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미국 민주당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내란 선동 책임을 주장하며 탄핵 절차에 본격 착수했습니다.
임기를 불과 9일 남겨둔 트럼프 대통령은 재임 중 하원에서 두 번의 탄핵소추안이 가결된 첫 대통령이라는 불명예를 안을 가능성이 커 보입니다.
취재기자 연결해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이여진 기자!
트럼프 대통령 임기가 이제 열흘도 안 남았는데요.
미 하원이 예고대로 탄핵안을 발의했군요?
[기자]
일부 공화당 의원도 트럼프 대통령 비난에 가세하면서 탄핵안 발의는 일사천리로 이뤄졌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 발의 사유는 '내란 선동' 혐의입니다.
시위대의 의사당 난입 사태 직전 트럼프 대통령이 시위대 앞에서 연설하면서 무법 행위를 조장했다는 겁니다.
당시 영상 함께 보시죠.
[도널드 트럼프 / 미국 대통령 (지난 6일) : 우리 싸웁시다. 맹렬히 싸웁시다. 만약 여러분이 맹렬히 싸우지 않는다면, 더는 나라를 갖지 못할 것입니다.]
이에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새해 첫날 자신의 트위터에 "1월 6일 오전 11시 워싱턴 DC에 큰 시위가 있을 것이다. 표 도둑을 막아라!" 라는 글을 올렸습니다.
[앵커]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탄핵안 발의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죠?
[기자]
트럼프 대통령은 2019년 12월 우크라이나 스캔들로 하원에서 탄핵당한 지 13개월 만에 다시 탄핵을 마주하게 됐습니다.
우크라이나 스캔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2019년 7월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통화 때 4억 달러의 우크라이나 군사 원조를 대가로 당시 민주당 유력 대선 주자인 조 바이든 현 대통령 당선인의 비리 조사를 압박했다는 의혹입니다.
민주당이 다수인 하원은 같은 해 12월 권력 남용과 의회 방해 혐의를 적용해 통과시켰지만, 2020년 2월 상원 표결에서는 다수당인 공화당의 반대로 부결됐습니다.
하원 과반 찬성으로 탄핵안이 가결되면 미국 역사상 두 차례나 하원 탄핵소추안이 가결된 첫 번째 대통령이 됩니다.
[앵커]
그런데 미국 역사상 실제로 탄핵된 대통령이 있습니까?
[기자]
역대 대통령 45명 가운데 11명이 재임 중에 탄핵안에 직면했지만 실제로 탄핵된 대통령은 없습니다.
대부분은 표결까지 이르지 않거나 하원 단계에서 부결됐고요, 트럼프 대통령처럼 하원에서 소추안이 통과된 뒤 상원에서 부결된 경우는 2명이 더 있습니다.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 그 케이스인데요.
성 추문 관련 위증과 사법방해 혐의로 하원이 통과시켜 상원으로 넘겼지만 부결됐습니다.
1868년 앤드루 존슨 전 대통령은 관직보유법 위반 혐의로 탄핵 될 위기에 처했다가 상원에서 단 한 표 차이로 부결되며 자리를 지켰고,
'워터게이트 스캔들'로 유명한 닉슨 전 대통령은 하원의 탄핵 표결 직전 대통령직에서 스스로 물러났습니다.
[앵커]
트럼프 대통령이 탄핵 되면 미국 역사상 첫 대통령이 될 텐데 가능성은 얼마나 됩니까?
[기자]
일단 하원 통과는 무난할 것 같습니다
하원 의원 435명 가운데 절반인 218명 이상 찬성하면 되는데 민주당 의석이 222석입니다.
하원 통과 뒤엔 상원에서 유·무죄 평결을 받게 됩니다.
상원의원 3분의 2인 67명이 찬성해야 하는데요.
상원의원 100석 가운데 공화당이 50석이기 때문에 공화당 의원 가운데 최소 17명이 찬성해줘야 합니다.
이 때문에 임기 종료 전에 트럼프 대통령을 쫓아내는 건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고 현지 언론이 전망하고 있습니다.
[앵커]
그런 상황을 민주당도 모르지는 않을 텐데요.
굳이 대통령 임기가 얼마 안 남은 상황에서 탄핵을 추진하는 이유가 있을까요?
[기자]
상징적인 의미가 있습니다.
일단 '하원에서 두 차례 탄핵안이 통과된 대통령'이라는 불명예를 줄 수 있습니다.
그리고 만약 상원에서 유죄 평결이 내려지면 트럼프 대통령이 다시는 공직에 출마할 수 없도록 조치할 수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2024년 대선 출마를 막을 수 있게 되는 거죠.
이렇게 되면 차기 대권을 노리는 공화당 상원의원들이 탄핵에 동의하는 이유가 될 수도 있습니다.
[앵커]
그런데 임기가 얼마 안 남은 만큼 퇴임 후에 탄핵이 이뤄질 수도 있는 건데 이게 가능한 얘기입니까?
[기자]
미 헌정사상 고위 관료가 퇴임 후 탄핵당한 사례는 있지만, 대통령은 일단 전무한 일입니다.
일부 학자는 퇴임 후에도 탄핵이 가능하다는 의견을 내놨습니다.
퇴임이 대통령의 범죄를 다루지 못할 이유가 돼서는 안 된다는 게 법의 취지라고 설명했습니다.
[앵커]
그런데 탄핵뿐 아니라 수정헌법 25조 발동도 지금 이슈가 되고 있어요.
그건 어떻게 진행되고 있습니까?
[기자]
네, 민주당은 펜스 부통령이 수정헌법 25조를 발동해 트럼프 대통령을 해임하도록 촉구하는 결의안도 함께 발의했습니다.
수정헌법 25조는 대통령이 직무를 수행할 수 없다고 판단할 경우, 부통령과 내각 과반 찬성으로 대통령을 직무에서 배제한 뒤 부통령이 대행하도록 하는 규정입니다.
대통령이 거부하면 상·하원이 각각 3분의 2 이상 찬성으로 해임을 강제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사실 이 규정을 발동하려면 통상적으로 건강 악화 등이 근거가 됩니다.
때문에 펜스 부통령은 부정적인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고 공화당 역시 반대 기류가 큰 상황인데요.
이 결의안은 현지 시간 12일 본회의 투표에 부쳐질 것으로 보입니다.
민주당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은 25조 발동 결의안이 통과되면 펜스 부통령이 24시간 내 응답해야 한다고 요구했습니다.
만약, 펜스와 내각이 25조를 발동하지 않을 경우 탄핵소추안을 처리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습니다.
지금까지 YTN 이여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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