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이라크 북부의 한 예식장에서 불이나 3백 명 가까운 사상자가 발생했습니다.
결혼을 축하하기 위한 불꽃놀이가 불이 잘 붙는 불법 자재로 만들어진 천장에 옮겨붙어
순식간에 불이 번지며 큰 피해를 냈습니다.
보도에 기정훈 기자입니다.
[기자]
바닥에서 솟구친 불꽃이 천장까지 닿습니다.
눈 깜짝할 사이 샹들리에 옆 천장으로 불이 번집니다.
춤을 시작하려는 신랑 신부 옆으로 불붙은 천장 조각들이 떨어집니다.
SNS에 올라온 화재 순간 영상들입니다.
불 난 예식장이 있는 곳은 이라크 북부 니네베주의 함다니야.
수도 바그다드 북서쪽 약 335km 떨어진 모술 외곽으로 기독교 소수 민족 거주지입니다.
밤 10시 넘어 난 불은 순식간에 건물을 무너뜨리며 큰 인명 피해를 냈습니다.
확인된 사망자만 백 명을 훌쩍 넘겼고 현지 언론사들은 부상자도 150명이 넘는다고 보도했습니다.
중화상을 입은 환자가 많아 사망자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아흐메드 두바르다니 / 니네베주 보건국 부국장 : 대다수가 전신 화상을 입었습니다. 50~60% 화상을 입은 사람도 있습니다. 좋지 않습니다. 대부분 환자들이 좋지 않은 상황입니다.]
불 꺼진 뒤 철근 뼈대가 무너져내린 현장엔 타 버린 의자와 주인 잃은 신발이 참혹했던 순간을 말해줍니다.
[결혼식 하객 (아내와 두 딸, 형제 사망) : 불이 났을 때 우리는 여기 앉아 있었습니다. 만약 소화기가 하나, 7리터 짜리 소화기 하나만 있었다면, 불을 끌 수 있었을 겁니다. 이 넓은 홀에 소화기 하나가 없었어요.]
이라크 당국은 해당 예식장이 관련 법규를 어기고 불이 잘 붙는 가연성 소재로 외관을 꾸민 상태였다고 지적했습니다.
불붙으면 몇 분 만에 무너지는 저가 건축재를 쓴 탓에 피해를 키웠다는 얘깁니다.
AP통신은 기독교인 거주지에서 일어난 이번 화재가 지난 20년 동안 알카에다와 IS, 이슬람국가의 표적이 됐던 이라크 기독교인들을 덮친 또 다른 재난이라고 보도했습니다.
YTN 기정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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