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더뉴스-더넓은세계] 유럽 '극우 바람'...EU의회 선거 돌풍 예고

2019.05.10 오후 03:11
■ 진행 : 노종면 앵커, 박상연 앵커
■ 출연 : 윤석준 / 서강대 사회과학연구소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앵커]
유럽은 각국의 의회와 별개로 유럽연합 EU 의회, 유럽의회가 따로 있습니다. 유럽의회 선거가 임박했습니다. 이번 선거 주요 관심사 중 하나는 이른바 극우세력의 확장 여부입니다. 5년 전 유럽의회 선거에서 이미 바람몰이를 했던 극우세력은 그 사이에 유럽 각국에서 영향력을 확장해 왔습니다.

무풍지대로 분류되던 스페인에서도 극우정당이 44년 만에 처음으로 의회에 진출했습니다. 알수록 볼수록 더 넓은 세계, 오늘은 이른바 우향우 바람이 불고 있는 유럽을 살펴보겠습니다. 윤석준 서강대 사회과학연구소 책임연구원 나오셨습니다. 안녕하십니까?

[앵커]
어서 오십시오. 먼저 정치학 박사시니까 제가 박사님이라고 칭하겠습니다. 유럽에서 극우세력의 확장이 어느 정도라고 볼 수 있나요?

[인터뷰]
일단 유럽에서 극우세력 확장이라는 것이 지금 최근에 시작된 일들이 아니라 사실은 1980년대 초반부터 있었던 일입니다.

[앵커]
그렇게 오래됐어요?

[인터뷰]
그러니까 1980년대 이미 초반부터 프랑스의 극우정당들은 한 10%의 지지세들을 확보하고 있었고요. 그 지지세들이 최근에 굉장히 급상승을 했던 거고. 그리고 또 1989년도에 베를린 장벽이 붕괴하고 나서 사실은 동유럽 국가들에서 극우정당들이 급부상을 했던 시절이 또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러한 흐름들이 2014년 유럽의회 선거에서 폭발을 하게 되면서 굉장히 많은 극우정당들이 유럽의회에 진출을 하게 된 거죠. 그러니까 사실은 지금 여러 가지 일어나고 있는 극우정당들의 부상이라는 것들은 엄밀히 얘기하면 1980년대부터 1989년 이후에 그 흐름들의 연장선상으로 바라보는 게 맞습니다.

[앵커]
그러니까 응축돼서 5년 전 유럽의회 선거에서 분출이 된 거다.

[앵커]
그 개념 정리, 구별부터 해 보겠습니다. 포퓰리즘 정당도 극우로 구분이 되는 건가요?

[인터뷰]
그 부분이 굉장히 국내에서 약간 혼동이 되고 있는 부분들인데요. 우선 결론부터 말씀을 드리면 포퓰리즘 정당과 극우정당은 같지 않습니다. 유럽이라는 맥락에서는요. 일단 기본적으로 포퓰리즘 정당들 중에는 유럽에서 극우 포퓰리즘도 있고 극좌 포퓰리즘도 있습니다. 그리스의 시리자나 아니면 스페인의 포데모스 같은 경우가 대표적인 극좌 포퓰리즘 정당으로 분류가 되는 거고요. 그러니까 사실 극우정당은 일반적으로 저희가 이야기를 할 때 국수주의 혹은 인종주의, 파시즘, 나치즘을 신봉하는 그런 정치세력들을 이야기들을 하는데 사실 포퓰리즘 정당들 중에는 그런 것들을 지지하는 정당들도 있고 그렇지 않은 정당들도 있습니다.

[앵커]
포괄적으로 그냥 포퓰리즘 하면 안 되겠네요. 앞에 수식은 최소한 붙어야 될 것 같고 지금 오늘 얘기하는 극우세력의 확장이라면 극우 성향을 갖고 있는 포퓰리즘 정당을 얘기해야 되겠군요.

[인터뷰]
그렇게 말씀하시는 게 가장 정확합니다.

[앵커]
이런 유럽의 극우세력 얘기를 할 때 보면 각국별로 의회에 진출했다, 1당이 됐다, 2당이 됐다 이런 얘기들과 함께 유럽의회에서 의석을 점유하고 있다, 이런 이야기도 합니다. 유럽의 각국의 의회 그리고 또 유럽연합의 의회, 어떻게 구별이 되고 어떤 관계가 있습니까?

