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세계NOW] “美, 이란 제재.. 이란은 트럼프VS바이든 누가 이기길 바랄까”

2020.10.15 오전 10:01
YTN라디오(FM 94.5) [세계를 만나는 시간, NOW]

□ 방송일시 : 2020년 10월 15일 목요일
□ 출연자 : 박현도 명지대학교 중동문제연구소 교수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전진영 아나운서(이하 전진영): 얼마 전 미국 정부가 이란의 18개 은행에 대해 무더기로 제재를 가한다고 밝혔습니다. 미국 정부는 지난 2018년 5월 이란핵합의에서 탈퇴를 선언한 이후 이란에 대한 제재 고삐를 지속해서 죄고 있는데요. 차기 대통령이 누가 되든, 미국의 제1순위 대외정책은 이란에 초점을 맞추게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여기에 최근 이스라엘이 아랍권 국가들과의 수교에 속도를 내면서 반(反) 이란 전선이 강화되는 분위기인데요. 오늘은 중동 정세 분석해보죠. 명지대학교 중동문제연구소 박현도 교수 전화 연결돼 있습니다. 교수님 안녕하십니까?

◆ 박현도 명지대학교 중동문제연구소 교수(이하 박현도): 네, 안녕하십니까.

◇ 전진영: 무려 이란 은행 중에 18개나 블랙리스트에 올랐던데요. 구체적으로 어떤 은행들이 포함되어 있는 건가요?

◆ 박현도: 미국 정부의 표현에 따르면 그동안 빈틈이 있었다는 이야기죠. 금융기관의 모든 빈틈을 다 채우겠다고 하는 입장에서 이란의 거의 모든 은행들을 총 망라해서 블랙리스트에 올렸고요. 그러다 보니까 지금 미국이 이란에 대한 모든 금융제재에 약간은 통상 할 수 있는 부분들이 있었거든요. 그런 은행들도 완전히 막음으로써 이란의 금융기관을 국제사회에서 완벽하게 고립시키는 그러한 작전으로 들어가게 된 겁니다.

◇ 전진영: 이렇게 미국에서 밝히면서 하지만 이란 국민들에 대한 인도적 지원 같은 부분은 포함이 안 된다고 하기는 했습니다만, 은행들 중에 보니까 이런 인도적 교역을 담고 있는 은행도 포함이 되어 있던데요?

◆ 박현도: 그렇죠. 사실 말은 그렇게 하죠. 인도적 지원이나 교역은 괜찮다고 했지만 멀리 갈 것 없습니다. 우리 정부가 이란에 대해서 인도적 지원을 하려고 했던 것도 다 막히지 않았습니까? 미국이 허락하지 않으면 안 되는 거거든요. 그러니까 대외적으로는 인도적 지원이나 교역 같은 것은 미국이 그렇게 막을 만큼 야만적이지는 않다고 이야기하지만, 실질적으로 각론으로 들어가서 직접적으로 인도적 지원이나 교역을 하려고 하면 할 수가 없는 상황이에요. 그러니까 말만 그렇죠. 빛 좋은 개살구라고 말씀드리겠습니다.

◇ 전진영: 그렇군요. 그러면 이쯤에서 여쭤보고 싶은데, 앞서 저희가 유럽 코로나19 재확산 상황이 심각하다고 소식을 전해드렸는데 이란도 최근에 상황이 심각하다고 들려오거든요. 어떻습니까?

◆ 박현도: 심각하죠. 지금 이란에도 그 여파가 굉장히 큰데요. 그래서 봉쇄 작전도 쓰고 있고, 가장 최근에는 고위급 관료로서 우리에게 잘 알려진 사람이죠. 살레히 이란 원자력기구 대표가 코로나 확진을 받았어요. 우리나라는 보통은 고위 관리들이 코로나에 안전하지 않습니까? 이란은 지금 최고지도자 측근에서부터 대통령 측근까지 고위급 관리들이 계속 코로나 확진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보니까 국민들은 말할 것도 없죠. 그래서 지금 이란은 상당히 심각하게 상황을 보고 있고요. 대처를 하고 있습니다만, 이게 아시다시피 쉬운 일은 아니고요. 현재까지 이란에서 코로나 확진된 사람이 50만 명이 넘습니다. 그리고 사망자가 거의 3만 명에 달하고요. 말이 3만 명이죠. 경기장 하나 가득찬 사람들이 다 죽었다고 생각하면 어마어마한 숫자입니다.

