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현지 시각으로 오늘 역대 영국 군주 가운데 가장 오랫동안 왕좌에 앉은 군주가 됐습니다.
올해 89살인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재위 기간은 만 63년이 넘었는데요.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은 오늘 오후 5시 30분을 기점으로 고조할머니인 빅토리아 여왕이 가지고 있던 최장 재위 기록, 63년 216일을 넘어서게 됐습니다.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은 지난 1952년 숨진 아버지 조지 6세의 뒤를 이어 25살의 나이에 왕위에 올랐습니다.
큰아버지인 에드워드 8세가 심프슨 부인과 세기의 사랑에 빠지면서 왕위를 포기했고, 동생인 조지 6세가 왕위를 계승해, 엘리자베스 2세가 아버지의 왕관을 물려받게 된 겁니다.
여왕은 13살 때 다트머스 해군대학 사관후보생이었던 그리스 왕자 필립 공을 만나 사랑에 빠졌습니다.
여왕과 필립공은 1947년 결혼했고, 슬하에 찰스 왕세자와 앤 공주, 앤드루, 에드워드 왕자 등 네 명의 자녀를 뒀습니다.
1981년 찰스 왕세자와 다이애나가 결혼하면서 영국 왕실은 전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았는데요.
하지만 1992년 찰스 왕세자와 앤드루 왕자가 파경을 맞고, 앤 공주도 이혼하면서 여왕 자신도 최악의 해라고 꼽을 만큼 위기를 맞기도 했습니다.
또 1997년에는 찰스 왕세자와 이혼한 다이애나비가 교통사고로 숨지는 등 적지 않은 아픔을 겪었습니다.
[엘리자베스 2세 여왕]
"다이애나에게 진심으로 애도를 표합니다. 그녀는 탁월하고 훌륭한 사람이었습니다."
89살의 엘리자베스 여왕은 여전히 왕성한 대외활동을 이어가고 있는데요.
재위 기간에 116개국을 방문했는데, 지난 1999년에는 우리나라도 찾았습니다.
엘리자베스 여왕이 이처럼 오래 재위를 이어갈 수 있었던 데는, 곁을 지켜주고 있는 남편 필립 공의 외조가 중요한 비결로 꼽힙니다.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남편인 올해 94살의 필립 공 역시 왕의 배우자로서 역대 최장수 기록을 세웠는데요.
그리스·덴마크 왕족인 필립 공은 엘리자베스 공주와 결혼하면서 영국인으로 귀화했고, 해군 장교의 꿈도 포기했습니다.
강한 엘리자베스 2세의 몇 발짝 뒤엔 늘 '외조의 왕' 필립 공이 있었는데요.
필립 공은 "내가 해야 할 일은 첫 번째, 두 번째도 그리고 마지막도 결코 여왕을 실망하게 하지 않는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장기 집권을 하는 장수 여왕으로 인해 차기 왕위 계승자로 지목된 뒤에도 수십 년간 왕좌에 오르지 못하고 있는 왕자가 있습니다.
바로 찰스 왕세자인데요.
찰스 왕세자는 5살에 왕세자 자리에 오른 뒤 64년째 왕세자 자리를 지키고 있습니다.
그런데 다이애나와의 이혼 등으로 대중적인 인기가 떨어진 데다, 최근에는 정치에 개입했다는 의혹까지 일면서 다음 왕위를 아들 윌리엄 왕세손이 계승해야 한다는 여론이 만만치 않은 상황입니다.
그렇다면 현재 영국의 왕위 계승 서열은 어떻게 될까요?
찰스 왕세자가 64년째 왕위 계승 1순위를 지키고 있고요.
2위가 찰스 왕세자의 장남 윌리엄 왕세손, 윌리엄 왕세손의 아들 조지 왕자가 서열 3위입니다. 샬럿 공주는 태어나자마자 왕위계승 서열 4위에 올랐는데요.
영국 왕실은 남녀 상관없이 직계 우선의 계승 원칙을 따르고 있는데요.
조지 왕자의 여동생 샬럿이 태어남에 따라 본래 계승 서열 4위에 있었던 윌리엄 왕세손의 동생인 해리 왕자는 5위로 밀려났습니다.
어떤 정치적 논란 속에서도 중립을 지켜온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통치 스타일이 변함없이 영국 국민의 사랑을 받는 비결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는데요.
위로와 통합의 상징 때문에 국민이 정치에 환멸을 느낄수록 정통성과 권위가 있는 왕실을 지지하게 된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엘리자베스 여왕이 만 63년 넘게 왕위에 있는 동안 영국 총리가 12명, 미국 대통령도 12명이나 바뀌었는데요.
앞으로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쓸 새로운 역사가 어디까지일지 이목이 쏠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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