[인터뷰]
유럽의회라는 게 사실 우리 대한민국이나 아니면 동북아시아에 없는 거기 때문에요. 일단 기본적으로 유럽은 양차세계대전 이후부터 지금까지 지속적으로 유럽 통합을 진행해왔고요. 그래서 유럽 통합이라는 그 흐름 속에서 의회를 만들게 됩니다. 그래서 유럽의회는 유럽 차원의 정치가 작동하는 공간이고요. 그다음에 각 국가별로 있는 국민의회, 하원의회들은 각 국가 안에서 정치가 작동하는 장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유럽의회는 1979년도부터는 유럽공동체 시민들이 직접 투표를 해서 선거를 선출을 하고 있고요. 그래서 유럽의회라는 층위와 각국의 국민의회 혹은 하원의회라는 층위가 2개로 작동하고 있다고 보시면 됩니다.

[앵커]
둘 사이에는 그러면 직접적인 관계는 없겠네요?

[인터뷰]
직접적인 관계는 없습니다.

[앵커]
정치 현안은 국내에서 결정하는 거고 유럽 전체를 총괄하는 정책 결정 같은 것들은 유럽의회에서 결정하고.

[인터뷰]
왜냐하면 유럽연합 차원에서의 정치가 따로 작동하는 것들이 있기 때문에 거기에 대한 입법과 관련된 부분들을 유럽의회가 담당을 하는 겁니다.

[앵커]
그러면 그 유럽의회는 구성이 어떻게 돼 있나요?

[인터뷰]
유럽의회는 기본적으로 5년 단위로 선거를 하게 되어 있는데요. 이게 각 국가별 의회하고는 다른 선거로 작동을 하다 보니까 예를 들면 올해 지금 이번 달에 유럽의회 선거가 있습니다. 그런데 기간이 23일부터 26일까지 이렇게 기간이 잡혀 있는 거죠. 그런데 사실 이 기간 동안 각 국가별로 상황에 맞게 날짜를 선택해서 투표를 진행을 하게 됩니다. 왜냐하면 날짜를 하루 혹은 이틀로 잡아버리면 28개 회원국들 중에서 사정이 되지 않는 나라들도 있을 수 있으니까요. 이런 식으로 날짜를 길게 잡아놓고서 이 기간 동안 각 국가별로 선택된 날짜에 투표가 진행이 됩니다. 그러고 나면 751명이 의원으로 선출이 돼서 5년간의 임기를 갖게 되고 751명 중에는 1명이 의장으로 선출이 됩니다.

[앵커]
투표 관리는 각국별로 하는 건가요?

[인터뷰]
각 국가별로 진행이 되고요. 최종적인 취합은 유럽연합 차원에서 하게 되지만 최종적인 투표 진행은 각 국가의 내무부에서 관할을 하게 됩니다.

[앵커]
일종의 유럽의회로 파견할 각국의 대표자를 뽑는 거군요?

[인터뷰]
맞습니다.

[앵커]
그러면 이게 나라별로 의석수도 배정이 다 돼 있습니까?

[인터뷰]
나라별로 의석수들이 나눠져 있는데요. 일단 기본적으로 독일이 가장 많은 의석을 확보를 할 수 있게 되어 있고 그리고 28개 회원국들 중에 아마 국내에서 낯설 수가 있는 나라인데 몰타라는 나라가 있습니다. 지중해 작은 섬나라고요. 이 나라 같은 경우는 6석의 의석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게 일반적으로 나라별로 인구에 비례해서 사실은 이렇게 배정을 해놓은 건데요. 정확하게 정치학에서 이야기하는 비례성이 나타나지는 않습니다. 그 이야기는 뭐냐 하면 의원 한 명이 대표하는 시민들의 수가 굉장히 차이가 납니다.

[앵커]
왜 그렇죠? 인구 대비로 하면 맞아야 되는 거 아닌가요?

[인터뷰]
왜냐하면 독일은 굉장히 인구가 많고요. 몰타는 굉장히 인구가 적기 때문에 사실상 몰타에게 1석이나 2석을 주는 게 맞는 건데 그렇게 됐을 경우에 유럽연합 안에서 의사결정구조에서 사실상 몰타는 아무런 의미가 있을 수도 있기 때문에.

[앵커]
너무 소외된다.

[인터뷰]
몰타뿐만이 아니라 저기 보면 룩셈부르크나 작은 나라들이 있기 때문에 그래서 약간 정치적으로 조정을 한 게 지금 이렇게 배분이 되어 있는 겁니다.

[앵커]
독일 같은 경우에는 인구가 너무 많기 때문에 너무 많이 줄 수 없다 이런 게 있고요. 지금 어떻습니까? 구체적으로 각국별로 극우정당이 어느 정도나 약진해 있습니까?

