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김정남 암살 관련 없다던 北, 왜 사과했나

2018.12.12 오전 11:27
■ 진행 : 김정아 앵커
■ 출연 : 안찬일 세계북한연구센터 소장

* 아래 텍스트는 청각장애인 자막 방송 속기록을 바탕으로 작성된 내용입니다.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앵커]
지난해 2월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공항 한복판에서 발생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큰 형 김정남 암살사건. 여기에 베트남 여성 한 명도 연관이 돼 있었는데요. 그런데 북한이 최근 베트남 측에 비공식 사과를 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동안 단순 사망 사건이다, 개입설을 전면 부인하던 북한, 왜 태도를 바꾼 걸까요? 안찬일 세계북한연구센터 소장 연결해서 북한의 속내 뭔지 짚어보겠습니다. 안 소장님, 나와 계십니까?

지난해 세계를 떠들썩하게 했던 사건인데요. 북한이 베트남에 유감을 표명했다, 이런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북한이 구체적으로 어떤 부분에 대해서 지금 사과를 하는 것으로 일단 볼 수 있을까요?

[안찬일]
북한이 베트남에 대해서 사과했다는 것은 최근 북한의 리용호 외무상이 베트남을 방문했을 때 그때 외교 채널을 통해서 사과했는지, 아니면 또 그 당시 베트남 여성 도안 티 흐엉을 매수해서 북한의 정찰총국이나 국가보위성이 정보정찰기관들이 김정남을 암살했는데 이 정보 채널을 통해서 암살했는지 그 채널이 정확히 공개되지 않았습니다마는 어쨌든 사과를 했다는 것 자체가 북한이 뭔가 베트남으로부터 압력을 받았을 수도 있고 반드시 그것을 짚고 넘어가겠다는 베트남 측의 의지에 의해서 북한이 사과할 수밖에 없지 않았는가 이렇게 판단할 수도 있습니다.

[앵커]
소장님, 그런데 사건이 발생한 건 지난해 2월이지 않습니까? 그동안 북한에서는 김정남 암살 사건과 아무런 연관이 우리는 없다, 이렇게 얘기를 해 왔었는데 갑자기 태도를 바꾼 이유는 어디에 있을까요?

[안찬일]
아마 갑자기 바꾼 이유는 다른 관련 국가가 아니라 바로 베트남에서 대사로 지내던 리홍의 아들 리지현이 리재남, 홍성학, 오종길 이런 현지에서 김정남 암살을 진행한 공작원들 중에 한 사람이 포함이 되어 있고 이것은 베트남 당국이 이미 파악을 하고 있었습니다.

따라서 이제 와서 이것을 사과할 수밖에 없었던 것은 결국 자발적인 북한의 의사라기보다는 베트남이 이 문제 때문에 북한에 대해서 외교 단절이라는 경고도 내린 적이 있습니다. 따라서 뭔가 베트남이 북한의 경제 변화를 위해서 지원이 필요하고 이런 상황에서 이걸 매듭을 짓지 않으면 베트남과 북한의 관계를 풀어나갈 수 없는 그런 어떤 상황이 있었기 때문에 이제는 사과하지 않았나 이렇게 생각됩니다.

[앵커]
지금 비공식적이었다고 해도 사과를 했다는 건 김정남 암살 사건에 대한 북한 당국의 책임을 인정한 것으로도 볼 수 있는데 이건 앞으로 국제법상에서 북한에 책임을 물을 근거가 될 수도 있는 일입니다. 그런데 지금 베트남에 비공식적이나마 사과를 한 건데 베트남이 북한 외교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이만큼 큰 겁니까?

[안찬일]
그렇습니다. 외교적 비중이 크죠. 지금 현재 북한이 쿠바라든지 베트남이라든지 이런 나라들에 대해서 외교적 비중을 많이 두고 있는데 결국 그 당시 암살에 직접 행동대원으로 참가하였던 도안 티 흐엉이나 시티 아이샤 인도네시아 여성 2명이 있는데 베트남 여성은 현지에서, 쿠알라룸푸르에서 재판을 받고 있고 만약에 사형이 언도된다든지 이럴 경우는 베트남의 태도가 조금 더 강경해질 가능성도 있습니다. 따라서 북한이 이것을 사과하지 않을 경우 앞으로 북한 김정은 위원장이 개혁개방, 북미대화, 남북대화가 잘 된다고 해도 개혁개방으로 나간다고 할 때도 베트남식 모델이나 또 베트남의 자본이나 이런 지원을 받아야 되는데 이런 것이 매듭지어야만 그것이 원활할 수 풀릴 수 있다, 이런 거시적 안목에서 사과했다고도 볼 수 있습니다.