◇ 전진영: 그렇습니다. 상황이 이렇게 심각한데 만약에 이렇게 인도적 교역 길까지 제재가 돼서 막힌다고 하면 국민들이 받을 수 있는 의약품 수입이라든가, 생필품 수입이라는 것도 타격을 입게 되고 그러면 국민들도 그런 혜택을 못 받게 되는 것 아닌가요?

◆ 박현도: 그렇죠. 아무래도 그럴 가능성이 매우 큽니다. 이란에서 기본적인 약들은 복제약으로 많이 만들어내고 있기는 한데요. 문제는 중병을 앓고 있는 사람들이 문제입니다. 외부에서, 이란에서 생산할 수 없는 약에 의존해야 하는 중증 환자들이 있지 않습니까? 굳이 코로나가 아니라고 할지라도요. 이런 환자들이 의료 혜택을 받을 수 없기 때문에 외국 같았으면 목숨을 분명히 살릴 수 있는 사람들마저도 세상을 떠나야 하는 그런 비극적인 상황이 미국의 이란 제재 이후로 계속 지금 늘어나고 있어요. 그게 지금 가장 심각한 상황들입니다.

◇ 전진영: 네, 맞습니다. 그러면 다시 이번에 미국이 취했던 은행 제재 이야기로 돌아가서요. 이번 조치는 어찌 되었든 지난달에 트럼프 대통령이 그러지 않았습니까? 이란에 대한 제재를 원상복구하는 스냅백 조처를 본인이 발동하겠다. 이렇게 선언했던 것을 이번에 이행한 그런 것이라고 봐야겠죠?

◆ 박현도: 그렇죠. 스냅백을 하겠다고 국제사회에 요청했는데, 국제사회에서 아주 그냥 미국 말을 들어주지 않았거든요. 미국 자체적으로 이란에 대해서 제재를 더 올린 건데요. 지금 상황을 보면 차기 대통령이 혹시라도 바이든이 대통령이 된다고 할지라도 이란에 대해서 제재나 이런 것을 쉽게 풀 수 없는 그러한 방법으로 가고 있는 것 같아요. 그러니까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된다고 하면 당연히 그러겠지만, 바이든 후보가 대통령이 되면 혹시라도 이란에 대해서 느슨해질 수 있지 않습니까? 그런 부분을 아예 원천 차단하겠다. 하더라도 바이든 차기 정부가 이란에 대해서 완화적인 조치를 취한다고 할지라도 시간이 오래 걸리게 하겠다는 게 현 미국의 대이란 정책의 골자인 것 같습니다. 그래서 이번에 금융제재도 결국에는 이란을 끝까지 옥죄겠다는 거거든요. 지금 이란이 처한 상황이 얼마나 통화가 심하냐면요. 오바마 대통령 당시에 이란에 대해서 제재가 시작됐을 때 1달러 당 이란 환율이 3700토만 정도 됐거든요. 많이 올랐던 겁니다. 그게 3000토만 아래에 있다가 3700토만까지 됐다가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에 대해서 강경한 정책을 시작할 때 그게 5000으로 갔거든요. 그러더니 지금은 어느 정도냐면요. 3만이 넘었습니다. 그러니까 지금 오바마 대통령 때보다 무려 환율이 10배나 뛰었어요.

◇ 전진영: 상상을 초월하네요.

◆ 박현도: 상상을 초월하죠. 엄청난 상황입니다, 지금.

◇ 전진영: 지금 시점에서 이렇게 스냅백 조처를 발동한 것이 10월 18일에 이란에 대한 무기 금수제재 만료가 되는 시점이잖아요. 그것을 앞두고 그러면 이 조치를 발동한 걸까요?

