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행 : 김영수 앵커, 강려원 앵커
■ 출연 : 이욱연 / 서강대 중국문화학과 교수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앵커]
지금 중국 내에서는 K팝 스타를 포함해서 연예계 팬덤 문화에 대한 규제가 광범위하게 벌어지고 있습니다. 특정 연예인들의 출연을 통제할 수 있는 방침을 세우고 BTS 지민을 포함한 연예인들의 팬클럽에 대해서도 계정을 차단하고 나선 건데요. 중국 정부가 이 시점에연예 산업을 규제하는 이유는 뭘까요. 이욱연 서강대 중국문화학과 교수와자세히 짚어보겠습니다. 어서 오세요.
[앵커]
BTS 지민의 중국 팬클럽 웨이보 계정을 정지한 사실이 알려졌습니다. 그리고 K팝 스타뿐만 아니라 많은 연예인 팬클럽에 대해서도 적극적인 규제에 나서고 있다고요?
[이욱연]
최근 며칠 사이에 중국 뉴스를 보면 살생부, 그러니까 블랙리스트, 그래서 이미 몇 명이 낙마를 했다. 이미 낙마한 사람의 리스트. 그리고 앞으로도 아마 출연이 불가능할 것이다, 이런 리스트까지 돌고 있는 상황이죠.
[앵커]
우리나라 연예인들, 그러니까 K팝 연예인들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인 거죠?
[이욱연]
네, 중국 연예계 전체, 연예계 출연자들 산업 전반을 다 잡는 것이기 때문에 여기에 한류팬들 그다음에 한류스타들도 들어가 있는 거죠.
[앵커]
저기 보면 BTS, 아이유, 엑소, 모두 정지당했습니다. 팬클럽 계정을 아예 막아버린 거예요.
[이욱연]
웨이보라든가 중국판 트위터라든가 팬클럽들이 주로 활동하는 공간들 그걸 차단해버리는 거죠.
[앵커]
중국 정부가 그렇게 차단하는 이유가 있을 것 아니에요. 가장 큰 이유가 어디에 있는 겁니까?
[이욱연]
최근에 짧게 보면 연예계만 대상으로 연예계에 좋지 않은 분위기를 잡겠다. 그러니까 탈세부터 시작해서 여러 가지 좋지 않은 스캔들이라든가 여러 가지 도덕적으로, 사회적으로 지탄받는 문제들을 바로잡겠다 하는 건데 크게 보자면 알리바바라든가 이런 시장에 대한 중국 공산당과 중국 정부가 적극적으로 개입하는 흐름, 이런 큰 흐름으로 같이 간다고 봐야 되겠죠.
[앵커]
그렇군요. 저희가 앞서서 팬클럽의 계정을 차단했다 이렇게 이야기를 했는데 사실 중국의 팬덤 문화가 어떻기에 중국 정부가 이렇게 차단에 나선 건가 하는 생각도 들기도 하거든요.
[이욱연]
팬덤 문화가 문제가 있다라는 것이 계속해서 나왔어요. 그러니까 이전부터 청소년들이 너무 과잉 활동을 한다, 이런 게 굉장히 많았는데 팬클럽 경제 보고서까지 나올 정도입니다.
[앵커]
그게 중국만의 문제는 아니잖아요. 전 세계적으로 유행이라고 할 수 있죠. 문제가 아니고요.
[이욱연]
그런데 중국에서는 이게 새로운 현상인 거죠. 팬클럽이 이렇게 하나의 경제 축을 담당할 정도로 많이 모여서 팬클럽 경제라고 하는 말이 생겨날 정도로 중국 경제에 굉장히 큰 요소로 작용하고 있는데 한 조사에는 약 17조, 우리 돈으로. 17조가량이라고 얘기를 하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어마어마한 규모인 거죠.
[앵커]
중국 정부 입장에서는 이게 너무 새로워서 규제를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인 겁니까?
[이욱연]
학부모들, 부모들은 상당히 여기에 우려를 하지 않겠어요? 한 조사를 보면 약 15%의 학생들, 그러니까 팬클럽 활동을 활발하게 하는 사람들은 10대 후반 또는 20대 초반의 학생들일 텐데 월평균 그러니까 우리 돈으로 100만 원가량을 쓰는, 90만 원에서 100만 원가량 쓰는 사람들이 한 15% 정도 된다고 해요. 그리고 한 2% 정도는 자기 번 돈보다 더 많이 쓴다는 거죠.
[앵커]
그렇군요. 그래서 BTS 지민 생일 모금을 벌였는데 1시간 만에 4억 원을 모았다고 하니까요.
