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에서 토끼를 목욕시키는 영상을 찾아보기란 어렵지 않습니다. 화장실 싱크대에서 태평하게 앉아서 물을 맞는 토끼나 몸의 절반이 욕조에 들어가 있는 토끼의 모습.
토끼가 저렇게 태평하다니 정말 귀엽다는 반응이 많지만, 이 동영상을 따라 하다간 귀여운 반려동물을 죽음에 이르게 할 수 있습니다.
토끼는 고양잇과 동물들처럼 자신의 몸을 꼼꼼하게 청소하는 동물입니다. 건강한 토끼는 목욕할 필요가 없고 대부분 토끼는 물을 싫어합니다.
더 중요한 것은 토끼를 목욕시키는 것은 때로 토끼의 생명을 위험하게 할 수 있다는 겁니다. 털이 젖으면 저체온증이나 호흡기 감염으로 이어질 수 있고, 귀에 물이 들어가면 귀에 염증이 생길 수 있습니다. 또, 털이 젖으며 기생충에 감염되기 쉽습니다. 피부도 약하기 때문에 뜨거운 물이나 드라이기로 털을 말리면 피부에 화상을 입을 위험도 있습니다.
그중 가장 위험한 것은 화장실에서 토끼가 받는 스트레스 때문에 토끼가 죽을 수도 있다는 겁니다. 토끼는 스트레스를 심하게 받으면 위장 정체나 심장 마비가 올 수 있습니다.
토끼가 태평하게 누워있는 이 사진은 실제로는 부동자세, 즉 죽은 척하기 자세일 가능성이 큽니다. 이런 죽은 척하는 자세는 포식자에 대한 두려움의 표현으로 대부분 토끼가 극심한 스트레스 상황에서 취하는 행동입니다.
토끼 목욕을 일종의 토끼를 기르면서 할 수 있는 놀이나 즐거움으로 대해서는 안 됩니다.
물론 예외적인 상황도 있습니다. 토끼가 아프거나 과체중일 경우는 스스로 몸을 깨끗하게 할 수 없어 이 때는 옥수수 전분을 사용해서 건조목욕을 시켜야합니다.
온라인에 떠도는 토끼 목욕을 보고 자신의 토끼도 그런 영상을 찍겠다고 토끼를 극심한 스트레스로 내몰아서는 안 됩니다. 토끼 목욕은 우리 눈에만 청결하고 귀여울 수 있습니다.
YTN PLUS 최가영 모바일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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