◆ 박현도: 그것도 전혀 무시할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제재되는 은행 중에서 보면 이란의 군과 관련된 은행이 꽤 있거든요. 금수조치라는 것은 뭐냐면 미국과 이란이 국제사회에서 핵 협정을 체결했고, 거기에 따라서 정상적으로 쭉 왔기 때문에 이란의 입장에서는요. 쭉 이란에서는 JCPOA 회의를 나가지 않고 계속 잘 지켜왔고 그 상황에서 되면 올해 10월 18일 날 이란이 무기를 수출할 수도 있고, 수입할 수도 있는 그런 자격을 갖추게 됩니다. 이것 때문에 사실은 이란의 로하니 대통령이 작년에 계속적으로 이란의 국민에게 이야기를 했어요. 사람들은 계속 미국이 우리를 이렇게 괴롭히니까 우리 이란도 미국처럼 핵 협정에서 나가버리면 되지 않느냐고 이야기를 하는데 내가 안 나가는 이유가 있다. 왜냐하면 우리가 이렇게 조금만 더 견디고 잘 지키면 바로 내년, 즉 올해 10월 18일 날 우리가 무기를 수출할 수 있고, 수입할 수도 있다는 이야기는 했어요. 그래서 내가 안 나간다는 것을 국민들에게 이야기를 했었고요. 결국에는 10월 18일 날 이게 왔고, 미국이 이것을 어떻게 막아보려고 하는데 막을 수가 없는 상황이 되어 버렸습니다. 왜냐하면 국제사회가 미국의 이야기를 들어주지 않아요. 그러면 10월 18일이 되면 이란이 무기를 수출할 수도 있고, 수입할 수도 있는데 이란은 10월 18일이 돼도 쉽게 하지는 않을 겁니다.

◇ 전진영: 왜죠?

◆ 박현도: 왜냐하면 이게 갑자기 열렸다고 해서 이란이 여기에 대해서 무기를 마구 수출하거나 무기를 마구 수입할 수 있는 상황도 아니고요. 그런 상황이 되면 오히려 국제사회라든지, 미국에 동조하는 국가들이 나올 수 있기 때문에 아마 천천히 상황을 볼 가능성이 굉장히 커요. 이란이 굉장히 외교정책에 참을성이 강하고, 똑똑하거든요. 그러니까 쉽게 판을 깨지 않고 최대한 이란에 이득이 되는 방향으로 갈 거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10월 18일 날 분명히 원칙적으로는 무기 금수조치라든지, 수출조치가 풀리지만 이란이 조심스럽게 행동할 것이라고 보고 지금 많은 전문가들이 그렇게 보고 있습니다.

◇ 전진영: 어찌 되었건 10월 18일에 무기 금수제재가 만료된 이후에 어떻게 보면 이란 경제에 조금이라도 숨통을 트이게 되는 계기가 되겠네요?

◆ 박현도: 그런데 트이지 않을 겁니다. 어차피 이란이 무기를 수출을 할 수는 있는데요. 이란 무기가 수출되기가 쉽지 않을 거예요. 그리고 이란 무기가 수출이 되려고 하면 주변 국가들과 경쟁적으로 우위를 차지해야 하는데, 이미 중동에 러시아 무기라든지, 많이 있는데 똑같은 무기라고 하면 러시아 것을 더 사겠죠. 그러니까 이란이 무기 수출로 해서 당장에 급하게 돈을 번다든지, 경제 제재를 우회한다든지 하는 것은 다소 어렵지 않을까 봅니다.

◇ 전진영: 알겠습니다. 아까 그러면 미국 대통령 이야기가 나왔으니까 이 부분도 조금 궁금하고 한편으로는 흥미롭게 볼 만한데요. 이번에 차기 미국 대통령이 누가 되느냐를 이란에서도 관심을 가지고 지켜볼 것 같은데 어떤가요?

