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이슬람 '명예살인' 악습 사라질까?

2014.05.30 오후 12:50
[앵커]

최근 이슬람 국가인 파키스탄에서 임신한 20대 여성이 부모가 반대하는 결혼을 했다는 이유로 가족들이 던진 돌에 맞아 숨진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이 사건을 계기로 여성 인권 문제가 파키스탄 내부에서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국제부 연결해 자세한 내용 들어보겠습니다. 신호 기자!

아버지한테는 딸이고 오빠한테는 여동생인데, 가족들이 이 여성을 살해한 이유가 뭔가요?

[기자]

부모가 반대하는 결혼을 했다는 이유 때문입니다.

25살 파르자나 파르빈은 가족이 반대하는 남성과 혼인 신고를 하고 3개월 된 아기를 임신한 상태였습니다.

그러자 가족들이 파르자나의 남편을 납치 혐의로 고소했고 재판이 열렸습니다.

파르자나는 지난 27일 자신은 납치당하지 않았다는 진술을 하려고 법원에 가던 중이었습니다.

아버지와 오빠 등 가족과 친척 20여 명은 증언을 막으려고 법원 앞에서 돌과 벽돌을 던져 파르자나를 숨지게 했습니다.

체포된 아버지는 경찰 조사에서 딸이 허락없이 결혼해서 가족 전체를 모욕했다며 자신의 행동이 명예로운 살인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앵커]

이슬람 권에서 종종 발생하는 '명예살인'이라는 관습이 이런 끔찍한 사건이 발생한 배경이 됐다고요?

[기자]

파키스탄을 비롯한 이슬람권에서는 이런 사건에 명예살인이라는 표현을 붙이고 있습니다.

집안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구실로 가족들이 부인이나 딸, 여동생 등 여성 구성원을 살해하는 악습인데요.

파키스탄 법에서는 이런 살인 사건의 경우 가족 안에서 용서를 받으면 처벌하지 않게 돼있습니다.

그래서 비슷한 살인 사건이 끊이지 않고 반복되고 있습니다.

파키스탄 인권단체 얘기 들어보겠습니다.

[녹취:라비야 하디, 아우랏 재단 대표]
"살인에 명예라는 표현을 붙이는 것 자체가 잘못입니다. 이 사회에서 매우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고 점점 증가하는 이유도 됩니다."

파키스탄에서는 지난해 여성 869명이 가족이나 친척들에 의해 살해됐다고 인권단체가 밝혔습니다.

이번에 숨진 파르자나 파르빈이 결혼한 남편조차도 과거 자신의 부인을 살해하고 처벌받지 않은 전력이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앵커]

국제사회 뿐만 아니라 파키스탄 내부에서도 강력한 처벌을 주문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고요?

[기자]

임신한 여성이 법원 앞에서 잔혹하게 살해된 이 사건은 파키스탄 안에서도 충격으로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나와즈 샤리프 파키스탄 총리도 잔혹한 살인을 절대로 용납할 수 없다고 성명을 통해 밝혔고 파키스탄 곳곳에서 '명예살인' 반대 시위가 벌어지고 있습니다.

[녹취:파르자나 바리, 인권 활동가]
"경찰과 많은 사람이 보는 앞에서 살해됐습니다. 우리의 분노와 충격을 표현하기 위해서 모였습니다."

국제 사회에서도 비판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미국 국무부는 전통과 명예를 구실로 가행되는 여성에 대한 폭력은 결코 정당화될 수 없다고 논평했고 유엔도 이 사건이 명예살인으로 불리기를 바라지 않는다고 지적했습니다.

파키스탄을 비롯한 이슬람 사회에서 여성의 인권을 해치는 오래된 악습이 사라지는 계기가 될 지 주목됩니다.

지금까지 국제부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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