[앵커]
이 얘기가 그러면 형식도 비공식이고요. 북한이 아닌 베트남 쪽에서 나온 얘기 아니겠습니까? 이 배경은 어떻게 보십니까?

[안찬일]
그렇죠. 이게 북한 쪽에서는 이 사실을 숨기려고 하지 않겠습니까? 일단 장성택 처형이나 김정남 암살은 김정은 위원장 집권 시기에 들어와서 일어난 북한으로서는 불미스러운 일인데 이것이 전 세계에 알려지는 것을 안타까워할 수 있겠습니다마는 이와 같은 사과 내용이 알려지게 된 건 아마 베트남 측에서 이와 같은 것을 발설함으로써 이렇게 됐는데 아까 지적하신 대로 지금 북한은 인권 탄압국이다 이렇게 하면서 정경택 국가보위상도 이번에 제재 대상에 들어가고 김정은 위원장에 대해서도 국제 NGO 단체들이 국제 ICC, 국제형사재판소에 제소하는 등 인권탄압이 진행되고 있고 이런 상황이기 때문에 아마 베트남도 북한이 정상국가로 가기 위해서는 이런 문제도 매듭을 짓고 넘어가자, 이런 뜻에서 아마 베트남이 이 사실을 공개한 것 같습니다.

[앵커]
그러니까 지금 인권 문제 얘기를 해 주셨는데 그러니까 김정은 위원장이 최근에 정상국가로서의 행보, 이런 이미지를 만들기 위한 행보를 많이 해 왔는데 그동안 걸림돌 2개가 항상 고모부 장성택 처형하고 형인 김정남 암살, 이 문제였었는데 이걸 고려했을 수 있다, 이런 얘기이신 거죠?

[안찬일]
그렇죠. 나라 안에서는 장성택 처형 문제지만 이것은 종파분자라는 이런 정치적 명분을 내세웠기 때문에 어느 정도 덮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나라 밖에서 벌어진 김정남 암살 사건은 자칫 김정은 위원장을 국제형사재판소에 제소한다든지 이런 경우가 일어날 경우 또 그 당시 북한 공작원들은 아주 은밀하게 공작을 마치고 쿠알라룸푸르 공항을 잘 떠났다고 생각하지만 이제 이 두 명의 도안 티 흐엉과 시티 아이샤라는 북한 공작원의 사주를 받은 암살 행동대원, VX를 김정남의 얼굴에 바르고 직전 사살한 사람이 재판에 크게 부각될 경우 북한과 반드시 연결될 수 있기 때문에 일종의 꼬리 자르기다, 이렇게도 생각될 수 있습니다.

[앵커]
그동안 한반도 정세가 대결에서 대화로 분위기가 바뀐 것도 일정 정도 영향이 있을지 이 부분도 궁금한데 관련해서 북한 내부에서 강경파 움직임이 둔해졌다, 이런 얘기도 들리던데 이건 어떻게 보시는지 간략하게 마지막 답변 듣겠습니다.

[안찬일]
그 당시 정찰총국장이 김영철이었고 지금도 강경파들이 아직 일부 있지만 말씀하신 대로 김정은 위원장이 지금 우리 대한민국의 평화 프로세스에 어느 정도 호응해 나오고 있기 때문에 아마 강경파 제거를 잠재우고 김정은 위원장도 매듭을 지어야만 북미관계라든지 국제사회로 나가는 것이 잘 될 수 있기 때문에 이런 문제에서는 베트남에 이걸 짚어주는 게 오히려 북한 정권으로서는 이게 잘 매듭이 지어진다면, 물론 크게 또 트러블화될 수도 있지만 매듭이 지어진다면 이것은 김정은이 강경파를 제거하는 데 도움이 된다 이런 차원에서 아마 베트남이 판단했을 것 같습니다.

[앵커]
오히려 베트남이 도와주는 것일 수 있다.

[안찬일]
그렇죠. 그런 면도 존재할 수 있습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지금까지 김정남 암살 관련 북한의 사과, 속내가 뭔지 안찬일 세계북한연구센터 소장과 함께 짚어봤습니다. 소장님, 고맙습니다.

[안찬일]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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