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그리스 '산 넘어 산'...이달 20일 중대 고비

2015.07.01 오후 06:07
[앵커]
사실상의 디폴트에 빠진 그리스는 이달 20일 또 한차례 위기에 직면하게 됩니다.

유럽중앙은행에서 빌린 4조 4천억 원의 만기가 돌아오기 때문입니다.

오는 5일 국민투표를 계기로 파국을 피한다 해도 제때 빚을 갚기 힘들어 그리스 사태의 불안은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승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그리스가 사실상의 디폴트에 직면했지만 국제 금융시장에는 큰 충격을 주지 않았습니다.

15억 5천만 유로, 우리 돈으로 1조 9천억 원을 IMF에 못 갚았지만 IMF와 같은 공적 기관은 민간 채권자와 달리 '체납 상태'로 간주하기 때문입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IMF 총재 (지난달 18일)]
"그리스가 IMF 채무를 '체납하는 상황'은 오지 않기를 바랍니다. 진심으로 바랍니다."

오히려 국제 금융시장이 주시하고 있는 실질적인 디폴트 시한은 오는 20일입니다.

유럽중앙은행, ECB가 보유한 그리스 국채 35억 유로, 4조 4천억 원을 갚아야 할 시한이기 때문입니다.

징수 강제성이 없는 IMF 채무와 달리 이 돈을 못 갚으면 그리스 은행에 대한 ECB의 긴급유동성대출이 끊길 수 있습니다.

[신환종, NH투자증권 글로벌투자분석팀장]
"(유로존 정부가) 십시일반으로 낸 돈을 그리스에 준 것이기 때문에 (그리스가 못 갚으면) 각국 국민들이 납세자 부담으로 돈을 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하기 때문에 각국에서, 특히 독일에서 법적인 문제로 비화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리스에 대한 채권단의 압박 강도는 채권단의 긴축안 수용 여부를 묻는 오는 5일 국민투표 결과에 달렸습니다.

그리스 국민들이 채권단의 손을 들어주면 치프라스 내각이 사퇴하고 조기 총선으로 새 정부가 들어설 가능성이 큽니다.

문제는 채권단의 강도 높은 개혁안에 부정적인 급진 시리자 당에 대한 지지도가 여전히 높아 총선 결과를 쉽게 예측하기 힘들다는 점입니다.

또 채권단에 우호적인 새 정부가 들어서 개혁 요구를 받아들인다해도 그리스 부채 위기는 2030년까지 계속될 것이란 우려가 높습니다.

그리스 정부 부채 비율이 GDP 대비 175%로 유로존에서 가장 높은데다 올해 들어 2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하면서 경기가 다시 침체에 빠졌기 때문입니다.

이에 따라 그리스 사태가 채권단의 지원으로 올해 안에 임시 봉합되더라도 비슷한 위기가 또 다시 찾아올 가능성은 여전히 높습니다.

YTN 이승은입니다.
HOT 연예 스포츠
지금 이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