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공산당이 탈레반의 아프가니스탄 재집권에 대해 긍정적인 메시지를 내놨지만, 온라인에서는 "탈레반은 테러리스트"라는 반응이 주를 이뤘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지난 19일 중국 공산당 외교부 대변인은 탈레반의 재집권에 긍정적인 메시지를 내놨다. 그는 "일부 사람들은 탈레반에 대한 불신을 강조하지만 우리는 ‘영원히 변하지 않는 것’은 없다고 말하고 싶다"면서 "과거와 현재를 보아야 하고, 말을 듣고 행동을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제사회와는 달리 중국 당국이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는 이유는 탈레반의 재집권은 미국의 '실패'를 상징하기 때문이다.
또한, '이슬람 극단주의'가 이웃 파키스탄에 영향을 주지 않도록 미리 우호적인 관계를 맺으려는 시도다.
중국은 신장 위구르 자치구의 테러 공격 배후로 지목된 동투르키스탄 이슬람 운동을 탈레반과 연관시켜왔다. 그러나 아프간에서 미군이 철수하고 탈레반이 아프간을 점령하자 전략적으로 이들을 수용하는 방안을 채택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탈레반은 중국이 '일대일로'를 진행하기 위해 500억 달러를 투자한 파키스탄과 그 주변에 이슬람 극단주의를 퍼트릴 수 있다"고 분석했다.
중국 관영언론도 여기에 가세했다. 인민일보는 탈레반의 테러에 관련된 내용은 언급하지 않은 채 탈레반이 "아프간 내전 당시 '난민 캠프의 학생들'로 구성된 단체로 가난한 사람들이 이들을 도왔다"는 내용의 짧은 동영상을 올렸다.
이 동영상은 중국 SNS 웨이보에서 큰 반응을 일으켰다. 관영언론이 탈레반을 미화했다는 비판이 주를 이뤘다. 일부 누리꾼들은 탈레반이 거리에서 사람들을 참수하고, 세계 문화유산인 바미안 불상을 파괴하고 여성의 학업과 일자리를 금지했다는 과거를 언급하기도 했다.
그러나 중국 외교부는 “(탈레반 재집권은) 아프간 국민의 의지와 선택”에 대한 중국의 존중을 표명하는 것이라고 해명하며, 탈레반이 아프간에서 대중적인 지지를 받았다고 말했다.
대변인의 발언에 중국 SNS 위챗에는 “탈레반이 과연 아프간 사람들의 선택이냐?”는 질문이 올라왔고 검열로 삭제되기 전까지 수십만 명이 읽었다. 여기에 아프간에 관해 관심을 가져달라는 아프간 여성 영화 제작자의 호소가 중국 SNS에서 삭제되자 중국 누리꾼들은 들끓었다.
블룸버그 통신은 “중국 당국이 탈레반에 대한 긍정적인 이미지를 조작하기가 힘들다는 것을 깨닫고, ‘이중 트랙’ 노선을 타기로 했다”고 분석했다.
중국 국영 방송 CCTV는 “아프가니스탄 사람들은 두려워하고 있고, 일부 여성들은 집에 머물기로 했다”는 내용을 방송했지만 같은 날 CCTV4 채널에서는 “일부 여성들의 우려하고 있지만, 카불의 상황이 점차 정상화되고 있으며, 탈레반이 여성이 일하고 공부할 수 있도록 여성 권리를 약속했다”는 내용을 전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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