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英 BBC 수신료 폐지...시대적 흐름? 정치 보복?

2022.01.17 오후 04:10
BBC 방송
영국 정부가 BBC 방송 수신료를 2년 동안 동결하도록 명령했다. 사실상 BBC의 자금을 삭감하는 조치다.

영국 언론 메일 온 선데이는 16일, "정부가 BBC 방송 수신료를 2년간 동결하고 2028년부터는 폐지하기로 결정했다"고 보도했다.

나딘 도리스 문화부장관은 메일 온 선데이의 기사를 자신의 트위터에 링크하며 "이번 수신료 관련 발표가 마지막이 될 것"이라며 "지금은 콘텐츠를 지원하고 판매하는 새로운 방법에 대해 논의하고 토론할 시간"이라고 덧붙였다.

메일 온 선데이는 "유가 상승과 세금 인상으로 국민들이 극심한 생활고에 시달리고 있는데 일부 BBC 프로그램 제작비는 두 배나 올랐다"고 보도했다.

도리스 장관은 "젊은 층은 주로 유튜브, 넷플릭스를 보는 데다 열심히 사는 일반 가정과 연금 수령자에게 BBC 수신료를 더는 강요할 수 없다"고 말했다.

BBC 방송은 도리스 문화부장관의 트위터 글이나 메일 온 선데이의 보도에 대한 논평을 거부했다.

이번 명령으로 BBC 수신료는 오는 4월부터 2년간 기존 159파운드(26만 원)로 동결되고, 왕실 칙령이 보장한 최소존립 기간인 2027년 12월 31일 이후부터는 폐지된다.

야당인 노동당은 이번 수신료 삭감 조치가 '정치적 동기'라고 비판하고 나섰다.

푸리 파월 노동당 의원은 "영국 총리와 문화부 장관이 저널리즘을 좋아하지 않기 때문에 이 위대한 영국 기관을 공격하는 데 열심인 것 같다"고 비판했다.

로이터 통신은 "실제로 BBC의 뉴스는 영국 정당들로부터 정기적으로 비판을 받고 있다"면서 "보리스 존슨 정부의 핵심인 브렉시트 문제에 대한 보도는 오랫동안 유럽연합(EU) 탈퇴 지지자들에게 지나치게 비판적인 것으로 여겨져 왔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한 보수당 의원은 코로나19 봉쇄 기간 존슨의 다우닝가 자택에서 파티와 관련된 BBC의 지난주 보도가 총리에 대한 "쿠데타 시도"에 해당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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