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멘트]
일본의 아소 총리가 군국주의 상징인 야스쿠니 신사에 경의를 표하자마자 이번에는 정부와 정치권 인사들이 대거 직접 신사를 참배해 파장이 커지고 있습니다.
아소 정권이 그동안 표방해 온 주변국과의 관계강화는 그저 말뿐인 이중적인 행보라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도쿄에서 김상우 특파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2차 세계대전 당시 A급 전범이 합사돼 있는 야스쿠니 신사입니다.
일본의 침략전쟁을 미화하는 군국주의의 상징으로 매년 두 차례 평화를 기원한다는 취지로 춘계, 추계대제가 열립니다.
아소 총리는 춘계 대제가 시작되자마자 총리 명의로 주로 신전에 바치는데 사용되는 마사카키 나무를 공물로 보냈습니다.
그러자마자 그 다음 날 정부와 정치권의 고위 인사들은 줄줄이 신사로 향했습니다.
정부측에서는 다케시타 와타루 재무 부장관 등 10여 명이 정치권에서는 고가 마코토 자민당 선대위원장 등 국회의원 90여 명이 대거 직접 신사를 찾았습니다.
아소 총리의 경우 특히 총리 취임 직후인 지난 해 추계대제에도 은밀히 공물을 보낸 것으로 뒤늦게 확인됐습니다.
한국 등 주변국과의 관계를 개선하려는 모양을 연출하면서도 한국 등이 수십년간 제기해 온 야스쿠니 문제를 무시하는 이중적인 행보라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녹취:가와무라 다케오, 일본 관방장관]
"작년 가을에도 봉납이 있었고, 그 이후도 순조롭게 정상회담을 개최해 왔습니다. 특별히 주변국과 관계를 걱정하지 않고 있습니다."
심지어 아소 총리는 기자들과 만나 야스쿠니에 공물을 보내 감사와 경의를 표한 것은 당연한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특히 앞으로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할 것인지를 묻는 질문에 대해서도 확실히 부정하지 않아 참배 가능성을 내비쳤다고 일본 언론들이 전했습니다.
아소 총리의 이 같은 행보는 기존 역사 인식에 전혀 변함이 없음을 보여주는 대목입니다.
또 올해 실시되는 중의원 선거에 앞서 보수층의 지지를 결집시키려는 의도도 담겨 있는 것으로 분석됩니다.
도쿄에서 YTN 김상우[kimsang@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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