[이욱연]
그러니까 수도 많고 그 사람들이 워낙 인구 규모가 크기 때문에 그 규모가 엄청난 거죠. 그런데 그게 중국 정부가 밉게 보는 것은 중국 내에 있는 연예인한테만 그렇게 투자하면 괜찮은데 해외 연예인에게도 그러니까 어떻게 보면 낭비하고 있다 이렇게 보는 거죠.
[앵커]
그러니까 돈도 새어나간다. 그러면서도 사실 돈을 그만큼 쓴다는 것은 대중에게도 그만큼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을 뜻하기 때문에 중국 정부가 견제하는 것 같은 생각도 들거든요.
[이욱연]
중국은 기본적으로 사회주의 국가죠. 그러니까 어떤 개별 기업이든 또는 시장이든 연예인이든 당과 국가의 영향력을 넘어설 수는 없습니다. 그러니까 그 안에서 관리되어야 되는 거죠. 예를 들어서 알리바바가 제일 첫 타깃이 됐던 것은 알리바바의 경제 권력이 중국 정부와 공산당을 넘어설 수도 있겠구나라는 생각을 한 거죠. 알리바바가 일상생활에서부터, 소액대출에서부터 모든 것을 다 하고 있지 않습니까?
[앵커]
중국의 아마존이죠.
[이욱연]
그렇죠. 그리고 정치는 중국 공산당이 하지만 중국인들이 일상생활하는 데는 알리바바를 통해서 하거든요. 그러니까 중국 공산당은 그러한 개별 기업이 많은 권력을 쥐는 것, 그다음에 민간 부분이 지나치게 확대돼서 공산당의 권력을 넘어서는 것. 이걸 통제해야 되겠다고 생각하는 거죠.
[앵커]
알리바바 그룹 창업자 마윈이 대표적이었는데 마윈도 큰 제재를 받고 있는 상황 아닙니까?
[이욱연]
그렇죠. 마윈도 한동안 찾아볼 수 없었고 발언도 굉장히 순해졌고 마윈을 잡으니까 다른 기업인들, 여타 기업들도 이제 말을 잘 듣게 되고 그다음에 공익을 위해서 거액을 말하자면 기부도 하고 이렇게 되는 거죠.
[앵커]
중국 정부가 이렇게 IT 기업들에 대해서 차단을 하는 것 자제가, 이유를 이렇게 이야기하더라고요. 공정경쟁은 사회주의경제를 개선하고 공동 부유를 촉진하기 위해서 필요하다, 이렇게 설명하고 있더라고요. 그러니까 이게 우리 입장에서는 잘 이해가 안 됩니다.
[이욱연]
사회주의라는 간판을 어쨌든 걸고 있는 거죠. 그런데 우리가 중국 가서 직접 보거나 하면 중국은 사회주의라는 느낌이 안 들어요. 그런데 어쨌든 중국 공산당의 최종 목표는 사회주의입니다. 그리고 덩샤오핑도 선부론을 얘기했어요. 특정 지역, 특정 사람들이 먼저 부자가 되는 것을 용인해야 된다, 이게 선부론이죠. 그런데 덩샤오핑도 결국은 공동 부유로 가야 된다라고 얘기를 했죠. 그러니까 선부론은 공동 부유로 가기 위한 과도기의 어떤 이정표인 거죠. 그러니까 지금 중국 공산당은 이 이정표보다도 지금 과도기적 이정표보다도 최종 목표를 더 강조하는 거죠. 여기 사이에 균열이 일어나는 거죠.
[앵커]
그렇군요. 처음에는 대형 IT 기업, 그다음에는 사교육 시장까지 시켰고 또 연예사업, 최근에는 게임산업 규제까지. 궁국적인 목표가 내년 공산당 당대회를 앞두고 시진핑 주석 체제를 강화하기 위한 그런 의도도 있다, 이런 분석이 있던데 맞습니까?
[이욱연]
단기적으로 그런 정치적 의도가 있겠죠. 그리고 기업 시장, 경제적인 부분에 있어서의 어떤 분위기를 다잡고 그다음에 연예계는 문화거든요. 사상과 생각에 관련돼 있습니다. 일상에 파급이 훨씬 더 크죠. 그래서 이 부분을 다잡으면서 시진핑 주석이 한 번을 적어도 5년은 한 번 더 해야 되는 어떤 필요성, 당위성 이런 분위기를 만들어가는 거죠.
