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디지털 시대를 맞아 중국에서 한자가 위기를 맞고 있습니다.
직접 글자를 쓰는 기회가 줄어들면서 많은 사람들이 제대로 한자를 쓰지 못하기 때문인데, 비슷한 현상을 겪고 있는 우리나라에도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습니다.
베이징 서봉국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기자]
관영 방송매체에서 최근 시작한 '한자 받아쓰기 대회' 장면입니다.
참가자 외에 방청객들 가운데 무작위로 뽑힌 사람들이 제대로 글자를 쓰지 못해 쩔쩔 맵니다.
실제로 취재기자가 중학생 국어 교재를 들고 나가 실험해보니 결과는 더 놀라웠습니다.
[인터뷰:시민]
('난처하다' 쓰실 수 있나요?)
"난처? 난처? 이거 어떻게 쓰더라? 못 쓰겠어!"
중국인들이 한자 쓰기에 어려움을 느끼는 이유는 모바일 기기 확산으로 직접 손으로 한자를 쓸 기회가 줄어들었기 때문입니다.
또 1950년대 문맹률을 낮추기 위해 기존 한자의 획수를 줄인 간체자를 만들고,
로마자 알파벳을 이용한 발음부호를 도입한 것도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컴퓨터와 스마트폰 등에서 발음만 치면 해당 한자가 자동 입력되기 때문에, 정작 펜을 들고 글을 쓰려하면 글자가 생각나지 않는 결과를 초래했습니다.
[인터뷰:대학생]
"수업하거나 할 때도 노트북을 많이 쓰니까, 손으로 글자를 쓸 일이 없죠. 그래서 실제로 써보면 잘 안되는 것 같아요."
무려 8만5000자에 달하는 데다 워낙 복잡해 한때 국가 발전까지 저해한다는 악평을 들었던 중국의 한자!
공산 정권 출범 후 간체자가 보편화된데 이어, 손을 대신하는 디지털 기기 탓에 중국의 언어 생활은 심각한 부작용을 겪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역시 디지털 시대가 도래하며 온라인 등에서 국어 파괴가 심각한 수준인 것을 감안하면, 이웃 중국의 한자 위기 역시 남의 일로 보이지 않습니다.
베이징에서 YTN 서봉국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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