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탈레반 인터뷰 후 탈출한 여성 앵커 "여성을 인간으로 안 봐"

2021.09.02 오후 08:20
[앵커]
탈레반의 카불 장악 이틀 뒤 탈레반 관계자와 생방송 대담을 해 세계의 관심을 모았던 여성 앵커가 아프간을 탈출해 현재 카타르에 있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왜 탈출했는지, 어떤 일이 있었는지 김정회 기자가 전합니다.

[기자]
카불 장악 이틀 후 여성 앵커와 대담한 탈레반의 모습입니다.

[몰로이 압둘하크 헤마드 / 탈레반 미디어팀 : 이 모든 과도기와 전쟁에서 50명 이하의 대원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긍정적입니다.]

여성인권 존중 계획이 발표된 지 불과 몇 시간 뒤라는 점, 집권 첫 인터뷰를 생방송으로, 여성과 했다는 점에서 세계가 주목했습니다.

그러나 대담을 진행했던 앵커 아르간드는 일주일 뒤 카타르로 탈출했습니다.

달라진 게 없었기 때문입니다.

[베헤슈타 아르간드 / 아프간 여성 앵커 : 탈레반은 여성을 인정하지 않습니다. 사람들이 당신을 인간으로 인정하지 않는다는 건 정말이지 힘든 일입니다.]

실제로 대담 이후 탈레반은 여성 앵커들을 일하지 못하게 했으며 보도까지 통제했습니다.

[베헤슈타 아르간드 / 아프간 여성 앵커 : 어떻게 일을 계속할 수 있겠어요? 저는 제 민족의 목소리가 되고 싶을 뿐, 와서 그들이 바라는 것을 말하라고 하는 집단의 목소리가 되고 싶지는 않습니다.]

대담 역시 탈레반의 요청으로 진행됐으며, 긴장의 연속이었다고 아르간드는 회상했습니다.

[베헤슈타 아르간드 / 아프간 여성 앵커 : (탈레반 간부가 왔을 때) 저는 이렇게 앉아 있었어요. 그리고 스카프로 머리를 다 감싸도록 다시 정돈했습니다. 그들(탈레반)이 좋아하지 않으니까요.]

아프간에서 여성 인권은 빠르게 사라져 가고 있습니다.

부르카를 안 입은 여성이 사살되는가 하면 납치, 강제 결혼도 잇따릅니다.

경찰 고위직으로 일한 여성도 주먹과 무기, 돌로 무자비하게 폭행을 당하며 탈레반을 피해 도주 중이라는 외신 보도도 나옵니다.

YTN 김정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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