[인터뷰]
일단 2014년 유럽의회 선거 이후로 각 국가별로 그 당시까지만 해도 유럽의회에 진출하는 그 정도였는데요. 이제 대부분의 국가들에서 최소한 2위나 3위 정당으로 부상들을 해 있습니다. 가장 최근에 스페인 같은 경우에 최근에 총선이 끝나서 44년 만에 처음이었죠. 스페인의 군부독재가 무너지고 나서 처음으로 극우정당이 의회에 진출을 했고요. 그리고 이탈리아 같은 경우도 북부동맹이라는 극우 성향의 정당이 연정을 통해서 지금 정부에 들어가 있는 상태고요. 오스트리아도 그렇고 그리고 가장 대표적인 국가인 프랑스 같은 경우도 아마도 이번 유럽의회 선거에서는 프랑스에서는 극우정당이 1위로 부상을 다시 하게 될 겁니다.

[앵커]
그래요? 조금 전에 얘기하셨던 스페인 같은 경우에 이번에 원내로 진출한 정당 이름이 복스더라고요. 그걸 극우 포퓰리즘 정당이라고도 하고 또 우파 포퓰리즘이라고도 하던데 그 정당은 극우로 분류할 수 있습니까?

[인터뷰]
그 부분이 극우정당이라고 하는 부분이 사실 정치학에서 굉장히 정의하기 어려운 부분이기는 합니다.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원칙적으로는 국수주의, 그다음에 파시즘, 나치즘, 인종주의를 표방하는 정당들이라고 보통 분류를 해야 되는데 문제는 어떠한 정당도 스스로 극우정당이라고 하지는 않는다는 거죠. 심지어는 언론인들이 혹은 학자들이 극우정당으로 분류를 해도 우리는 아니다라고 이야기를 한다라는 거죠. 그런데 그렇기 때문에 학자들마다 분류가 다른데요. 저는 극우정당에 대한 분류가 조금 더 엄정해져야 될 필요가 있다고 생각을 합니다. 왜냐하면 이건 낙인찍기이기 때문에요.

[앵커]
지금 오늘 얘기할 때는 약간 넓게 말씀하시는 거죠?

[인터뷰]
조금 넓게 그다음에 일반적으로 정의되고 있는 그 기준으로 말씀을 드리는 겁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앵커]
그러면 그 기준으로 했을 때 유럽의회 내에 극우세력은 어느 정도 비중을 차지하고 있습니까?

[인터뷰]
일단 지금 유럽의회를 기준으로 말씀을 드리면요. 유럽의회는 정당별로 정치 그룹을 구성하고 있습니다. 쉽게 비유를 하자면 우리 의회에서 교섭단체를 결성하고 있는 것으로 보시면 되는데요. 보면 지금까지는 그래도 중도좌파나 중도우파 성향의 정당들이 과반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반면에 2014년에 급부상을 한 유럽의 극우정당들 중에서 유럽민족 및 자유, 자유와 직접민주주의의 유럽. 이 두 정치그룹을 일반적으로 극우성향이라고 분류를 하고 있는데요. 물론 조금 차이는 있습니다. 이 정도인데 올해가 문제일 겁니다, 아마. 굉장히 커다란 변화가 있을 것 같기도 하고요.

[앵커]
지금 말씀해 주신 극우로 분류한 자유와 직접민주주의의 유럽. 그 두 정당 세력, 두 세력을 합하면 약 10% 조금 넘네요. 그런데 이번에는 조금 더 많아질 수 있다?

[인터뷰]
이번에 아무리 보수적으로 잡아도 2배는 많아질 거고요. 심지어는 지금 여론조사들 결과들에 따르면 3배, 그러니까 33%까지 갈 수 있다는 전망도 있습니다.

[앵커]
조금 전에 일종의 교섭단체를 구성한다고 했는데, 각 세력별로. 국가를 초월해서 그러면 만들어지는 겁니까?

[인터뷰]
국가를 초월하는 거고요. 그래서 각 국가별로 유럽은 철저하게 좌파, 우파의 이데올로기적인 스펙트럼의 정당들이 존재를 하게 되는데요. 각자의 국가의 스펙트럼과는 상관없이 개별적으로 유럽의회에서는 본인들의 정치성향에 맞는 그룹에 들어가서 활동을 하게 됩니다.

[앵커]
그러면 예를 들면 프랑스, 영국, 독일에 있는 국내 정당과는 이름이 다른 정당이 있는 거네요?

[인터뷰]
맞습니다.

[앵커]
이해됐습니다, 이제.

[앵커]
이번 보니까 극우 정치 지도자 중에 여성이 많다고 하던데 특별한 시사점이 있습니까?

