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짝짓기가 귀찮은 판다의 번식 확률을 높이는 방법

2017.06.21 오후 03:25

'판다 번식'은 사육사들 사이에서 가장 악명 높은 도전 과제다. 판다는 특유의 게으름 탓에 번식 욕구가 거의 없기 때문이다.

중국 국보 판다는 멸종 위기종인 탓에 모든 임신과 출산이 당국의 엄격한 관리 아래 이루어진다. 워낙 번식이 어렵다 보니 장인들은 나름의 노하우를 가지고 있는데, 그 방식이란 놀랍게도 인간이 사용하는 방법과 매우 흡사하다.

일부 전문가들은 짝짓기 확률을 높이기 위해 판다 합사 전 판다의 성관계 영상, 일명 '판다 야동' 틀어주거나 성욕을 촉진하는 약물을 복용하게까지 한다. 실제로 이러한 방법은 판다 출산율을 높이는 결과를 가져왔다.

중국 남부 청두 판다 리서치베이스에서 번식을 담당하는 선임 사육자 장 하오는 "인간과 마찬가지로 판다도 짝짓기할 대상에 있어서 대단히 까다롭다"고 말한다.

판다 세계에서 짝짓기란 수컷 판다의 의지보다는 암컷 판다의 의지가 더 중요하다. 센터가 개발한 스피드 데이트 프로그램에서는 암컷 한 마리에게 최대 다섯 마리의 수컷을 선보인다. 암컷은 특정 수컷이 마음에 들면 몸을 문지르며 남성 판다 쪽으로 꼬리를 갖다 대는 행동을 한다. 반면, 관심이 없으면 암컷 판다는 등을 돌려 낮잠을 잘 뿐이다.

암컷이 수컷을 선택했을 경우, 센터 측에서는 둘을 위한 공간을 만들어 주지만 종종 이들은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르고 멀뚱히 있기도 한다. 바로 이때가 '판다 야동'을 보여줄 타이밍이다. 센터에서 카메라를 설치하고 지켜본 결과, 판다 커플은 화면 가까이 가서 눈을 크게 뜨고 영상을 지켜보는 인간 같은 모습을 보였다.

짝짓기에 성공하더라도 수정, 출산, 양육이라는 더 큰 난관이 기다리고 있다. 어미 판다는 새끼에게 젖을 주는 일도 귀찮아 방치하곤 하는데, 이를 막기 위해 인간의 개입이 필요하다.

귀여운 얼굴 하나 믿고 양육도, 번식 노력도 하지 않고 종일 죽순만 먹는 판다. 유서 깊은 외모지상주의 사상이 아니었다면 판다는 진작에 멸종됐을 게 틀림없다.

YTN PLUS 정윤주 기자
(younju@ytnpl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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