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3살·5살 자매를 4m 장벽 밑으로 '쿵'...美, '나홀로 밀입국' 미성년 급증

2021.04.02 오전 12:26
[앵커]
중미 국가 등에서 빈곤과 범죄를 피해 미국으로 가려는 밀입국자가 크게 늘고 있습니다.

'나 홀로 밀입국' 미성년자도 급증하고 있는데 이런 가운데 3살, 5살 어린 자매가 4∼5m 장벽 밑으로 떨어져 국경을 넘는 영상이 공개돼 충격을 주고 있습니다.

김정회 기자입니다.

[기자]
미국 뉴멕시코주와 멕시코 사이의 국경 장벽.

4∼5m 높이의 이 장벽 위에서 한 사람이 팔을 뻗더니 뭔가를 떨어뜨립니다.

다름 아닌 세 살짜리 어린아이입니다.

떨어진 충격 때문인지 한동안 움직임이 없습니다.

잠시 뒤 좀 더 큰 아이도 땅바닥에 떨어졌고 아이를 떨어뜨린 사람은 장벽 건너편에서 기다리던 또 다른 사람과 달아나버렸습니다.

미 국경순찰대는 감시 카메라에 포착된 해당 영상을 공개하고 에콰도르 국적의 이 어린 자매가 브로커를 통해 밀입국을 시도했다고 밝혔습니다.

검진 결과 문제는 없었지만, 두 아이는 순찰대가 발견하지 못했다면 사막에서 큰 위험을 겪을 수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 자매뿐이 아닙니다.

수백 명의 어린이와 청소년들이 매일 국경을 넘습니다.

성인의 경우 밀입국이 적발되면 곧바로 추방되지만, 미성년자는 추방을 면하고 미국에서 망명을 신청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온두라스 국적 밀입국 시도 소녀 : 그냥 혼자 가서 저 자신을 돌보라고 했어요.]

폭스뉴스에 따르면 바이든 행정부 출범 이후 두 달여 만에 '나홀로 밀입국' 미성년은 만 6천여 명으로 급증했습니다.

보호 시설은 한계에 달했습니다.

[디팍 바르가바 / 이민 문제 전문가 : 지금은 상황이 여의치 않아 개선돼야 합니다. 시간이 걸리겠지만, 바이든 행정부가 가능한 한 빨리 추진해야 합니다.]

전체 밀입국자도, 밀입국 과정에서 사상자도 급증하는 추세입니다.

지난달엔 멕시코 국적의 9살 여자아이가 엄마와 함께 리오그란데 강을 건너려다 물에 빠져 숨졌고, 16일엔 브로커 조직이 2백여 명의 불법 이민자들을 뗏목에 태웠다가 생후 6개월 된 아기를 강에 던져 버리는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공화당은 이민 정책에 관대한 바이든 행정부가 국경 위기를 초래했다며 공세를 강화하고 있습니다.

'이민자의 딸'인 해리스 부통령이 밀입국 문제를 맡았지만, 인권보호와 코로나19 관리 사이에서 균형 잡힌 묘수 찾기는 쉽지 않아 보입니다.

YTN 김정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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