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이란 군 당국 "지난해 우크라이나 여객기 격추는 실수"

2021.03.18 오전 09:10
사진 출처=YTN
지난해 1월 테헤란 부근 상공에서 격추된 우크라이나 항공 여객기의 사고 원인이 이란 군 당국의 실수 때문이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알 자지라에 따르면, 이란 민간항공기구는 보고서에서 우크라이나 방공호 담당자가 실수로 항공기를 적으로 인식하고 미사일 2발을 발사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우크라이나의 드미트로 쿨레바 외무부 장관은 이 보고서를 두고 진짜 사고 원인을 숨기려는 시도라고 비판했다.

쿨레바 장관은 이날 페이스북에 "보고서는 이란 당국이 비행기가 추락한 진정한 원인을 숨기려는 냉소적인 시도에 불과하다. 우리는 이란이 진실을 숨기는 행위를 허용하지 않을 것이며 책임을 회피하지 못하도록 하겠다"라고 썼다.

캐나다 역시 "불완전한 보고서"라며 비판에 가세했다. 마크 가너 캐나다 외무장관은 성명을 통해 "이란은 진짜로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를 묻는 비판적인 질문에 대답하려 하지 않았다. 보고서는 미완성이며 확실한 사실이나 증거가 없는 내용"이라고 밝혔다.

지난 2020년 1월 8일, 우크라이나 국제항공 752편이 이란 테헤란 이맘 호메이니 국제공항에서 이륙한 직후 추락했다. 이 사고로 비행기에 타고 있던 승객과 승무원 176명 전원이 사망했다. 비행기에는 이란인 82명, 캐나다인 63명, 우크라이나인 11명, 스웨덴인 10명이 타고 있었다.

당시는 이란과 미국 사이의 전운이 고조되는 시점이었다. 지난해 1월 7일, 미군은 이라크 바그다드에서 이란 군부 실세 가셈 솔레이마니 혁명수비대 쿠드스군을 공격했다. 5일 뒤 이란은 이에 대한 보복으로 미군이 주둔한 이라크 군기지를 향해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 그리고 같은 날 오전 6시 12분, 우크라이나 보잉 737-800기종 여객기가 테헤란 국제공항에서 이륙한지 3분 만에 추락해 폭발했다.

이란은 사고 초기 기체 결함을 주장하며 미사일 격추 가능성을 부인했다. 당국은 사고 현장을 갈아엎는 등 증거 인멸을 시도했지만 격추 영상과 같은 증거가 나오면서 결국 격추 사실을 인정했다. 이란 정부는 격추 사건이 미국과의 대결에서 지나치게 긴장하고 있던 세력의 '참담한 실수'였다고 선언했다.



YTN PLUS 정윤주
(younju@ytnpl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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