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멘트]
한일 강제병합을 당한 100년을 맞아 일본 정부가 총리 명의의 담화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일본은 지난 1995년 당시 무라야마 전 총리가 식민 지배에 대해 처음으로 사과한다고 말했는데 이 보다 더 진전된 내용이 포함될 지 주목됩니다.
도쿄에서 김상우 특파원이 전합니다.
[리포트]
일본 정부는 1995년 8월15일 종전 50주년을 맞아 식민 지배와 관련해 처음으로 공식 사과했습니다.
사회당 출신의 무라야마 총리가 "통절한 반성의 뜻을 표하며 진심으로 사죄한다"는 담화를 발표한 것입니다.
하지만 이후 이시하라 도쿄 도지사는 물론 심지어 아베와 아소 전 총리 등 유력 정치인들까지 망언을 일삼은데다 독도 영유권에 대한 침탈 야욕과 역사 왜곡 등이 갈수록 심해 일본이 진정으로 사과하고 반성했는지에 대한 의구심이 여전한 상태입니다.
[인터뷰:이시하라 신타로, 도쿄도 지사]
"위안부의 문제는 정말 강제로 했다는 사실이 어디에 있는 것입니까? 없습니다. 없는 것을 제멋대로 널리 퍼뜨리고 있습니다."
여기에다 일본 정부는 징용 피해자 보상은 물론 문화재 반환 등과 관련해 1965년에 체결된 한일청구권 협정에 따라 양국간 문제가 모두 해결됐고 개인 차원의 청구권도 없어졌다는 입장을 되풀이해 당사자들로부터 분노를 사고 있습니다.
[인터뷰:양금덕 할머니, 강제징용 피해자 (82)]
"결국 65년만에 99엔이라는게 말이 됩니까? 99엔 갖고 뭘 살 수 있습니까? 물 한병도 껌 한갑도 못 삽니다."
이와 관련해 간 나오토 정권의 대변인 격인 관방장관은 한일 강제병합 100년을 맞아 "총리 담화의 발표 여부를 검토하고 있으며 부처 차원에서도 여러가지 방안을 갖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관심은 무라야마 담화보다 전향적인 내용이 포함될지 여부입니다.
특히 사과를 말로만이 아니라 피해자들에게 보상하는 행동으로까지 하겠다고 할 지 주목됩니다.
일본 총리 담화 발언이 외무성이 아닌 관방장관 입에서 나왔다는 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는 한일 과거사 문제를 관료 주도가 아니라 정치 주도로 풀어가겠다는 의미로 해석됩니다.
도쿄에서 YTN 김상우[kimsang@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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