◆ 박현도: 공식적인 이란의 고위급 입장은 아주 단순합니다. 누가 대통령이 되든 아무 상관없다는 겁니다. 왜냐하면 미국이 어차피 바이든이 되든, 트럼프가 되든 미국의 대이란 악마화 정책은 기본적으로 이란을 바라보는 미국의 눈이 바뀌지 않았는데 대통령이 누가 된다고 해서 우리 이란이 더 좋을 것은 없다는 게 지금 이란의 입장이고요. 바이든 대통령이 돼도 이란에게 별 도움이 안 될 거라고 보고 있어요. 그렇지만 이란 쪽에서는, 그리고 이란 국민들은 바이든이 되기를 바라죠. 왜냐하면 바이든이 되면 아무래도 지금 트럼프 대통령의 대이란 경제 압박 정책이 다소 느슨해지지 않겠느냐는 굉장한 희망을 가지고 있고요. 그러다 보니까 지난 대통령 토론회에서도 이란의 청취율이 굉장히 높았습니다. 이란 국민들이 거의 다 그것에 눈길을 돌렸고, 그리고 젊은 친구들, 대학생들도 거의 젊은 사람들도 70% 이상이 여기에 관심을 보였고요. 이란 지도자들은 더하고요. 미국의 일거수일투족, 트럼프 대통령의 일거수일투족이 이란에서는 지대한 관심사거든요. 왜냐하면 트럼프가 너무 이란을 괴롭혔거든요. 이란의 입장에서는 어떻게서든지 트럼프가 아니면 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고, 그리고 바이든이 되면 이란에 조금 더 유리할 것이라고 보는 거죠.

◇ 전진영: 큰 기조에 있어서의 변화는 없겠습니다만, 그래도 트럼프보다는 바이든이 대이란 정책에 있어서 조금 더 유화적으로 나올 것이다, 라고 이란 내부에서는 보고 있다고 저희가 생각하면 되겠네요.

◆ 박현도: 그렇죠. 바이든이 제일 먼저 이란과 대화를 하겠다고 이야기를 했고요. 그런데 제 생각에는 오히려 이란이 바이든이 되면 겉으로는 참 좋아 보일 것 같아요. 이란 쪽에는요. 그런데 문제는 뭐냐면 민주당이 그렇게 호락호락하지 않습니다. 바이든이 뭔가를 이란과 잘해보겠다고 하면 분명히 민주당 내에서 그것은 안 됩니다, 하고 분명히 딴지를 걸고 나올 거고요. 그리고 하나의 정책이 완성될 때까지 상당히 시간이 오래 걸릴 거예요. 그런데 트럼프 대통령이 되면 오히려 이란에게 더 좋을 수도 있어요. 왜냐하면 트럼프 대통령은 나 이란하고 대화할래, 하면 공화당에서 막을 것 아닙니까? 막으면 트럼프 대통령은 내가 한다는데 무슨 소리야, 하면서 당을 완전히 무시해버리거든요. 그러니까 오히려 큰 틀에서 뭔가를 할 수 있는 건 트럼프인데, 그동안 너무 이란을 괴롭혀왔으니까 이란에서는 트럼프가 지긋지긋한 거죠.

◇ 전진영: 그러니까 누가 되든 큰 상관이 없다고 결론이 나는 거네요.

◆ 박현도: 그림을 되돌려서요. 오바마 시절을 생각해보시면 될 것 같아요. 오바마 시절에 분명히 이란과 핵 협상에 성공하지 않았습니까? 그런데 경제제재가 안 풀렸어요. 핵 협상을 하고 이란이 잘 지킨다는 것을 다 확인했고, 그랬음에도 불구하고 오바마 대통령 때 이란에 대한 경제제재는 계속됐어요. 그러면 바이든이 대통려이 된다고 하더라도 그것과 무슨 차이가 있을 것인가? 별 차이가 없을 거라고 봅니다.

◇ 전진영: 그렇군요. 알겠습니다. 오늘은 트럼프 대통령이 되느냐, 바이든 후보가 차기 대통령이 되느냐. 이란에서는 과연 미국 대선을 어떤 시각으로 바라보고 있을지에 대해서 저희가 이야기를 나눠봤습니다. 교수님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고맙습니다.

◆ 박현도: 네, 감사합니다.

◇ 전진영: 지금까지 박현도 명지대학교 중동문제연구소 교수와 이야기 나눠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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