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마지막' 美 흑인 인권운동가 존 루이스 의원 별세

2020.07.19 오후 09:26
[앵커]
1960년대 미국 흑인 인권 운동을 이끈 대표적인 지도자들 가운데 마지막 생존자였던 존 루이스 민주당 하원 의원이 80세를 일기로 별세했습니다.

껄끄러운 관계였던 트럼프 대통령도 뒤늦게 애도를 표하며 관공서에 조기 게양을 지시했습니다.

김원배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1965년 3월 미국 앨라배마 주 셀마.

투표권 쟁취를 위한 흑인들의 평화 행진을 경찰이 무자비하게 진압합니다.

행진을 이끈 존 루이스가 땅에 쓰러진 채 경찰에게 맞아 두개골이 골절되는 장면이 TV에 보도되면서 흑인들에 대한 억압과 차별이 전국적인 이슈로 떠올랐습니다.

[존 루이스 / 흑인 인권 운동가 : 나는 땅에 쓰러진 채 주 경찰에 얻어맞아 일요일부터 약 한 시간 전까지 병원에 있었습니다.]

결국 그해 8월 린든 존슨 대통령이 투표권리법에 서명함으로써 셀마 행진은 흑인들의 참정권을 보장하는 결정적인 계기가 됐습니다.

셀마 행진을 이끈 존 루이스는 1940년 앨라배마 주에서 소작농의 아들로 태어나 60년대 흑인 인권 운동을 거쳐 1987년부터 줄곧 연방하원 의원으로 활동해왔습니다.

셀마 행진 50주년이 되던 지난 2015년 3월.

최초의 흑인 대통령이었던 버락 오바마는 존 루이스 의원과 함께 셀마 행진의 현장인 에드먼드페테스 다리 위를 걸으며 루이스 의원의 업적을 기렸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앞서 2011년 미국 대통령이 민간인에 주는 최고 훈장인 '자유의 메달'을 루이스 의원에게 수여했습니다.

루이스 의원은 그러나 도널드 트럼프 현 대통령과는 생전에 거친 논쟁을 주고받으며 껄끄러운 관계를 유지했습니다.

루이스 의원은 2016년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되자 러시아가 트럼프 캠프와 공모했기 때문에 대통령으로 인정할 수 없다고 주장하며 취임식에도 참석하지 않았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루이스 의원 별세 하루 뒤 포고문을 발표해 그를 기리는 의미에서 정부 각 기관은 조기를 게양하라고 지시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토요일 골프 뒤 뒤늦게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민권 영웅 존 루이스의 별세 소식을 듣고 슬픔에 잠겼다며 애도했습니다.

존 루이스 의원의 별세로 60년대 미국 흑인 인권 운동을 이끌었던 6명의 주요 지도자가 모두 역사 속 인물이 됐습니다.

YTN 김원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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