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제공한 50만 명분의 코로나19 백신이 미얀마에 도착했지만 미얀마 시민들은 거부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3일 미얀마 국영 TV에 따르면, 지난 1일 미얀마 양곤 국제 공항에 중국 인민해방군이 보낸 코로나19 백신이 도착했다.
지난 1월 왕이 중국 외교부장이 약속했던 30만 명분보다 더 많은 50만 명분이다.
미얀마 주재 중국 대사관은 이번 백신 제공이 "양국의 우호 관계를 증명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미얀마 민주화를 바라는 시민들의 반응은 좋지 않다.
중국이 지난 2월, 쿠데타를 일으킨 미얀마군에 제재를 가하는 유엔안전보장이사회 내 움직임에 계속 반대해 반중 정서가 확산된 상태이기 때문.
중국이 미얀마에 약속했던 백신보다 더 많은 백신을 보낸 배경에는 반중 정서를 가라앉히고, 군부가 코로나19를 해결하는 긍정적인 모습을 보여줄 수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미얀마 현지 매체 이라와디는 미얀마 시민들의 SNS 글을 인용해 "차라리 코로나로 죽게 해 주세요. 중국에서 보낸 어떤 백신도 맞지 않겠습니다", "중국 백신은 군 세력을 위한 것이고 우리(시민)를 위한 것이 아닙니다", "(백신 제공으로)중국이 군부를 지원한다는 걸 확실히 알았다"는 반응을 전했다.
지난 1월, 미얀마 국민민주주의연맹(National League for Democracy)정권은 전국에 코로나19 예방접종 프로그램을 시작했고 의료진과 자원봉사 의료진 등이 인도에서 제공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맞았다.
그러나 2월 1일, 쿠데타가 벌어진 이후 의료 종사자들은 군부에 대한 항의로 두 번째 접종을 거부했다.
접종 거부가 계속되자 미얀마 군부는 64세 이상의 모든 사람에게 백신 접종을 허가하고 적극적으로 홍보하기 시작했다.
군부의 통제를 받은 신문에는 코로나19 예방접종을 받은 승려, 군 장교, 공무원의 사진이 자주 올라온다.
관영방송인 MRTV는 지난 1월과 4월 23일 사이에 150만 명 이상이 첫 번째 코로나19 접종을 받았고, 30만 명 이상이 두 번째 접종까지 완료했다고 주장했지만, 예방 접종 센터에는 시민들의 발길이 끊어졌다.
한편, 백신 접종에 대한 시민들의 거부 움직임이 계속되면서 미얀마 군부는 18세 이상의 시민 누구에게나 백신을 제공하기 시작했다.
YTN PLUS 최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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