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멘트]
일본 항공 방위를 총괄하는 최고 지휘관이 일본의 한국 식민 지배를 정당화하는 주장을 담은 논문을 발표해 전격 해임됐습니다.
하지만 야당이 총리 문책안 제출까지 검토하는 등 파문은 계속 확산되고 있습니다.
강경 보수 우파들의 군국주의화 경향 때문에 이런 억지 주장을 펴는 사람들이 점점 늘고 있다는 지적입니다.
도쿄에서 김상우 특파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2차대전 종식 50년이 되던 해 당시 일본 정부를 이끈 무라야마 총리는 일본이 한국 등을 식민 지배하고 침략한 것을 인정하고 사죄했습니다.
당시 사죄 표현의 정도를 둘러싸고 한국 등의 강력한 반발이 있었지만 지금까지 전후 일본 정권 중 가장 적극적으로 사죄한 것으로 평가됩니다.
군국주의의 상징인 야스쿠니 신사 참배로 한국 등 주변국과의 관계를 악화시킨 고이즈미 정권도 이 무라야마 담화를 일본 정부의 공식 입장으로 인정했고 현 아소 정권도 이를 계승한다고 밝혔습니다.
그런데도 일본 자위대의 공군을 총괄하는 지휘관인 다모가미 도시오 막료장이 이와 정반대로 일본은 침략한 적이 없으며 한반도 통치는 정당한 것이었다는 주장을 담은 논문을 거침없이 발표한 것은 2천년대 이후 가속화되고 있는 일본의 거센 군국주의화 바람 때문이라는 지적입니다.
[인터뷰:하마다 야스가즈, 일본 방위상]
"항공 막료장이라는 지위에서 정부 견해와 분명 다른 의견을 밝히는 것은 매우 부적절합니다."
올해의 경우만 보더라도 독도를 '일본 땅'이라는 주장을 교과서 해설서에 명기했고 전쟁을 금지하고 있는 평화헌법의 개정을 추진하고, 우주 군사대국화를 위해 관련 법을 고쳐 시행하는 등 군국주의 행보를 거침없이 하고 있습니다.
아소 정권은 중국과 한국 등 주변국과의 관계와 차기 총선거에 악영향을 줄 것을 우려해 다모가미 막료장을 전격 해임하고 다른 자위대 장교들도 이런 부적절한 논문을 현상 공모에 응한 적이 있는 지 조사를 확대하고 있습니다.
야당은 총리와 방위상에 대한 문책결의안 제출을 검토하는 등 국회에서 정부의 임명 책임을 집중 추궁해 나간다는 방침이어서 파문은 더욱 확산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집권 자민당 내에는 문제의 논문처럼 무라야마 담화를 부정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고 특히 전후 베이비붐 세대 이하 연령층에서도 이런 극우적 사고를 하는 사람들이 강경 우파 바람을 타고 점점 늘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합니다.
도쿄에서 YTN 김상우[kimsang@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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