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실체 드러난 일본 '비밀병기' 연구소

2010.04.07 오후 04:53
[앵커멘트]

일제 당시 인체실험에 연루되는 등 악명 높았던 옛 일본 군의 비밀 병기 연구소.

오랫동안 베일에 가려져 있었는데요, 지역 주민들의 노력으로 역사 자료관으로 탈바꿈하면서 그 실체가 드러났습니다.

일본 가나가와 현에 있는 이 연구소를 김상우 특파원이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태평양 전쟁 당시 일본군이 미국 본토에 띄워 보낸 풍선 폭탄입니다.

실제 크기는 직경 10m에 무게는 182kg, 풍선 안에는 불을 내는 물질인 소이탄 등이 들어있습니다.

이 풍선 폭탄, 수천 개는 제트기류를 타고 미국 본토로 떨어져 시설물을 파괴하고 인명 피해를 입혔습니다.

이 폭탄을 개발한 곳은 1939년 설립된 비밀병기 연구소입니다.

[인터뷰:관람객]
"제가 (전쟁 당시) 경험한 것 같은 자료가 많이 있어서 매우 놀랐습니다."

첩보전과 생화학전 등 옛 일본군의 이른바 비밀전쟁을 주도한 이곳은 인체실험으로 악명 높은 일본의 '731부대'와도 인적 교류 등을 통해 추악한 일들을 자행했습니다.

또 요인 암살용 소형 독약 무기를 개발하고 중국 경제를 교란하려고 위조지폐를 만들기도 했습니다.

노보리토연구소는 한창때에는 건물이 100동 이상이나 되고 인원도 1,000명 이상이 근무한 대규모 연구 기관이었습니다.

하지만 일본 당국은 패전과 함께 연구소 관련 자료를 모두 서둘러 폐기했습니다.

이렇게 역사 속으로 사라질 뻔했던 연구소의 실체를 밝혀 낸 것은 지역의 주민과 교수, 학생들이었습니다.

이들은 1980년대 말부터 과거 연구소 요직에 있던 생존자들을 직접 만나 증언을 듣고 현장을 누비며 자료를 수집한 끝에 마침내 연구소 윤곽을 복원해 냈습니다.

[인터뷰:야마다 아키라, 메이지대학 교수]
"이 자료관은 정말로 일본이 저지른 전쟁 가해의 측면과 침략의 측면을 보여주고 있는 것입니다."

일본 당국은 교과서를 왜곡하며 일제 식민시대를 미화하는데 여전히 앞장서고 있지만 양식 있는 일본의 시민들은 부끄러운 역사도 잊지 말고 제대로 기록해야 한다며 역사 바로세우기를 실천하고 있습니다.

일본 가나가와 현에서 YTN 김상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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