[앵커]
결국에는 문화 측면에서는 오늘 사건이 벌어졌으니까요. 문화 측면에서는 사상적인 측면에서 좀 중국 정부가 다잡으려고 하는 의지가 강한 건데. 여성스러운 남자 연예인 활동 금지에 나섰다, 이렇게 하는 것도 결국에는 그런 비슷한 맥락에 있겠습니까?
[이욱연]
이게 중국이 9월 2일에 광전총국이라고 하는 미디어를 총괄하는 여기에서 8가지의 규제 조항을 만들었어요. 실제로는 몽둥이죠.
[앵커]
우리나라로 말하면 방송통신위원회나 방송 감시하는 곳.
[이욱연]
그렇죠. 8가지 구체적인 조항을 만들었는데 그중에 들어가 있어요. 3항에 모든 것을 예능화하지 마라. 그러니까 재미있는 것만 하지 마라. 도덕적으로 옳은 것. 그다음에 바람직한 것을 해라, 이런 거거든요. 이 조항 중에 남성 연예인들이 지나치게 여성스럽게 화장을 하고 여성스러운 몸짓과 말짓 이걸 하는 걸 하지 마라. 이걸 양파오라고 하는데.
[앵커]
8개 조항을 저렇게 내놨더라고요. 주요 조항을 보면 화장 금지도 있고요. 부도덕한 인사 금지, 연예인 자녀 출연 프로그램 금지도 있네요.
[이욱연]
그러니까 저 화장 금지는 일반적인 화장이 아니라 남성 연예인이 여성스러운 화장을 하지 말라는 겁니다.
[앵커]
고액의 출연료도 억제하고.
[이욱연]
그리고 지나치게 순위를 매기는 것 하지 말고 오디션 프로그램 하지 말라. 이렇게 되어 있는 거죠.
[앵커]
결국에는 공정 경쟁하라. 그리고 너무 돈 많이 벌지 마라, 한 사람이. 이렇게 하는 것들이 담겨 있는 거군요.
[이욱연]
출연료도 지금 우리나라 연예인도 중국 가면 0이 하나가 더 붙는다고 하지 않습니까? 그러니까 지금 중국 연예 시장이 굉장히 커지면서 엄청난 부를 축적하고 있거든요. 그래서 그걸 통제하는 거죠. 그러니까 이렇게 통제하는 게 청소년이라든지 젊은 팬클럽들에게는 좀 반발을 사죠. 그런데 중국 일반인들은 오히려 지지하는 측면도 있습니다.
[앵커]
지지하는 측면이 있습니까?
[이욱연]
왜냐하면 연예인들 너무 돈 많이 번다. 사생활에 문제가 있기도 하다. 탈세도 하고. 그리고 자기 자녀들이 팬클럽에 돈을 너무 많이 쓰거든요. 그런데 그걸 막는다는 거니까.
[앵커]
그러면 이 같은 공산당 중국 정부의 행보가 일반 국민들한테는 대대적인 환영을 받겠네요?
[이욱연]
그러니까 포퓰리즘이죠. 그런데 사실 이렇게 보자는 건 좀 문제가 있죠. 그리고 세계 흐름이라든가 예를 들어서 여성답게 분장하지 말라, 이건 시대착오적이잖아요. 남성적인 것을 국가가 정하는 겁니다. 말투나 옷차림 이런 걸 하지 마라, 이걸 국가가, 당이 정하는 게 지금 시대 흐름하고 완전히 역행하는 시대착오적인 거죠. 그런데도 불구하고 대중적인 지지를 받는다는 이유로 이 흐름이 조금 지속될 수도 있습니다.
[앵커]
교수님, 이렇게 되면 사실 우리나라도 앞서 말씀하신 대로 우리나라 연예인들이 중국에 가면 0이 하나 더 붙을 정도로 경제적인 이득을 얻는다라고 얘기를 하셨고 그로 인해서 파생되는 경제적 이익도 있잖아요. 그렇게 되면 사실 우리도 영향을 받지 않을까 싶거든요.
[이욱연]
그렇습니다. 저게 우리 케이팝이라든가 우리 한류 스타들만을 타깃으로 한 건 아니거든요. 그렇지만 중국 연예 시장에서 한류의 비중이 굉장히 크기 때문에 지금 이미 한류스타들의 팬클럽이 봉쇄됐듯이 이 영향을 크게 받겠죠. 특히 우리나라 연예 산업이 전략을 다시 세워야 될 필요가 있습니다.
[앵커]
그렇군요. 우리나라 연예산업, 전략도 새롭게 세워야 될 때가 왔다라고 지적해 주셨습니다. 지금까지 이욱연 서강대 중국문화학과 교수와 함께 이야기 나눠봤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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