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은 내 머리에 총을 쏘지만, 혁명은 심장에 있다는 걸 모른다"는 시를 쓴 미얀마의 저항 시인이 밤새 구금되었다가 숨진 채 가족 품에 돌아왔다.
로이터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지난 8일 미얀마 저항시인 케 티(Khet Thi) 씨와 그의 아내는 시내로 외출을 나갔다가 무장 군인과 경찰에게 심문을 받고 경찰에 연행됐다.
그의 부인은 BBC와의 인터뷰에서 "(경찰이) 심문한다고 그를 데려갔는데 돌아오지 않았다"면서 "다음 날 아침 경찰이 병원으로 오라고 해 남편 팔이 부러졌나 했는데...남편은 영안실에 있었다"고 눈물을 흘렸다.
영안실에서 만난 남편은 장기가 제거된 상태로, 병원에서는 심장에 문제가 있어 사망했다고 했지만, 그의 아내는 사실이 아니라고 확신했다.
케 티 씨의 아내는 남편의 장기가 사라진 것을 어떻게 알았는지에 대해서는 답변하지 않았다.
로이터 통신은 관련 사실에 대해 병원에 문의했지만 아무런 답변을 들을 수 없었다고 밝혔다.
미얀마의 정치범 지원 단체는 쿠데타 이후 민간 희생자를 알리는 게시판에서 "케 티 씨가 심문 센터에서 고문을 받고 병원에서 사망했다"고 밝혔다.
케 티 씨는 쿠데타에 반대하는 시위 도중 사망한 세 번째 시인으로 지난 3월 초 사망한 시인 크 자 윈과 친구 사이로 알려졌다. 엔지니어였던 케 티 씨는 2012년 시를 쓰는데 집중하기 위해 직장을 그만두고 아이스크림과 케이크를 파는 일을 했다.
케 티 씨는 미얀마의 군부독재에 항의하는 시를 써왔다. 그는 "나는 영웅이 되고 싶지 않다. 순교자가 되고 싶지 않다. 나약한 사람이 되고 싶지 않다. 바보가 되고 싶지 않다. 나는 불의를 지지하고 싶지 않다. 단 1분을 살아도 그동안 내 양심이 깨끗하기를"이라는 글을 남겼다.
YTN PLUS 최가영 기자
(weeping07@ytnplus.co.kr)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