막막하기만 합니다.

허연진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폭삭 주저앉은 집터에서 무너진 철판을 하나씩 들춰냅니다.

혹시라도 성한 물건이 남아 있을까 맨손으로 구석구석 헤집어보지만, 손에 잡히는 건 검게 그을린 잔해뿐입니다.

40년 가까운 세월의 흔적이 하루아침에 잿더미로 변했습니다.

[구룡마을 이재민 : (얼마나 사셨어요?) 38년 6개월 됐더라고요. 계산해보니까.]

살림살이 하나 챙기지 못한 채 허둥지둥 몸만 빠져나온 주민들은 뜬눈으로 밤을 지새웠습니다.

속상하고 불안한 마음을 이기지 못해 참았던 눈물을 터뜨리기도 했습니다.

[구룡마을 이재민 : 어느 정도나 마나 홀랑 다 탔다니까. 내가 속상해서 울었어. 아침에 아무것도 없으니까 속이 상해서 울었지.]

[구룡마을 이재민 : 37년, 37년 살았는데. 다 휩쓸렸으니까 다 탔다고 봐야죠. 불안하고 온몸이 지금 말이 아니에요.]

화재로 보금자리를 잃은 주민 120여 명은 구룡마을 근처 숙박시설 두 곳과 중학교 체육관 두 곳에 마련된 임시 대피소에 나뉘어 머물게 됐습니다.

하루아침에 집을 잃은 주민들은 가로·세로 길이가 2m 남짓한 비좁은 텐트에서 기약 없는 시간을 보내게 됐습니다.

대피소에는 라면과 생수 등 비상식량이 비치됐고, 불안과 우울 증세를 보이는 주민들을 위한 심리 상담도 진행됩니다.

강남구청과 서울주택도시개발공사는 우선 일주일 동안 임시 대피소를 제공하고, 주민 상황을 고려해 추가 지원 여부를 결정할 계획입니다.

YTN 허연진입니다.

촬영기자 : 허연진
영상기자 : 이동형
영상편집 : 전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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