[인터뷰]
일단 정말 눈에 띄게 여성 정치인이 극우정당에서 활약을 하고 있고요. 그런데 아마도 전략적인 측면이 있는 것 같습니다. 프랑스의 대표적인 극우정당의 지도자인 마린 르펜이 사실은 원래 아버지 장 마리 르펜이 만든 극우정당을 물려받은 겁니다. 딸이 물려받은 건데요. 물려받는 과정에서 소위 지지율을 올리기 위해서 소위 인간의 얼굴을 한 극우라는 전략을 펴게 됩니다. 워낙 아버지인 장 마리 르펜 때는 굉장히 극우정당에 대한 이미지가 좋지 않았기 때문에 그래서 그것을 본인이 순화시켜서 실질적인 내용은 바꾸지 않더라도, 그래서 집권당으로 올라설 야망을 갖게 되는데, 본인은 대통령을 할 야망을 갖는 거고요. 그런데 그 과정에서 상당히 여성성을 강조를 합니다. 그래서 어머니 같은 그리고 유럽이 아무래도 가톨릭 국가들이 많기 때문에 아무래도 여성성에 대한 부분들이 지금 우리가 생각하는 젠더적인 인식과는 거리가 있습니다. 그래서 그런 부분들을 자극해서 극우정당들을 조금 유하게 바라보게 지금 만들고 있는데 그게 성공하고 나니까 다른 나라에서도 그런 것들의 전략을 취하는 것 같습니다.

[앵커]
대중에 대한 친근한 이미지, 온화함을 강조하는 그런 정치전략으로 볼 수 있다는 거죠. 그나저나 대중들이 지지를 하기 때문에 일정한 세력이 모이고 또 의회로도 진출하고 하는 것 아니겠습니까? 어떤 부분에서 어필하고 있다고 보십니까?

[인터뷰]
극우정당의 부상에 대해서 굉장히 다양한 원인들이 제기가 되고 있는데요. 저는 개인적으로 유럽의 경제적 불평등의 심화가 근본적인 원인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사실 유럽의 경제적 불평등 심화라는 부분들은 2014년도였죠, 토마 피케티라는 경제학자가 21세기 자본이라는 책을 쓰면서 전 세계적으로 이 문제가 주목을 받게 됐는데요. 사실 1980년대 이후부터 지속적으로 유럽에서도 경제의 불평등은 심화가 되고 있는 상황이었고요. 물론 영미국가들보다는 덜한 편이지만 유럽 대륙국가들도 그러한 과정들을 통해서 실업률도 올라가고 삶이 예전 같지 않다는 거죠, 평범한 사람들의 삶이요. 그런데 그런 것들에 대한 해결책을 기존 정당이 찾아주기를 바랐는데 사실은 유럽의 전통적인 좌우파, 안정적인 양대 정당들이 보통 이런 식으로 집권을 하던 그 판에서는 사실 이러한 문제들에 대해서 적극적으로 해결을 하지도 않았고 그리고 좌파, 우파의 정당들이 정체성이 많이 수렴이 됐습니다. 그래서 실망한 유권자들이 새로운 정치세력을 찾아나선 건데 그중에 하나가 극우정당이든지 극좌정당이 되기도 했고요. 어떤 나라에서는 중도세력이 그 기대를 다 받아안기도 했습니다.

[앵커]
어떤 정치적인 이념 이런 것보다는 제3의 대안을 찾는 그런 민심이 반영된 결과로 보시는군요. 그렇기 때문에 포퓰리즘으로 규정할 만한 부분들이 분명히 있을 것 같고요. 대중들이 원하는 정책을 내놔야 되니까. 알겠습니다. 끝으로요, 영국은 유럽연합을 탈퇴한다는 입장이잖아요. 브렉시트 문제가 아직 해결은 안 됐지만 이번에 선거에 참여하는 겁니까?

[인터뷰]
아직까지 단언할 수는 없습니다.

[앵커]
아직도요? 2주밖에 안 남았는데.

[인터뷰]
그런데 참가하는 걸로 예상을 하는 게 맞습니다. 영국이 원칙적으로 브렉시트를 10월 말까지 연장을 해놓은 상태인데요. 그런데 유럽의회 선거 끝나기 전까지 나가지 않을 경우에는 반드시 유럽의회 선거에 참여를 해야 됩니다. 그게 유럽연합 집행위원회의 강력한 입장이고요. 그런데 만약에 영국이 브렉시트를 하지도 않으면서 유럽의회 선거에도 참여를 하지 않으면 자동으로 6월 1일날 노딜 상태로 유럽연합을 나가게 됩니다.

[앵커]
그렇군요. 투표율이 떨어져서 투표가 무효 이런 건 없죠?

[인터뷰]
그런 건 없습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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